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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4

MLB 컬럼

[이현우의 MLB+] '저주 브레이커' 앱스타인, 컵스를 떠나다

테오 엡스타인(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테오 엡스타인(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저주 브레이커' 테오 앱스타인(46)이 시카고 컵스를 떠난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컵스 구단은 18일(한국시간) "엡스타인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이 20일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엡스타인은 "컵스 구단의 일원으로 함께 한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겠다. 구단과 스태프,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당분간은 야구계를 떠나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엡스타인의 별명은 '저주 파괴자(Curse Breaker)'다. 2002년 당시 최연소였던 만 28세의 나이로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에 임명된 엡스타인은, 세이버메트릭스에 입각한 혁신적인 팀 운영을 통해 2004시즌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86년 만에 구단에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안겼다. 그리고 2007년 팜 시스템에서 길러낸 유망주를 중심으로 다시 WS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2011년 10월, 시카고 컵스의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엡스타인은 악성 계약자로 가득 차 있던 구단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성공하면서 5년 후인 2016시즌 108년간 염소의 저주**에 시달리던 컵스에 WS 우승을 안겼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저주 두 개를 모두 깨부순 엡스타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야구 경영인 가운데 한 명이 됐다.

 

* 밤비노의 저주: 보스턴이 1919년 밤비노(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트레이드시킨 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징크스(2004년 이전 마지막 우승은 1918년)

** 염소의 저주: 컵스가 1945년 월드시리즈에서 염소와 함께 들어오려던 관객의 입장을 거부한 이후 우승하지 못한 징크스(2016년 이전 마지막 우승은 1908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테오 엡스타인(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테오 엡스타인(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물론 엡스타인도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경영인은 아니었다. 보스턴에서 보낸 10년 중 후기 3년간 구단은 경기 중 클럽하우스에서 일부 선수들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등 기강이 해이해졌고, 외부에서 영입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간의 마찰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테리 프랑코나 감독이 물러났고, 이러한 팀 분위기는 전력 대비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컵스 시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2016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 컵스는 전력 대비 좋지 못한 성적과 함께 선수단과 마찰을 일으켰다. 엡스타인이 맡은 팀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내부 육성한 프랜차이즈 스타들은 저렴한 연봉으로 묶거나 FA 취득 시기를 고의로 늦추면서, 외부 FA는 큰돈을 주고 영입하는 점과 관련이 있다.

 

더구나 그렇게 영입한 외부 FA가 대부분 망하면서, 팀 내 불만이 강해졌다. 이런 식으로 계약 말미에 팀 운영이 좋지 않은 부분에 대해 엡스타인은 "지난 몇 년간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그게 말하는 바는 내가 팀을 재구축하는 과정과 승리를 정말로 즐긴다는 것이다. 반대로 나는 유지 보수에 대한 동기 부여가 잘 안 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느낌을 받는 지점에 도달하자마자, 당신은 당신 자신을 위해 그리고 고용주와 조직을 위해 그 사실을 인정하고 개인과 조직에 모두에게 있어 최선의 이익이 되는 변화를 추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는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잠시 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엡스타인은 "개인과 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분석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나와 같은 직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야구의 엔터테인먼트적인 가치와 미적 가치에 악영향을 끼친 것에 대해 어느 정도는 책임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구단 운영 및 경기 내적으로 세이버메트릭스를 도입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그가 퇴임사에서 남긴 이 말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엡스타인은 사임 사실이 밝혀진 직후 많은 매체의 예상했던 것처럼 이번 일이 메츠나 필라델피아로 이직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야구계를 완전히 떠나려는 생각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책을 쓸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계획은 없다. 그건 전직 대통령 같은 나이 드신 분들 위한 일"이라며 웃었다.

 

18년간 MLB 구단의 임원으로 일했고 명예의 전당 헌액이 유력한 현역 최고의 야구 경영인이지만, 엡스타인의 말처럼, 그는 아직 만 46세로 은퇴를 말하기엔 이른 나이다. 과연 '저주 파괴자'의 다음 발걸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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