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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MLB 컬럼

[이현우의 MLB+] '1구단 2도시' 탬파베이의 승부수

탬파베이 레이스 홈구장 트로피카나 필드(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탬파베이 레이스 홈구장 트로피카나 필드(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최지만의 소속팀인 탬파베이 레이스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홈 경기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베이와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두 도시에서 나눠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레이스는 기후가 온난한 봄철에는 탬파베이에서 홈 경기를 치르고, 여름에는 덥고 비가 많이 오는 플로리다를 떠나 몬트리올에서 홈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팀이 홈 경기를 두 지역에서 치른 전례가 없지는 않다. 2003년 몬트리올 엑스포스는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안에서 22번 홈 경기를 치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역시 밀워키 브루어스가 창단되기 전이었던 1968-1969년 밀워키에서 9-10번 홈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1300마일(약 2092km) 이상 떨어진 두 도시에서 각각 절반씩 홈 경기를 소화하는 것은 앞서 든 예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이에 21일(한국시간) 미국 주요 스포츠매체의 1면은 온통 레이스의 홈 경기 분할이 뒤덮고 있다. 레이스가 이런 파격적인 시도를 검토 중인 이유를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 레이스의 홈구장인 트로피카나필드는 지은 지 30년이 지난 낡은 돔구장으로, 광역권 중심 도시인 탬파에서 멀리 떨어진 세인트피터스버그에 있다. 그탓에 레이스의 홈 경기 평균 관중수는 약 14,500명에 그치고 있다.

 

이는 MLB 30개 구단 가운데 마이애미 말린스 다음으로 관중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레이스의 연봉 총액은 개막전 기준 6500만 달러로 MLB 30개 구단 가운데 꼴찌였다. 더 심각한 점은 이 관중수가 43승 32패로 AL 동부지구 2위이자, 와일드카드 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집계된 수치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레이스는 건전한 재정구조를 확립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2005년 탬파베이 레이스를 인수한 스튜어트 스턴버그 구단주와 앤드류 프리드먼(당시 단장), 게리 헌시커(당시 부사장), 맷 실버맨(당시 사장). 이들은 1998년 이후 2005년까지 만년 꼴찌 팀에 머물렀던 탬파베이를 2008~2018년까지 945승 838패(동기간 전체 승률 6위)를 기록하는 강팀으로 만들었다. 암흑기가 시작되기 직전 헌시커와 프리드먼이 떠났지만, 실버맨의 진두지휘 아래 탬파베이는 다시 강팀으로 거듭났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2005년 탬파베이 레이스를 인수한 스튜어트 스턴버그 구단주와 앤드류 프리드먼(당시 단장), 게리 헌시커(당시 부사장), 맷 실버맨(당시 사장). 이들은 1998년 이후 2005년까지 만년 꼴찌 팀에 머물렀던 탬파베이를 2008~2018년까지 945승 838패(동기간 전체 승률 6위)를 기록하는 강팀으로 만들었다. 암흑기가 시작되기 직전 헌시커와 프리드먼이 떠났지만, 실버맨의 진두지휘 아래 탬파베이는 다시 강팀으로 거듭났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사실 좋은 성적에도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 현상은 지난 10년간 이어져 왔다. 이에 탬파베이는 지난 10년 동안 탬파시 또는 세인트피터스버그에 새로운 구장을 건설하거나 연고지를 이전하려고 시도해왔다. 하지만 긴 세월 동안 세인트피터스버그 시의회는 새 구장 건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연고지 이전에 대해서도 "트로피카나필드 임대 계약이 끝나는 2027년 이전에는 어느 곳에도 못 간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몬트리올에서 홈 경기를 나눠 치르겠다는 것은 이런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다. 2004년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떠난 이후 몬트리올의 야구팬들은 메이저리그 구단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몇 달 전에는 이전 구단주였던 찰스 프론프먼의 아들이자 캐나다 주식 시장의 거물인 스티브 브론프먼이 몬트리올 인근에 새구장을 건설하기로 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면서 레이스와 몬트리올시의 관계는 급격히 가까워졌고 레이스가 몬트리올로 연고지를 이전할 확률이 높다는 소문도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트로피카나필드 임대 계약이 남아있는 이상 세인트피터스버그 시의회의 동의 없이 연고지를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연고지를 완전히 옮기는 것이 아니라 두 도시에서 홈경기를 나눠서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런 시도를 통해 레이스는 세인트피터스버그 시의회와 새로운 구장 건설을 놓고 협상하는데 있어 우위를 점하거나, 새로운 구장 건설 협상이 잘 안 될 경우에는 몬트리올로 연고지를 완전히 옮기기 전까지 중간 단계로써 홈 경기를 나눠서 치르는 기간을 가질 수도 있게 됐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실제로 두 도시에서 홈경기를 나눠서 시즌을 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몬트리올 엑스포스 시절 말미 올림픽 스타디움은 질 낮은 인조 잔디, 낙후된 시설과 함께 관중이 적은 구장으로 유명했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몬트리올 엑스포스 시절 말미 올림픽 스타디움은 질 낮은 인조 잔디, 낙후된 시설과 함께 관중이 적은 구장으로 유명했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우선 두 도시에서 홈 경기를 나눠서 치를 경우 양 도시의 팬들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그 경우 당장 팀 이름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도 고민이다. 더 큰 문제는 구단 직원 및 선수들의 불편함이다. 만약 두 도시에서 홈 경기를 나눠서 치르면 그들과 가족들은 양 도시에 거주지를 마련해야 한다. 은퇴한 투수 브래드 지글러의 말대로 "구단 직원 및 선수들이 이에 대해 반발할 것"이며, 선수 영입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야구단 재유치에 대해 지금 보이고 있는 열정과는 별개로 과연 몬트리올이 현재 연고지인 세인트피터스버그보다 더 좋은 연고지일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은 간도 쓸개도 빼줄 것처럼 하고 있지만, 사실 엑스포스 구단이 해체되기 전 평균 관중수는 채 만 명을 넘지 못했다. 소수의 팬들과 지역 자본가들이 가진 열정은 대단하지만, 정말로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줄지는 의문이다.

 

그밖에도 포스트시즌 진출 시 어느 도시에서 경기를 치를지, TV 중계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등 무수한 문제가 남아있다. 그렇기에 많은 현지 전문가는 레이스의 이번 '1구단 2도시' 검토는 지지부진한 세인트피터스버그시와의 새 구장 건설 협상에 자극을 주기 위한 시도로 추측하고 있다. 과연 탬파베이의 새로운 시도는 한때의 해프닝에 그치지 않고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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