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2위 삼성 라이온즈에 1.5경기 차 추격 허용

-10월 들어 경기당 평균 3.5득점, KT 물 먹은 방망이가 수상하다

-소극적인 스윙으로 위축된 KT 타선, 상대는 강백호·호잉만 피하면 된다

-마운드 힘만으론 한계 부닥칠 수도, 잘 때려야 1위 수성 및 PS 대비 걱정 없다

10월 들어 선두 KT의 방망이 침체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10월 들어 선두 KT의 방망이 침체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KT WIZ에 1위 수성 최대 고비가 찾아왔다. 맹렬한 추격을 펼치는 2위 삼성 라이온즈와 1.5경기 차로 최근 들어 격차가 가장 좁혀진 흐름이다. 무엇보다 KT 흐름 자체도 완연한 하락세라는 점이 우려스럽다. 장점인 마운드의 힘이 여전히 있어도 방망이가 풀리지 않는 한 시즌 막판 스퍼트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소극적인 스윙에 불카운트 불리해져" 10월 KT 방망이가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

KT 타자들의 방망이가 소극적으로 변했단 게 이 감독의 시선이다(사진=엠스플뉴스)
KT 타자들의 방망이가 소극적으로 변했단 게 이 감독의 시선이다(사진=엠스플뉴스)

KT는 10월 들어 경기당 평균 득점 3.5득점을 기록 중이다. 10월 11경기 가운데 5득점을 넘어선 경기는 단 두 차례뿐이다. 두산과 만난 10월 13, 14일 경기에서 KT 타선의 답답함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13일 경기에서 KT는 두산 선발 투수 곽빈을 만나 경기 초반 상대 제구 불안으로 계속된 득점권 기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날 KT는 3안타 10볼넷이라는 기록에도 단 1득점에 그쳤다. 만루 기회에서 속 시원한 적시타가 나온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14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KT 타선은 상대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를 나름대로 공략해 3점을 빼앗았지만, 추가 득점 기회를 모조리 놓치면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타격이 말렸다기보다 인정해야 할 건 인정해야 하는 게 곽빈의 속구가 치기 쉬운 공은 아니다. 잘 참고 가기로 해서 경기 초반에 좋은 흐름이었는데 중요한 순간 공을 건드려서 상대를 도와준 것도 아쉬웠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리 마운드가 잘 막아도 결국 야구는 잘 때려서 득점을 만들어야 이기는 스포츠다. 10월 막판 승부처에서 득점권 상황이 풀리지 않자 타자들이 소극적으로 변한 것도 KT 방망이 부진의 한 원인이다. 적극적인 스윙이 아닌 소극적인 스윙으로 이어져 볼카운트 싸움과 노림수에서 불리함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확실히 10월 들어 타격에서 선수들이 머뭇거리는 게 있다고 본다. 방망이를 내야 할 상황에서 안 내다보니까 카운트 싸움에서 지고 들어간다. 그리고 안 좋은 공에 방망이가 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런 득점권 기회에서 한 타자가 혈을 뚫어줘야 하는 데 정말 아쉽다.” 이 감독의 말이다.

배정대도 10월 들어 팀에 큰 위기가 찾아왔음을 인정했다. 이런 고비를 넘겨야 진정한 강팀이 될 수 있단 게 배정대의 시선이다.

“감독님도 그렇고 우리 선수들 모두 1위 자리를 지키는 게 처음이다. 역전승이 많은 우리 팀이었는데 한 시즌 동안 올 수 있는 고비가 왔다고 생각한다. 처음이 어렵지 이런 고비를 잘 넘긴다면 향후 2~3년 동안 팀이 또 1위 자리를 지켜야 할 때 지금보다 더 잘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배정대의 말이다.


- 강백호만 피하면 된다? 상대 마운드에 만만해진 KT 타선 -

강백호만 잘 피한다면 KT 타선과 수월하게 승부할 수 있단 타 팀의 시선이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강백호만 잘 피한다면 KT 타선과 수월하게 승부할 수 있단 타 팀의 시선이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강백호(10월 타율 0.316)와 제러드 호잉(10월 타율 0.378)을 제외하곤 상대 투수에 위력적인 타격감을 보여주는 타자들이 없단 점도 치명적이다. 전반적인 팀 타선의 타격감이 침체한 가운데 상대 투수들은 강백호와 호잉만 적당히 피해 가는 승부만 펼쳐도 KT 타선을 손쉽게 요리할 수 있다.

강백호와 호잉을 제외한 주전 야수들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해법을 찾기도 어렵다. 이강철 감독은 새 얼굴 기용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까닭이다. 이 감독은 “김태훈, 문상철, 김병희 등이 현재 1군 엔트리에 들어오긴 쉽지 않다. 나름대로 백업 야수들의 주루 능력이 필요한 데다 그 선수들이 빠르고 잘 치고 그러면 좋은데. 그래도 지금 1군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라고 전했다.

야수진에서 발 느린 베테랑 우타자가 주축인 점도 작전 전개와 스몰볼 운영에 큰 단점이다. 과거 이강철 감독이 종종 애용했던 런 앤드 히트 작전이 최근 감소한 이유기도 하다. 발 빠른 타자인 배정대(후반기 타율 0.226), 심우준(후반기 타율 0.238)이 후반기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진 것도 발 야구까지 막힌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 감독은 “빠른 공이 장점인 투수한테 작전을 걸기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발 빠른 야수들이 많지 않은 데다 상대 포수 송구가 좋다면 그대로 객사할 수 있다. 제구력이 좋은 변화구 위주의 투수라면 작전을 걸 만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 팀이 그런 작전을 걸긴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엔 베테랑 타자들이 해결을 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결국, 베테랑 타자들이 해결해줘야 한다." 이강철 감독의 애타는 10월이 흐른다 -

KT 이강철 감독의 방망이 고민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KT 이강철 감독의 방망이 고민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KT는 정규시즌 1위 수성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까지 방망이 고민을 안고 가야 할 전망이다. 아무리 투수들이 잘 막는다고 하더라도 결국 타선이 어느 정도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마운드까지 큰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상대 팀에서 ‘KT 타선은 위협적이지 않다’라는 인식에 확신을 줄 수 있는 까닭이다.

타 구단 관계자는 “솔직히 로하스가 빠진 올 시즌 KT 타선이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을 주긴 어려운 분위기다. 아무리 마운드 뎁스가 좋아도 타선이 안 터진다면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투수들의 부담감이 크게 쌓일 수밖에 없다. 또 포스트시즌에서 KT를 만난다면 상대 마운드 전력에 대한 부담감은 크지만, ‘그래도 상대 타선은 잘 막아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은 든다”라고 KT를 바라봤다.

그 어떤 정규시즌 우승팀에나 시즌 도중 큰 위기는 반드시 찾아온다. KT는 10월 찾아온 1위 수성의 마지막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 이강철 감독은 10월의 마지막 날 밤이 빨리 찾아오길 소망한다. KT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길 바라면서 말이다.

10월의 마지막 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웃음). 하늘이 우승을 쉽게 주겠나 싶다. 위기와 시련 없이 진정한 1위가 될 순 없다. 그래도 투수들이 버텨주는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짜내기로 득점을 만들어서 버텨야 한다. 기존 불펜 투수들도 체력이 떨어진 느낌인데 그래도 우리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 답답함도 동시에 묻어나온 이강철 감독의 미소 섞인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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