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사이드암 선발 고영표가 4일 열리는 도쿄올림픽 준결승 일본전에 선발 등판한다. 좌완 혹은 우완 정통파가 아닌 사이드암 투수가 일본전 선발로 나서는 건 성인 야구대표팀 역사상 처음이다.

일본전 선발로 나설 고영표(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일본전 선발로 나설 고영표(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

프로 선수 포함 야구대표팀 역사상 처음으로 사이드암 투수가 일본전 선발로 나선다. KT 위즈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2020 도쿄올림픽 준결승 일본전 선발투수로 낙점됐다.

KBO 관계자는 “고영표가 8월 4일 오후 7시 일본 요코하마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한일전에 선발투수로 나선다”고 알렸다. 고영표와 맞설 일본 선발투수는 현 일본프로야구 최고 에이스로 꼽히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다.

고영표와 같은 사이드암 유형의 투수가 일본전 선발로 나서는 건 프로야구 선수의 국가대표 참가가 허용된 1998 방콕 아시안 게임 이후 역대 처음이다. 주성노 감독이 이끈 방콕 아시안게임, 1999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김경문호가 출범한 2019 프리미어12 대회까지 총 27차례 한일전에서 한국은 단 한 차례도 사이드암 혹은 잠수함 투수를 선발로 내지 않았다.

역대 대표팀이 한일전 선발투수로 가장 선호한 투구유형은 좌완 오버핸드 투수였다. 구대성(1경기), 송진우(1경기), 1976년생 이승호(1경기), 류현진(1경기), 김광현(4경기), 전병호(1경기), 봉중근(3경기), 양현종(2경기), 1999년생 이승호(1경기) 등 총 15경기에서 좌완투수가 선발로 등판했다.

나머지 11경기는 우완 정통파 투수가 선발투수로 나섰다. 경헌호(1경기), 박찬호(3경기), 정민태(1경기), 김선우(1경기), 서재응(1경기), 이대은(1경기), 장현식(1경기), 박세웅(1경기), 최원태(1경기)가 일본전에 등판한 우완 선발투수다.

대표팀에서 사이드암 투수는 주로 타이완전, 혹은 사이드암 투수가 희귀한 미국과 중남미팀 상대로 등판했다. 낯선 투수와 처음 상대할 때의 ‘생소함’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다. 반면 사이드암과 잠수함 투수가 흔한 일본전에는 가급적 좌완투수, 좌투수가 마땅치 않을 때는 구위가 좋은 우완투수를 선발로 썼다.

김경문 감독이 사이드암인 고영표를 일본전 선발로 예고한 건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이번 대표팀은 오랜 기간 일본전 전담 선발을 맡았던 김광현,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구창모의 부상으로 확실한 좌완 에이스가 없는 상황이다. 베테랑 차우찬은 전성기 시절에 비해 구위가 떨어졌고, 신예 이의리는 이미 1일 경기에 등판해 4일 경기에 등판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우완 투수 가운데 가장 구위가 좋은 김민우는 2일 이스라엘전 선발로 4.1이닝을 소화했다. 또 이날 경기에 최원준, 원태인 등 다른 선발투수도 소진해 일본전 선발로 쓸 수 있는 카드는 고영표와 박세웅 정도만 남은 상황이었다. 둘 가운데 가장 최근 컨디션이 좋은 고영표를 먼저 마운드에 세우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영표는 지난달 31일 열린 미국전 선발로 등판해 4.2이닝 4피안타(2홈런)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4회 이후 홈런 2방으로 4점을 내주긴 했지만, 첫 3이닝은 미국 강타선을 1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는 호투를 펼쳤다.

지난 미국전처럼 고영표에게 긴 이닝을 맡기기보다는, 타순이 한 바퀴 돌기 전까지 마운드에 세운 뒤 기용 가능한 투수를 총동원하는 물량공세가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선 조상우-고우석-오승환 등 마무리 투수들의 멀티이닝 투입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에이스 야마모토(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에이스 야마모토(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편 한국과 상대할 일본 선발 야마모토는 1998년생 우완 정통파 투수로 현역 일본프로야구 대표 에이스다. 150km/h 중후반대 광속구와 커터, 커브, 포크볼 등을 고루 구사하고 같은 커브라도 100km/h대 느린 커브부터 130km/h 빠른 커브까지 다양하게 구사한다.

야마모토를 다년간 지켜본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약점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투수”라며 “야마모토가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이상 타자들이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올림픽에선 도미니카공화국 전에 1경기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019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선 한국 상대로 8회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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