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김경문호 야구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르는 상무야구단. 코로나19를 뚫고 당일치기 장거리 이동을 감수하면서도 기꺼이 대표팀의 스파링 파트너 역할을 받아들였다. 박치왕 감독은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표팀이 잘 되게 돕는 건 당연한 의무”라는 말로 동업자 정신을 강조했다.

23일 대표팀과 평가전을 갖는 박치왕 감독(사진=엠스플뉴스)
23일 대표팀과 평가전을 갖는 박치왕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국군체육부대 상무 피닉스 야구단이 김경문호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첫 스파링 파트너로 나선다. 대표팀을 위해 코로나19를 뚫고 당일치기 장거리 이동까지 불사한다. 상무 박치왕 감독은 “대표팀이 부상 선수 없이 컨디션을 끌어올려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동업자 정신을 강조했다.

KBO는 7월 21일 상무야구단과 야구 대표팀의 평가전 개최 소식을 알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전은 물론 라이징 올스타와 대표팀의 평가전까지 취소되자 대체 평가전을 물색했고, 그 결과 상무와 LG 트윈스가 상대로 낙점됐다. 상무와 대표팀의 경기는 23일 오후 6시 30분, LG는 24일 오후 5시에, 키움은 25일 오후 2시에 각각 고척 스카이돔에서 평가전을 갖는다.

당일치기 행군 감수한 상무, 박치왕 감독 “야구인 한 사람으로서 대표팀 협조는 당연”

김경문 대표팀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김경문 대표팀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KBO가 머나먼 경상북도 문경시 연고 상무야구단을 평가전 상대로 정한 건, 상무 역시 선수단 전원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이다. 박치왕 상무 감독은 21일 엠스플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팀은 선수들이 군인 신분이라 백신 1, 2차 접종을 모두 완료했다. 대표팀 역시 전원 백신을 접종한 상태라 군의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20일까지만 해도 대표팀과 상무의 평가전이 열리기 쉽지 않을 거란 예상이 나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으로 군부대에 외출 금지 명령이 내린 상황. 그러나 올림픽에 나갈 대표팀 상대라는 ‘대의’에 양 팀 선수단 전원이 백신을 접종했다는 점을 고려해 국군 심의위원회에서 승인을 내렸다.

상무야구단은 이번 평가전을 위해 적지 않은 희생을 감수할 참이다. 타지역 숙박 금지 방침에 따라 경북 문경에서 서울을 오가는 당일치기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23일 정오에 문경에서 출발, 2시간 30분을 달려 고척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바로 경기를 치르고 다시 문경까지 내려가면 새벽이다. 식사도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완전군장 행군만큼 고된 원정이 에상되지만, 박 감독은 “야구계의 중요한 일인데 동업자로서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 최고 선수들이 모인 대표팀과 경기를 하면 얻는 것도 있다. 12일 퓨처스리그 취소 이후 상무 선수들은 부대 내에서 훈련만 계속해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다. 특히 8일 선수단 절반이 전역하고 새 멤버가 합류했지만, 아직 기존 멤버들과 손발을 맞출 기회가 없었다.

박 감독은 “안 그래도 청백전을 치를 계획이었는데, 마침 대표팀으로부터 평가전 제안을 받아서 기뻤다. 아무래도 우리 선수들끼리 하는 청백전보다는 다른 팀과 상대하는 게 도움이 된다. 대표팀 상대인 만큼 우리 퓨처스 선수들에게는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퓨처스리그 소속이지만 상무야구단은 만만찮은 전력을 자랑한다. 에이스 엄상백-정성종과 포수 안중열, 내야수 송성문 등이 전역했지만 대신 외야수 임병욱과 투수 정성곤, 김기훈, 배재환 등이 새로 가세했다. 박 감독은 “멤버 교체가 하루 이틀도 아닌데 이제는 익숙하다”면서 “새로 들어온 선수들과 함께 새롭게 팀을 만들면 된다”고 했다. 외야수 김성욱, 포수 김형준, 내야수 이유찬 등은 입대 전에도 1군에서 뛰었던 선수들이다.

23일 평가전에서 박 감독은 주축 선발투수 전원을 마운드에 올릴 예정이다. 박윤철, 최성영, 김기훈, 박신지 등이 1~2이닝을 나눠 던지는 형태의 투수 운영이 예상된다. 박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투수는 2이닝, 나머지는 1이닝씩 던진다. 선발투수는 한 번씩 다 마운드에 세울 계획”이라 밝혔다.

박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서 승리보다는 대표팀 도우미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다. 그는 “우리는 물론 대표팀 선수들이 다치지 않는 게 첫 번째고, 대표팀의 경기 감각 회복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대표팀 타자들이 오랫동안 경기를 하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일 거다. 투수들 볼을 많이 쳐보고,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오면 타자들의 기분도 좋아질 거다. 평가전이 대표팀 타자들의 감을 끌어 올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박 감독의 말이다.

끝으로 박 감독은 “상무와 평가전이 올림픽 메달 획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야구의 녹을 먹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대표팀이 잘 되게 돕는 건 당연한 의무”라는 말로 김경문호의 선전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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