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불펜이 6월 들어 완전히 무너졌다. 이용찬 영입이 불펜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이동욱 감독은 그렇게 믿고 있다.

비를 온몸으로 느끼는 이용찬(사진=NC)
비를 온몸으로 느끼는 이용찬(사진=NC)

[엠스플뉴스=사직]

디펜딩 챔피언 NC 다이노스의 2년 연속 우승 도전 길이 험난하다. 시즌 64경기를 치른 6월 24일 현재 NC는 32승 1무 31패 승률 0.508로 간신히 5할 승률에 매달려 있다.

특히 최근 10경기 4승 6패, 6월 19경기 8승 11패 부진에 빠지면서 선두 LG와 승차가 5.5게임까지 벌어진 상황. 공동 3위 KT, SSG와도 4게임 차로 이제는 상위권보다 중위권에 가까운 자리로 내려왔다.

시즌 전 전문가들로부터 ‘절대 1강’ 소리까지 듣던 NC가 이렇게 헤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이유는 불펜이다. 불펜 평균자책은 4.84로 나쁘지 않지만 내용이 좋지 않다. 추가한 승리확률을 보여주는 WPA 지표가 -2.29로 리그 최악의 불펜을 보유한 롯데(-2.92) 다음으로 좋지 않다.

그나마 5월까지는 위태위태하게 버티던 NC 불펜이 6월 들어 완전히 무너졌다. 6월 NC 불펜은 평균자책 7.88로 10개 구단 최악의 기록을 내고 있다. 역시 불펜이 고장난 KT(6.75), 롯데(6.69)보다도 좋지 않은 성적. 5회까지 앞선 경기 6승 4패, 6회까지 앞선 경기 6승 3패로 다 잡은 경기를 날리는 장면도 자주 나온다.

“8회 막아준 이용찬, 불펜에 시너지 효과 낼 것” 이동욱 감독의 기대

마무리 원종현(사진=NC)
마무리 원종현(사진=NC)

이동욱 감독은 FA로 영입한 이용찬의 합류가 불펜 안정의 터닝포인트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베테랑 우완 이용찬은 5월 20일 NC와 최대 4년 27억 원에 계약하고 2군에서 준비과정을 거쳐 6월 15일 1군에 합류했다.

합류 이후 1군 등판은 두 차례. 17일 KT전에서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NC 데뷔전을 잘 치렀고, 22일엔 롯데 상대로 1이닝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구속 148km/h에 포크볼, 커브 등 주무기를 고루 구사하며 팔꿈치 수술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투구를 펼쳤다.

이 감독도 이용찬의 투구 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전광판에 찍힌 스피드가 148km/h까지 나오더라”며 “짧은 이닝을 던지면서 이용찬이 좋았을 때의 스피드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용찬은 공을 어디다 던져야 할지 아는 투수”라면서 “구속까지 나오면서 확실히 좋은 투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7, 8, 9회에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한 명 생겼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이용찬은 2차례 모두 8회에 등판했다. 8회는 마무리투수 다음으로 강한 투수가 올라오는, 때로는 마무리보다 더 중압감이 큰 상황이 펼쳐지는 이닝이다. 이용찬이 8회를 책임지면 나머지 불펜 투수들을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7회나 6회에 활용할 수 있다.

이 감독도 22일 경기를 거론하며 “이용찬이 8회를 잘 막아준 덕분에, 9회 배민서가 홈런을 맞긴 했지만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8회를 막아줄 투수가 생긴 만큼 그동안 8회에 던졌던 투수들을 앞쪽에서 기용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런 것들이 잘 맞아 떨어진다면, 불펜이 반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용찬 영입이 지난해 문경찬 영입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단 계산이다. 지난 시즌 NC는 트레이드로 문경찬을 영입한 뒤 불펜 안정 효과를 누렸다. 문경찬 영입 전까지 NC 불펜은 평균자책 6.13으로 리그 최약체였다. 그러나 문경찬을 데려온 8월 12일 이후로는 불펜 평균자책 3.67(2위)을 기록하며 안정을 이뤘다.

문경찬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NC 이적 전 25경기에서 평균자책 5.25, 이적 후 31경기 4.82로 아주 빼어난 성적을 내진 못했다. 하지만 문경찬이 오면서 다른 불펜 투수들의 부담이 줄었고, 전체적인 투구 내용이 나아지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불펜 안정을 이룬 NC는 후반기에도 1위 자리를 굳게 지켰고, 창단 첫 통합 우승까지 이뤘다.

이 감독은 “불펜에서 역전패나 블론세이브가 나오면 다음날 경기까지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상황은 피해야 한다”면서 “이용찬이 올라가 8회를 잘 막아준 덕분에 상대 추격을 끊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쌓다 보면 좋은 흐름으로 갈 수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 감독의 의도대로 되려면, 이용찬의 컨디션이 연투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올 필요가 있다. NC는 이용찬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며 등판 간격을 점진적으로 좁혀갈 예정이다. 이 감독은 “우리 불펜 전력이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만드는 게 내가 할 일이고 팀이 할 일”이라 힘줘 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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