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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 KT와 꼴찌 KIA의 차이, 희생번트만 봐도 알아요 [엠스플 현장]

  • 기사입력 2021.06.22 23:25:03   |   최종수정 2021.06.22 23: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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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위 팀과 10위 팀의 차이를 보여준 경기였다. 찬스마다 착실하게 번트 작전에 성공한 KT는 승리를, 번트 실패와 번트 수비 실패로 자멸한 KIA는 5연패를 당했다.

 

밤송이 머리로 인터뷰장에 등장한 조용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밤송이 머리로 인터뷰장에 등장한 조용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수원]

 

희생번트에서 승부가 갈렸다. KT 위즈가 찬스마다 착실하게 번트를 성공시키며 점수를 뽑아낼 동안, KIA 타이거즈는 번트 실패와 번트 수비 실수를 연발하며 자멸했다. 왜 KT가 강팀이고 KIA가 리그 최하위인지 보여준 경기였다.

 

6월 2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KT의 시즌 7차전. 경기는 4회까지 이의리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투수전으로 펼쳐졌다. 이의리는 공격적인 속구 승부와 체인지업으로 KT 타선을 첫 3이닝 퍼펙트, 4회까지 무실점으로 압도했다. 데스파이네도 팔 각도와 구종을 수시로 바꿔가며 KIA 타선을 잘 요리했다. 

 

4회까지는 KIA의 1대 0 살얼음판 리드. 승부의 추가 급격히 한쪽으로 기운 건 5회였다. KIA는 달아날 찬스에서 번트 실패로 한 점도 얻지 못해 KT에 빌미를 줬다. 5회초 김민식-이창진의 연속안타로 잡은 무사 1, 2루 찬스. 여기서 이날 1군에 올라온 오선우 타석에서 시도한 번트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좌타 거포형 선수 오선우는 번트에 익숙하지 않았다. 초구 번트 시도는 헛스윙, 2구 볼 뒤 3구째 다시 번트를 시도했지만 파울이 됐다. 결국 4구째 커브에 헛스윙 삼진당해 주자가 모두 제자리에 머물렀다. 흐름이 끊긴 KIA는 박민이 삼진으로, 최원준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대량득점 찬스에서 1점도 못 내는 최악의 결과와 마주했다.

 

달아나야 할 때 못 달아난 대가는 5회말 대량실점으로 돌아왔다. 연속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든 KT는 허도환이 차분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주자를 안전하게 한 베이스씩 보냈다. 심우준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사 만루. 

 

여기서 조용호가 이의리의 2구째 빠른 볼을 받아쳐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려 보냈다. 극단적 전진수비를 펼치던 좌익수 오선우가 쫓아가 봤지만 잡을 수 없었다.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아 3대 1로 KT가 경기를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KT는 2사 후 강백호가 적시타를 날려 이의리 상대 처음 두 타석 패배를 설욕했다(4대 1).

 

번트 실패로 찬스를 날린 KIA는 6회엔 번트 수비 실패로 뼈아픈 추가점까지 내줬다. 선두타자 볼넷을 내준 김재열이 강민국의 희생번트 때 2루를 노렸지만, 송구가 빗나가 주자 둘을 모두 살려줬다. 번트 수비에 부담을 느낀 김재열은 이어진 허도환의 번트 때도 1루 악송구 실책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조용호의 희생플라이로 점수는 5대 1. 최근 득점력이 축구팀 수준으로 떨어진 KIA 타선을 감안하면,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순간이다.

 

KIA는 7회초 이창진의 3루타-나지완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내 오랜만에 한 경기 3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KT도 곧바로 7회말 황재균의 적시타로 6대 3을 만들어 KIA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주권이 8회, 김재윤이 9회를 틀어막은 KT는 KIA를 6대 3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반면 5연패 수렁에 빠진 KIA는 그대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7승째를 거둔 데스파이네(사진=KT)

7승째를 거둔 데스파이네(사진=KT)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오늘 선발 데스파이네가 6이닝 1실점으로 에이스로서 제 몫을 다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주권, 김재윤 등 필승조도 잘 막아줬다”고 투수들을 고루 칭찬했다.

 

이 감독은 “타선에서 타자들이 맡은바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 초반 상대 투수의 호투에 고전했지만, 중요한 순간 조용호의 역전 2루타 등 4타점 활약으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고, 강백호의 추가 타점과 황재균의 굳히기 안타로 승리할 수 있었다. 하위 타선의 작전 수행 능력도 칭찬해주고 싶다”고 타자들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이 감독은 “한주의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좋은 분위기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응원해주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7승을 올린 데스파이네는 “오늘 상대편 투수도 5회까지 잘 던져주었기에 나도 최대한 긴 이닝을 던지자고 마음먹었다. 오늘 컨디션이나 제구가 모두 좋았기에 실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데스파이네는 “경기 초반에 상대 타자의 커트가 많아서 공 개수가 많았지만, 오늘은 볼보다 스트라이크 위주로 공격적인 피칭을 한 것이 상대의 헛스윙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세운 올해 목표에 대한 가능성이 남아있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타점 활약으로 슬럼프에서 탈출한 조용호는 밤송이처럼 머리를 짧게 깎은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조용호는 “주말에 머리를 깎았다. 요즘 야구도 잘 안되고 답답해서 짧게 깎았다. 감독님과 동료들이 ‘두상 예쁘다’ ‘머리숱이 많아 부럽다’고 하더라”며 부끄러운 듯 웃었다.

 

이날 전까지 5경기 13타수 무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 조용호는 “사실 지난주 장염으로 고생했다. 일주일 동안 아무 것도 못 먹고 몸무게도 3kg이 빠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 팀에 부상으로 빠진 선수도 많고, 아예 못 뛸 정도는 아니라서 경기에 출전했는데 조금 힘들긴 했다”고 밝혔다.

 

조용호는 “요즘 감이 너무 안 좋았다. 오늘도 첫 타석에서 3구 삼진을 당했는데, 아무리 이의리 볼이 좋다고 해도 신인 상대로 너무 맥없게 물러난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두 번째 타석부터는 보이면 돌리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운이 따른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이날 경기전 조용호는 평소 잘 하지 않던 경기전 ‘특타’까지 소화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너무 저조하다 보니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오후 2시에 운동장에 나와 처음 쳐봤다. 원래 난 체력이 약해서 경기 전에는 연습을 많이 안 하려 하는데, 오늘은 2백 개 정도 쳤다” “발악한 게 통했나보다”라고 말했다. 

 

이어 “확실히 지난주보다는 몸이 나아졌다. 이번 주에는 좋을 것 같다. 앞으로 KIA와 2경기 선발도 모두 사이드암 투수들”이라며 “오늘 외야로 가는 타구가 나왔고, 내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타구가 나와서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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