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컨벤션고 5툴 유망주 조원빈, MLB 구단도 주목한다

-올해 고 3 가운데 유일한 스카우트 대상자, 성장 잠재력에 큰 기대

-장재영, 나승엽도 국내 잔류했는데…조원빈의 선택은?

조원빈은 올해 고3 중에 미국 구단에서 주목하는 사실상 유일한 선수다(사진=엠스플뉴스)
조원빈은 올해 고3 중에 미국 구단에서 주목하는 사실상 유일한 선수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서울컨벤션고 외야수 조원빈은 올해 고교 3학년 가운데 가장 미국 직행 가능성이 큰 선수로 꼽힌다.

투수인 서울고 이병헌, 광주진흥고 문동주도 있지만 둘 다 미국행보다는 연고지 팀 1차 지명이 유력하다. 이병헌은 ‘두병헌’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두산과 강하게 연결돼 있고, 문동주는 선수 본인이 KIA 1차지명을 강력하게 희망한다.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가 한창인 목동야구장을 찾은 한 메이저리그 구단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는 “현재로서는 올해 고3 선수 중에 계약 대상자는 조원빈 하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른 구단 지역 스카우트 역시 “3학년 중에는 조원빈 정도만 스카우트 대상자”라고 했다.

서울구단 1차지명 후보 조원빈, MLB 구단도 관심

2003년생 조원빈은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5툴 유망주’다. 키 190cm-몸무게 91kg의 탄탄한 체격에 빠른 발과 배팅 파워, 좋은 어깨를 겸비했다. 2학년인 지난해 19경기에서 타율 0.357에 3홈런 11도루를 기록했고, 미국에서 열린 한 홈런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며 주가를 높였다.

올해도 전반기 주말리그 7경기에서 타율 0.476에 1홈런 11도루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현재 진행 중인 황금사자기에서도 3경기 9타수 3안타 4도루로 활약이 좋다. 9일 16강전 충암고전에선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2타수 1안타 2볼넷 1도루를 기록해 팀의 12대 3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스카우트들은 조원빈의 풍부한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다. 한 서울권 스카우트는 “앞으로 큰 오각형 선수가 될 재목이다. 타자로 본격 전향한 지 2년 만에 공수주에서 주목받는 기대주로 성장했다”“경기 경험을 좀 더 쌓고 신체적으로 발전하면 대형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고 했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도 “작년 미국 홈런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타격 감각만 놓고 보면 작년에 미국 진출 얘기가 나왔던 나승엽(롯데)이 한 수위다. 대신 파워히터로 발전 가능성은 조원빈 쪽이 낫다고 본다”는 생각을 전했다.

야구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성실한 훈련 태도, 인성도 조원빈이 좋은 평가를 받는 항목이다. 한 수도권 스카우트는 “조원빈은 주루플레이를 정말 열심히 한다. 포수가 조금만 공을 놓쳐도 바로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한다. 야구 좀 잘한다고 거들먹대거나, 타격이 잘 안 되면 짜증 내는 선수도 많은데 조원빈은 기분을 태도로 만들지 않더라. 동료들과의 관계나 선배, 지도자들을 대하는 태도도 좋다”고 칭찬했다.

조원빈의 미국 직행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국내 프로구단의 1차지명 여부와 선수 본인의 의지가 관건이다. 우선 오는 8월 23일 열리는 2022 신인 1차지명이 변수다. 보통 1차지명은 선수와 구단이 계약하기로 합의가 이뤄진 상태에서 진행한다. 만약 LG, 키움 등 서울 구단이 조원빈을 1차지명하기로 결정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조원빈의 미국행 가능성도 소멸한다.

최근엔 고교 유망주의 미국 직행 사례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미국 직행보다는, 우선 KBO리그에 입단해 체급을 키운 뒤 포스팅 자격을 얻어 좋은 대우를 받고 미국에 가는 게 이상적인 코스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여러 미국 구단의 구애를 받았던 장재영, 나승엽도 결국엔 국내 잔류를 택했다. 장재영은 100만 달러 이상, 나승엽은 80만 달러의 계약금을 제시받았지만 국내 구단이 제시한 금액도 크게 밀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터진 코로나19 사태도 두 선수의 국내 잔류에 영향을 준 요인이다.

“미국야구 직행 성공 가능성 낮아…선수 본인 의지 아주 강해야 가능한 선택”

지난해 미국 구단과 계약 합의까지 갔지만 결국 국내 잔류로 방향을 바꾼 나승엽(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지난해 미국 구단과 계약 합의까지 갔지만 결국 국내 잔류로 방향을 바꾼 나승엽(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메이저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톱 유망주라도 미국 구단과 계약하면 4~5년간 마이너리그 생활을 감내해야 한다. 낯선 환경과 문화, 언어에 적응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빅리거가 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기다린다”며 “미국 직행은 선수 본인의 의지가 정말 강해야 할 수 있는 선택”이라 했다.

올해부터는 바뀐 제도에 따라 KBO리그 입단을 희망하는 선수는 사전에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선수의 국외 진출 또는 대학 진학 의사를 사전에 파악해 구단의 지명권 상실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올해 고3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빅리그 구단 스카우트 대상자로 남은 조원빈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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