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삼성 라이온즈 투수 우규민이 개인 통산 600경기 등판을 자축하는 완벽한 홀드를 달성했다. 6시즌만의 시즌 20승 선착이라는 팀 성과까지 이끈 우규민의 멋진 투구였다. 이제 우규민이 없는 삼성 불펜은 상상하기 끔찍한 그림이 됐다.

삼성 투수 우규민(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삼성 투수 우규민(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수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우규민이 개인 통산 600경기 등판을 자축하는 완벽한 홀드를 기록했다. 이제 우규민이 없는 삼성 불펜은 상상할 수 없는 그림이 됐다.

우규민은 5월 12일 수원 KT WIZ전에서 7회 구원 등판해 1.1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7대 5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삼성은 경기 초반 6득점으로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선발 투수 백정현이 5회 말 2사 뒤 나온 2루수 김상수의 실책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배정대에게 2점 홈런, 그리고 강백호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은 백정현은 가까스로 5회를 매듭지었다.

삼성은 6회 말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6회 말 등판한 최지광이 장성우에게 홈런을 맞았고, 7회 말 7회 말 등판한 심창민이 6대 5 한 점 차 리드에서 2사 1, 3루 위기에 빠졌다. 결국, 삼성 벤치는 우규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우규민은 장성우를 상대로 초구 만에 3루수 땅볼로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8회 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우규민은 선두 타자 문상철을 시작으로 박경수와 김병희까지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는 괴력을 선보였다. 삼성은 9회 초 1점을 추가한 뒤 9회 말 마무리 오승환을 올려 시즌 20승 선착을 확정했다. 삼성의 시즌 20승 선착은 2015년 5월 6일 20승 달성 이후 6시즌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경기 뒤 “하위 타순이 연결 고리로 좋은 점수를 뽑았다. 선수들 모두 작은 틈이 보이면 주저 없이 허슬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 막판 위기가 있었지만, 우규민과 오승환이 베테랑답게 후반부를 잘 마무리해줬다”라고 기뻐했다.

5월 12일 수원 KT전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는 우규민(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5월 12일 수원 KT전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는 우규민(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이날 우규민은 깔끔한 홀드로 개인 통산 600경기 등판 달성을 자축했다. 거기에 평균자책 ‘0’ 행진까지 이어갔다.

경기 뒤 만난 우규민은 “오늘 운이 좋았다. 점수 차를 크게 신경 쓰고 던지는 편 아니라서 일단 볼을 안 던지려고 노력했다. 7회 말 위기에서 초구가 실투로 들어가 반대 투구였는데 운이 좋았다. 평균자책 ‘0’ 기록은 최대한 의식 안 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설레발을 칠 수 있으니까 금방 깨질 수 있다(웃음). 그런 기록은 생각 안 하고 경기마다 개막전이라는 마음으로 공을 던진다”라고 전했다.

우규민와 오승환은 삼성의 8회와 9회를 책임지면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오승환이라는 존재도 우규민에겐 긍정적인 자극을 준다.

우규민은 “(오)승환이 형도 지금 나이에 150km/h를 던지니까 나 역시 자극받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둔해지는 느낌에 공을 던지는 체력도 달라지지만, 그래도 순발력과 체력을 보완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맡은 이닝을 마무리 투수라고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세이브 같은 기록보다는 ‘전천후’라는 단어가 붙는 느낌이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 내 자신이 뿌듯하다”라며 미소 지었다.

삼성은 이날 시즌 20승 선착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우규민은 “오재일과 피렐라의 합류로 상대 팀이 우리를 두려워하는 게 느껴진다. 기존 투수들은 던질 때 자기 몫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책임감을 느끼면서 투구하려고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우규민은 개인 통산 600경기 등판 달성과 관련해 “마음으로는 1,000경기 등판까지 뛰고 싶다(웃음). 올 시즌 한 경기 한 경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공을 던진다. 그런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공을 던지니까 그 순간이 정말 소중한 순간으로 느껴진다”라며 감회에 젖은 느낌을 설명했다.

삼성은 2021시즌 초반 단독 1위 질주라는 결과에도 불펜진의 불안함이 마음속에 남아 있다. 하지만, 우규민의 존재로 불펜진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살짝 희석되는 분위기다. 이제 우규민이 없는 삼성 불펜은 상상하기 힘든 아니 상상하기 끔찍한 그림이 됐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