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SSG 랜더스는 시즌 초반 적이 아닌 부상 악령과의 다툼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 선발 듀오와 주전 마무리, 그리고 시즌 타율 3할을 넘긴 주전 2루수 수위 타자까지 부상으로 빠진 겹악재에 빠진 SSG다. 시즌 최대 고비로 예상되는 5월을 어떻게 넘겨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SSG 외국인 투수 폰트가 등 담 증세로 선발 등판 순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SSG 외국인 투수 폰트가 등 담 증세로 선발 등판 순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문학]

SSG 랜더스의 2021시즌 초반 흐름을 표현하자면 상대 팀과의 대결이 아닌 자 팀 부상 악령과의 다툼이다. 4월이 지나고 이제 5월에 돌입한 상황에서 SSG는 외국인 선발 듀오와 주전 마무리 투수, 그리고 팀 내에서 가장 잘 치는 3할 타자인 내야수 최주환까지 모두 사라지는 고난이 찾아왔다.

시작부터 안 좋은 소식을 먼저 전하게 됐네요.

5월 7일 문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SSG 김원형 감독은 쓴웃음과 함께 허탈한 한숨을 내쉬었다. 주전 마무리 투수 김상수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당분간 1군 전력에서 이탈한다는 소식이었다.

김 감독은 “오늘 (김)상수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기구에 부딪혀서 이를 크게 다쳤다. 1군 엔트리 말소를 해야 할 정도로 안 좋은 상태”라고 밝혔다. SSG 구단은 “김상수 선수가 치과에서 치아 고정술을 받았고, 일주일 정도 안정 기간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 외국인 투수들도 성하지 않았던 SSG, 주전 마무리마저 부상 불운으로 이탈 -

SSG 마무리 투수 김상수(오른쪽)가 웨이트 트레이닝 과정에서 이를 크게 다치는 불운으로 당분간 결장할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SSG 마무리 투수 김상수(오른쪽)가 웨이트 트레이닝 과정에서 이를 크게 다치는 불운으로 당분간 결장할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상수는 2021시즌 마무리 자리에서 시즌을 시작해 12경기 등판 2승 6세이브 평균자책 4.50 16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86을 기록 중이었다. 투구 세부 지표에 있어 불안한 느낌은 있었지만, 김상수는 베테랑의 관록으로 결정적인 세이브를 연이어 달성했다.

김상수의 공백으로 SSG는 당장 필승조 재편성에 나서야 한다. 김원형 감독은 “김상수가 빠진 상황에서 누구를 9회 마무리 자리에 쓰겠다고 정해놓긴 힘들 듯싶다. 서진용과 이태양, 그리고 김태훈 3명이 7, 8, 9회를 나눠서 맡는다는 그림으로 구상 중이다. 경기 상황과 상대 타자에 따라 순서를 유동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전 마무리 투수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발 투수 2명의 공백도 길어진다. 등 담 증세로 최근 선발 등판 직전 등판을 포기했던 윌머 폰트는 주사 치료에도 담 증세가 해결되지 않았다. 5월 첫째 주 등판이 무산된 가운데 둘째 주 등판도 불투명하다.

김 감독은 “원래 폰트가 주사 치료를 받고 오늘(7일) 선발 등판을 소화하기로 얘기했다. 그런데 주사 치료 뒤에도 목 상태가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오늘도 추가로 주사를 맞았다. 이틀 뒤까지 상태를 살펴본 뒤 다음 주 등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4월 16일 등판 도중 옆구리 통증으로 자진 강판한 아티 르위키의 복귀 시점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르위키는 3경기 등판 1승 1패 평균자책 4.05 9탈삼진 2볼넷으로 나름대로 자기 역할을 소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1개월이 넘는 공백 기간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 감독은 “르위키는 여전히 회복 단계에 있다. 병원 검진 결과엔 큰 문제가 없어 최근 가벼운 훈련을 시작했다. 정상적인 재활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개인적인 생각엔 이르면 5월 말, 늦으면 6월 초 복귀를 기대한다”라고 바라봤다. SSG 구단에 따르면 르위키는 5월 중순부터 투구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 줄부상에 한숨 내쉰 SSG와 김원형 감독, 6월 부상자 복귀 전 5월 버티기가 관건 -

SSG 김원형 감독은 옆구리 통증에서 회복 중인 르위키의 복귀 시점을 5월 말에서 6월 초로 바라봤다(사진=엠스플뉴스)
SSG 김원형 감독은 옆구리 통증에서 회복 중인 르위키의 복귀 시점을 5월 말에서 6월 초로 바라봤다(사진=엠스플뉴스)

폰트와 르위키의 공백은 SSG 시즌 초반 마운드 운영에 큰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원형 감독은 “야구라는 종목에선 선발진 비중이 크다. 5~6이닝을 선발 투수가 소화해야 한다. 부상 선수가 계속 나오다 보니까 팀이 위기라는 게 느껴진다. 선발 투수 2명이 빠진 상황에서 또 다른 대체 자원들이 나와서 어느 정도 해주면 좋은데 자꾸 중간에서 빨리 끌어다 쓰는 악순환 반복된다. 팀 투수진 과부하가 분명히 눈에 보인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2년 차 좌완 오원석을 강제로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나왔다. 오원석은 4월 22일부터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해 세 차례 선발 등판을 소화했다. 5월 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선발 등판 결과(2이닝 6피안타 7실점)는 좋지 않았다.

김 감독은 “오원석이 선발 로테이션에 계속 남아야 할 듯싶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4~5경기 정도 선발 등판한 뒤 휴식을 주는 여유가 있으면 좋은데 외국인 투수들의 정상 등판이 어려우니까 쉽지 않다”라고 내다봤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 중인 내야수 최주환의 공백도 여전히 크게 느껴진다. 김 감독의 말에 따르면 최주환을 5월 안으로 보는 건 힘들 전망이다. 손목 수술 재활 뒤 최근 2군 등판을 시작한 불펜 투수 박민호의 복귀도 6월로 바라본다.

결국, 부상에서 회복한 주전 선수들이 6월 초에 맞춰 성공적으로 1군에 복귀하는 게 그나마 긍정적인 SSG의 시나리오다.

김 감독은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진 5월을 어떻게 버틸지가 관건이다. 시간이 지나고 6월이 와서 주전 선수들이 복귀한다면 희망이 보일 듯싶다. 우선 르위키와 최주환, 박민호는 6월로 복귀 시점을 보고 있다. 당장은 있는 선수들로 어떻게든 버텨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SSG는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에도 시즌 14승 13패라는 5할 이상 승률과 함께 리그 4위에서 상위권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적과의 맞대결이 아니라 자 팀 부상과 계속 싸워야 한다면 SSG는 시즌 초반 치고 나갈 동력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 가장 큰 고비가 될 수 있는 5월을 SSG 구단과 현장이 어떻게 현명하게 넘길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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