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기가 KT 위즈 이적 후 첫 안타와 첫 타점, 첫 3안타 경기를 한 경기에서 해냈다. 신본기의 맹활약 속에 KT는 주말 키움 전을 싹쓸이하고 5할 승률 +1을 기록했다.

3안타 불방망이를 휘두른 신본기(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3안타 불방망이를 휘두른 신본기(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수원]

KT 위즈 이적생 신본기가 시즌 첫 선발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붙들었다. 시즌 첫 안타와 타점은 물론 롯데 시절 이후 586일 만의 3안타 경기를 펼치며 팀의 대승에 앞장섰다. 타구가 베이스에 맞고 2루타가 되는 행운, 송구가 헬멧에 맞아 악송구가 되는 행운도 신본기를 따라다녔다.

신본기는 4월 1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전에 2루수 겸 9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전날 몸에 맞는 볼 이후 교체된 노장 박경수를 대신해 시즌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신본기는 이날 전까지 9경기에서 6타석 4타수 무안타로 안타가 없었다. 그러나 오랜만의 선발 기회에서 그동안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신본기의 시즌 첫 안타는 팀이 2대 1로 앞선 4회말 나왔다. 선두타자로 나온 신본기는 최원태의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3루쪽으로 굴렸다. 크게 바운드된 타구는 베이스에 맞고 튀어 올라 3루수 뒤로 굴러갔고, 신본기는 2루까지 내달렸다. 시즌 첫 안타를 행운의 안타로 기록한 신본기다.

행운은 계속해서 신본기를 따라다녔다. 신본기는 조용호의 유격수 땅볼 때 3루로 달렸다. 이때 3루로 던진 김혜성의 송구가 신본기의 헬멧에 맞고 튀어 올라 악송구가 됐다. 신본기가 홈을 밟아 점수 3대 1, 이어 조용호까지 유격수 실책으로 홈을 밟아 KT가 4대 1로 격차를 벌렸다.

신본기는 5대 1로 앞선 5회말 1사 1, 2루에서 안타를 추가했다. 바뀐 투수 김선기의 6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익선상 안타로 연결, 2루 주자 장성우를 불러들였다(6대 1). 올 시즌 첫 안타, 첫 멀티히트에 이어 첫 타점까지 차례로 만들었다.

7회말 선두타자 볼넷을 얻은 신본기는 9대 1로 크게 앞선 8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장재영이 던진 커브를 받아쳐 중견수 앞 안타로 연결, 2루에 있던 이홍구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경기 2타점째. 신본기의 타점으로 KT는 올 시즌 한 경기 팀 최다인 10득점을 올렸다.

신본기의 맹활약 속에 경기는 KT의 10대 2 대승으로 끝났다.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한 KT는 7승 6패로 두산, SSG와 공동 4위 자리를 지켰다. 6이닝 동안 2실점 한 선발 고영표가 승리투수. 신본기와 황재균은 3안타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신본기(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신본기(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주전과 백업의 조합이 만든 승리다. 선발 고영표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고 이어 나온 불펜투수들이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타선에선 주장 황재균이 3타점 활약으로 타격에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 경기에 기대를 갖게 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이 감독은 “신본기 역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한 주 동안 고생한 모든 선수에게 고맙고 오늘 경기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롯데 시절인 2019년 9월 10일 이후 586일 만에 3안타 경기를 펼친 신본기는 “마지막 3안타 경기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출전 기회가 주어진 만큼 어떻게든 팀에 도움 되길 바랐다. 준비하면서 저 자신을 믿고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들어갔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본기는 “작년부터 출전 기회가 적어서 애를 먹긴 했지만, 나 자신만의 마인트 컨트롤이나 연습 방법으로 준비했다. 첫 출전이라 긴장이 되긴 했지만, 경기에 안 나갈 때도 ‘내가 나가면 이렇게 될 거다’라고 항상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 그렇게 돼서 좋았다”고 했다.

4회 헬멧에 송구를 맞은 상황에 대해선 “저는 헬멧 안 쓰고도 공에 맞아봐서…”란 말로 좌중을 웃겼다. 신본기는 “아프기보다는 경기에 집중했다. 공이 헬멧에 맞은 것만 생각하고 공기 빠진 것만 생각했다. 그 당시에 아프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베이스에 맞고 튄 행운의 안타에 대해서도 “운동하다 보면 운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그 전엔 잘 친 타구가 좋은 수비에 잡힐 때도 있었다”며 “누구에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감사한 일”이라며 미소지었다.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 박경수, 유한준 등 노장 선수들에게 주 2회가량 휴식을 주고 백업 선수들을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박경수의 휴식일에 백업 내야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 이날 3안타 활약은 앞으로 신본기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에 관해 신본기는 “내가 KT에 온 이유가 바로 그런 이유”라며 “주전 선수들이 지치거나 휴식이 필요할 때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게 제 역할이다. 나왔을 때는 내가 주전이란 생각으로, 그런 플레이를 하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신본기는 “수치적인 건 아직 정하지 못했다. 우리 팀이 지난해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기 때문에, 더 좋은 성적이 날 수 있도록 한 경기라도 더 나가서 좋은 플레이를 하자는 목표를 정했다. 지금 연승을 달리고 있어서 좋다”며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싶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각오를 밝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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