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가 길었던 NC전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로맥의 역전 투런포가 타선의 막힌 혈을 뚫었고, 2년 차 오원석의 인생투가 NC 공격을 차단했다.

장쾌한 투런포를 날린 로맥(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장쾌한 투런포를 날린 로맥(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인천]

SSG 랜더스 타선의 꽉 막힌 ‘혈’이 제이미 로맥 장군의 대포 한 방에 시원하게 뚫렸다. 오랜만에 ‘SSG다운’ 홈런야구를 펼친 SSG가 천적 NC를 잡고 연패와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SSG는 4월 1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상대 시즌 3차전에서 로맥-오태곤의 홈런과 2년 차 좌완 오원석의 역투에 힘입어 NC에 9대 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SG는 지난해 7월 9일부터 이어진 NC전 10연패와 홈 NC전 5연패, 최근 3연패 사슬을 한 방에 끊었다.

이날 전까지 SSG는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11일 LG전 영패를 시작으로 13일 경기 패배(2대 4), 14일에도 영패를 당해 최근 3경기 2득점에 그쳤다. 마침 상대투수는 SK 시절인 지난해 SSG 상대 4경기 평균자책 0.64로 강했던 김영규. 이에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 등 좌타자를 빼고 김강민, 오태곤, 남태혁 등 우타자를 대거 전진배치했다. 4번타자 자리엔 로맥을 배치해 무게중심을 잡았다.

경기 초반엔 뜻대로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SSG는 첫 3이닝 동안 김영규에게 퍼펙트로 꽁꽁 묶였다. 지난 등판에서 한 이닝 6볼넷, 5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난조를 보였던 김영규는 이날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된 것처럼 완벽투를 펼쳤다. 반면 SSG 선발 이건욱은 3회에만 볼넷 4개를 내주며 밀어내기 선취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4회 들어 흐름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이건욱이 2루타와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자, SSG 벤치는 좌완 오원석으로 투수를 바꿨다. 여기서 김태군이 희생번트를 시도했지만, 오원석이 몸쪽 높은 속구를 던져 파울플라이 아웃을 잡아냈다. 이어 도태훈 대신 나온 대타 김찬형을 삼진으로 잡고, 박민우까지 내야 땅볼로 처리해 3아웃. 무사 1, 2루 위기를 한 점도 안 주고 막아냈다.

대량득점 찬스에서 한 점도 못 낸 NC의 아쉬움은 4회말 SSG의 기회로 이어졌다. 2아웃 이후 최정의 3루선상 강한 땅볼 타구가 김찬형의 글러브를 맞고 튀어 올라 내야안타가 됐다. 수비가 좋은 도태훈이라면 잡을 수도 있었던 타구. 대량득점을 위해 도태훈 타석에 대타를 쓴 게 SSG에 반격의 실마리를 준 결과가 됐다.

여기서 로맥이 김영규의 슬라이더를 계속 골라내다, 5구째 복판 높은 속구를 잡아당겨 좌익수쪽으로 띄워 보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하는 큰 타구. 로맥의 문샷으로 SSG는 2대 1로 경기를 뒤집었다.

로맥의 시원한 홈런 한 방에 SSG의 답답했던 공격 흐름도 한순간에 바뀌었다. 최주환이 우측 2루타로 다시 찬스를 만들었고, 오늘 올라온 남태혁이 김영규의 가운데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선상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어진 김성현의 유격수쪽 깊은 땅볼에 노진혁의 1루 악송구가 나오면서 추가득점. SSG가 4대 1로 달아났다.

분위기를 탄 SSG는 5회말에도 2사 후 오태곤이 좌월 솔로포(시즌 1호)로 1점을 더했고, 6회 김성현의 희생플라이와 이흥련의 내야안타로 2점을 추가했다.7회에는 오태곤과 최정이 연속 적시타를 날려 점수를 9대 1까지 벌렸다.

마운드에선 2년 차 오원석의 역투가 돋보였다. 4회 무사 1, 2루 위기에서 나온 오원석은 NC 강타선을 상대로 7회까지 4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과 최다투구수를 기록하며 데뷔 첫 승을 거뒀다. SSG는 8회 조영우(1이닝 2실점)-9회 서진용을 투입해 NC의 추격을 차단, 9대 3으로 이겼다.

역전 결승포를 터뜨린 로맥은 멀티히트와 2타점 경기. 최주환도 3안타로 공격을 거들었다. 오태곤, 최정, 이흥련 등 우타자들도 멀티히트로 활발한 공격에 힘을 보탰다. 장단 13안타 9득점을 기록한 SSG는 올 시즌 한 경기 팀 최다안타와 최다득점을 같은 경기에서 달성했다. 3연패와 NC전 10연패 탈출은 물론, 꽉 막혀있던 타선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더 의미있는 승리였다.

경기후 김원형 감독은 “오원석의 프로 데뷔 첫 승을 축하한다. 놀라운 피칭이었다. 원석이가 올라온 상황이 노아웃 1, 2루의 승부처였는데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타자들이 점수를 뽑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 “힘든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무실점으로 상대타선을 막으며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오늘 타선도 터졌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타선도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승 홈런의 주인공 로맥은 “오늘은 4번타자로 출전했기 때문에 중심타자 역할을 잘 수행하고자 타석에 임했는데, 결승홈런을 치며 팀 승리에 기여해 기쁘다” “최근 입국한 가족들이 자가격리기간을 마치면서,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SSG에 따르면 로맥의 가족은 지난달 30일 입국해 13일 자가격리에서 해제됐다. 로맥은 “힘든 격리기간을 마치고 아내와 아이들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런 점들이 나에게 많은 힘이 됐다”며 “야구장에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훈련과 경기에 임할 수 있었고, 오늘 좋은 결과가 뒤따라와줘 기분 좋다”고 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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