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안방마님 유강남. 리그 정상급 프레이밍 능력에 이제는 블로킹 능력까지 겸비한 포수가 됐다. 이제 유강남에게 남은 미션은 우승 반지다.

LG의 안방마님 유강남(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LG의 안방마님 유강남(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

LG 트윈스 안방에서 유강남은 ‘대체불가’ 존재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포수로 출전했고(606경기), 최다이닝(4417.1)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엔 133경기 출전 1009.2이닝을 소화했다. 강민호, 이재원, 양의지, 최재훈 등 어느 주전 포수와 비교해도 유강남의 수비 이닝이 훨씬 많았다.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는 공격력은 명불허전, 이제는 수비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데뷔 때만 해도 타격에 비해 수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가파른 성장을 이뤘다. 2016년과 지난해 팀 평균자책 2위에 올랐고 2017년엔 팀 평균자책 1위도 차지했다. LG 투수진과 유강남이 함께 만든 기록이다.

저평가됐던 유강남의 포수 수비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스킬은 ‘프레이밍’ 능력이다. 좋은 포구 자세와 특유의 미트질로 추가적인 스트라이크 콜을 받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앤드류 수아레즈는 첫 등판을 마친 뒤 ‘공이 스티커처럼 미트에 달라붙는다’며 유강남의 프레이밍을 칭찬했다.

유강남의 프레이밍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수치상으로도 잘 드러난다. LG 투수진은 최근 3년간 10개 구단 중에 가장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63.9%)을 기록했다. 여기에서 루킹스트라이크가 차지하는 비율은 28.1%로 압도적 1위다. 박세혁, 최재훈 등 프레이밍 잘하기로 소문난 여러 포수 중에서도 유강남의 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이에 관해 유강남은 “나도 이제 요령이 생겼다” “프레이밍에 자신감이 있고, 필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높게 평가받고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에도 반영되는 수치”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분석가들은 유강남이 프레이밍 실력 하나만으로 매년 팀에 1~2승을 추가로 더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유강남은 프레이밍 능력과 블로킹 능력을 모두 갖춘 정상급 포수로 올라섰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유강남은 프레이밍 능력과 블로킹 능력을 모두 갖춘 정상급 포수로 올라섰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프레이밍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블로킹 능력도 최근 크게 향상됐다. 유강남은 주전포수가 된 2015년 이후 줄곧 폭투와 포일 허용이 많은 편에 속했다. 폭투와 포일을 합해 9이닝으로 나눈 Pass/9 수치를 보면 2015년 0.651, 2016년 0.610, 2017년 0.692, 2018년 0.624로 0.600 이상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9시즌엔 이 수치를 0.576으로 뚝 떨어뜨려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 시즌엔 리그 최정상급인 0.387까지 떨어뜨렸다. 해마다 50개 이상 나왔던 폭투가 지난해엔 36개에 그쳤다. 올 시즌엔 6경기 치른 4월 10일까지 0.188(포일 1개)로 리그 최상위권이다. 이제는 프레이밍 능력에 블로킹 능력까지 겸비한 포수가 된 유강남이다.

10년 차 베테랑 포수답게 어린 투수들을 잘 이끌고, 후배 포수들을 챙기는 모습도 눈에 띈다. 8일 수원 KT전에서 LG 영건 김윤식의 투구는 포수 교체 전후로 크게 달랐다. 유강남으로 포수가 바뀐 뒤 우타자 바깥쪽 투심을 활용한 자신 있는 투구로 KT 타선을 압도했다.

유강남은 “원래 김윤식은 우타자 바깥 공을 자신 있게 던지는 투수였는데, 그게 잘 안 들어가다 보니 위축돼 있었다. 위축되지 않도록 조언해줬고, 좋은 쪽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기특한 마음이 든다. 윤식이 같은 선수들 보면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장점을 잘 살린 피칭을 했다”고 칭찬했다.

후배 포수 김재성에 대해서도 “서로 도움을 주려고 한다. 재성이가 제게 와서 물어보는 것, 제가 게임에서 느끼는 걸 공유하려 한다” “그래야 팀도 더 강해지고, 백업포수도 잘 클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서로 잘 도와주고 공존하면서 한 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새 베테랑 포수의 향기를 풍기는 유강남. 가까운 시일 내로 ‘우승 포수’ 타이틀까지 차지한다면, 유강남이 리그 최고 포수로 불리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른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