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개막 2연승 기세 꺾인 KIA 홈 3연전 싹쓸이 패배당해

-2차전 외국인 선발 스미스 3이닝 5실점 부진이 가장 아쉬워

-홍원기 감독 “외국인 선발이라면 5~6이닝 소화 기대, 이대로면 경쟁력 없어.”

-최근 몇 년 동안 과감한 외국인 선수 교체 내렸던 키움, 이번에도 반전 노릴까

스미스의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사진=키움)
스미스의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사진=키움)

[엠스플뉴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조시 스미스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스미스는 시범경기부터 시작해 시즌 첫 등판까지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못 뗐다.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 선수 교체를 공격적으로 결정했던 키움 구단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기분 좋은 개막 시리즈 2연승을 달렸던 키움은 주중 KIA 타이거즈와의 홈 3연전을 모두 내주는 아픔을 겪었다. 앞서 두 차례 연장 승부 끝에 석패를 당했던 키움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9회 초 마무리 투수 오주원의 뼈아픈 블론세이브로 고갤 숙여야 했다.

- "이대로면 경쟁력 없다." 스미스 향한 홍원기 감독의 냉정한 시선 -

키움 홍원기 감독은 스미스의 이닝 소화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키움 홍원기 감독은 스미스의 이닝 소화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키움의 흐름이 꺾인 시점은 4월 7일 두 번째 경기였다. 이날 키움은 1회 말 4득점으로 경기 초반 승기를 잡았다. 선발 등판한 스미스만 5이닝 넘게 무난히 던져줬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스미스는 3회에만 3피안타 2볼넷을 내주면서 5실점으로 한순간에 무너졌다. 3회를 마치고 투구수가 79개에 육박했던 스미스는 4회부터 곧바로 김재웅에게 공을 넘겼다.

스미스는 마지막 시범경기(3월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4이닝 6피안타 1볼넷 5실점 부진으로 우려를 낳고 시즌에 돌입했다. 정규시즌에선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첫 등판에 나섰지만, 스미스는 별다른 위력적인 투구 내용을 못 보여줬다. 제구와 구위, 그리고 구속 모두 인상적이지 않았다. 향후 반등 가능성마저 쉽게 찾기 어려운 등판이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의 시선도 비슷했다. 홍 감독은 “(스미스가)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외국인 투수라면 5~6회까지 깔끔하게 막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에 아쉬운 마음을 크게 느꼈다. 구속은 의미 없을 듯싶고, 제구력이 우선 중요하다. 외국인 투수가 3이닝 동안 70~80구를 던지면 경쟁력이 없다는 뜻이다. 좋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선 그런 부분을 꼭 개선해야 한다”라고 바라봤다.

스미스의 짧은 이닝 소화력은 그대로 불펜진 소모로 연결됐다. 4회부터 가동된 키움 마운드는 연장 12회까지 투수력을 소모했다. 그럼에도 패배를 당한 키움은 다음 날 경기에서 필승조 불펜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홍 감독은 “이틀 연속 연장전 경기로 투수력 소모가 많았다. 연장까지 간 데다 스미스도 일찍 내려간 탓에 주말 시리즈를 앞두고 불펜을 아끼지 못했다. 선발 투수가 6~7이닝까지는 소화해줘야 팀 경쟁력이 생긴다”라고 강조했다.


- '4선발' 자리까지 내려간 스미스, '5선발' 김정인이 더 잘 던졌다 -

키움 외국인 투수 스미스가 시범경기에 이어 시즌 첫 등판에서도 아쉬운 투구 내용을 남겼다(사진=키움)
키움 외국인 투수 스미스가 시범경기에 이어 시즌 첫 등판에서도 아쉬운 투구 내용을 남겼다(사진=키움)

현재 키움 선발진은 에릭 요키시·안우진·최원태·스미스·김정인으로 구성됐다. 한현희와 이승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안우진과 김정인이 새로 선발진에 합류했다. 하지만, 선발 등판 순서만 보더라도 스미스를 향한 기대치가 얼마나 낮아졌는지를 알 수 있다. 오히려 마지막 순번으로 등판한 김정인(5이닝 4탈삼진 1실점)이 더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안 좋았단 점이 더 아쉽다. 만약 스미스가 다음 등판에서도 더 발전한 투구 내용을 못 보여준다면 키움 구단의 고민도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5이닝을 못 버티는 외국인 선발 투수는 장기 레이스에서 큰 치명타다.

키움 관계자는 스미스의 부진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키움 관계자는 “현재 스미스에 대해 얘기하는 게 매우 조심스럽다. 민감한 문제라 이렇다 저렇다 답변을 드릴 수 없는 점에 대해 양해를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스미스와 달리 또 다른 새 얼굴인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진다. 늦은 영입 시점과 자가 격리로 시즌 준비가 꽤 늦었던 프레이타스는 개막 뒤 5경기 동안 타율 0.286/ 6안타/ 4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득점권 상황에서 콘택트 능력을 발휘한 장면이 나왔다.

키움 관계자는 “프레이타스는 팀 합류가 늦었으니까 4월 중순까진 적응하는 걸 더 지켜봐야 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콘택트와 선구안 능력이 돋보였는데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 과감했던 히어로즈의 외국인 교체 역사, 제2의 브리검 탄생 노릴까 -

브리검은 시즌 중간 교체 선수로 합류해 오랜 기간 팀 에이스를 지켰다(사진=키움)
브리검은 시즌 중간 교체 선수로 합류해 오랜 기간 팀 에이스를 지켰다(사진=키움)

키움은 최근 5년 동안 2019시즌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인 선수 중도 교체 결정을 내렸다. 누구보다도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경험이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키움 구단은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서 흙 속에 진주를 찾는 능력이 뛰어나다. 교체 외국인 선수로 시즌 분위기 반전을 노릴 만한 구단”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5년 동안 키움 외국인 선수 교체 사례

2016시즌 피어밴드->밴헤켄, 코엘로->맥그레거

2017시즌 대니돈->초이스, 오설리반->브리검

2018시즌 로저스->해커, 초이스->샌즈

2020시즌 모터->러셀

키움은 2017시즌 중간 영입한 제이크 브리검을 향후 3년 동안 팀 에이스로 키웠다. 또 2018시즌 중간에 영입한 제리 샌즈에도 물음표가 달렸지만, 샌즈는 2년 동안 KBO리그를 지배하는 활약을 통해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했다. 과감한 외국인 선수 교체로 해당 시즌을 넘어 다음 시즌까지 활약을 이어갈 원동력을 마련했다.

물론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인 상황이 변수다. 지난해 KBO리그 구단들은 외국인 타자와 달리 외국인 투수 교체에 있어선 쉽사리 결단을 못 내렸다. 마이너리그 개최 무산과 취업비자 발급 및 2주 자가격리라는 악조건이 따라왔기에 실전 투구 감각을 끌어 올리는 게 쉽지 않은 외국인 투수 영입엔 한계가 있었다.

2021시즌에도 미국 마이너리그는 스프링캠프 시작 시점부터 늦어졌다. 대부분 미국 구단은 메이저리그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홈구장으로 떠난 뒤 마이너리그 선수단을 캠프 시설로 수용해 시즌 준비에 나섰다. 미국에 있는 외국인 선수들의 현재 몸 상태와 구위 등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래도 만약 외국인 선수 교체를 결정한다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앞선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다면 늦어질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키움 구단이 과연 최근 몇 년 동안 보여준 행보로 발 빠르게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꺼낼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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