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베로호 한화 이글스가 3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18안타 17점을 퍼부은 타선에 힘입어 SSG를 대파하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한국 무대 첫 승을 장식했다.

첫승을 기록한 수베로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첫승을 기록한 수베로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인천]

물에 젖은 폭죽처럼 잠잠하던 한화 이글스 타선이 오랜만에 펑펑 터졌다. 한화가 18안타로 17점을 퍼부은 타선의 화력과 투수진의 릴레이 호투에 힘입어 SSG 랜더스를 대파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한국 무대 첫 승을 신고했다.

한화는 4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 전에서 타선과 투수진의 고른 활약 속에 17대 0으로 승리했다. 개막전에서 끝내기 패배, 6일 경기에서 한 점 차로 아쉽게 패했던 한화는 이날 두 자릿수 득점을 뽑아내며 넉넉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부터 한화가 분위기를 주도했다. 한화 타자들은 최고 154km/h 강속구 투수 윌머 폰트를 상대로 끈질기게 파울을 만들고 볼을 골라내며 괴롭혔다. 1회초 안타-보크-볼넷으로 잡은 찬스에서 라이온 힐리의 2타점 2루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았다.

2회에도 볼넷 2개로 만든 찬스에서 박정현의 적시타-하주석의 적시 2루타로 2득점, 4대 0으로 달아났다. 이날 4~5이닝 동안 80구를 던질 예정이었던 폰트는 2이닝 동안 71구를 던지고 마운드에서 쫓겨나 데뷔전을 망쳤다.

타선이 4점을 먼저 얻어낼 동안, 마운드에선 탠덤으로 나온 김이환과 박주홍이 초반 5이닝을 실점 없이 버텼다. 5회말 2사 1, 2루 위기에선 김진영이 최주환을 내야땅볼로 잡아내 SSG의 반격을 차단했다.

위기를 잘 넘긴 한화는 6회초 공격에서 대거 5점을 뽑아내 승기를 굳혔다. 최재훈의 투구 강습 타구가 김세현의 팔에 맞고 안타가 되는 돌발상황이 발단이 됐다. 급하게 마운드에 올라온 오원석은 내야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자초했다. 여기서 박정현이 2타점 2루타를, 다시 하주석이 2타점 2루타를 날려 9대 0으로 격차를 벌렸다.

한화는 7회에도 볼넷 2개와 하주석의 안타, 노시환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4득점, 13대 0까지 달아나 SSG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9회초 4점을 더 추가한 한화는 총 17득점으로 이날의 타격쇼를 마쳤다. 2018년 4월 3일 롯데전(17대 11) 이후 한 경기 팀 최다득점.

투수진의 볼넷 남발과 대량실점 속에 장시간 그라운드에서 수비한 SSG 타자들은 제대로 된 공격을 못하고 끌려다녔다. 한화가 18안타 10볼넷으로 17 득점할 동안 SSG는 4안타 7볼넷으로 한 점도 내지 못하는 빈공에 그쳤다. 추신수는 이날도 3타수 무안타도 첫 안타에 실패. 시즌 성적은 10타수 무안타 2볼넷 타율 0.000이다.

앞선 2경기에서 6안타 2득점, 2안타 1득점으로 좀처럼 타선이 터지지 않았던 한화다. 답답한 공격 흐름에도 수베로 감독은 “상대팀 투수가 잘해서 타자들이 막혔다. 투수가 정말 제구 잘 된 공을 던지면 타자는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며 타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의 기대대로 이날 한화는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대승을 거뒀다.

한화 타선에선 테이블세터 정은원이 2안타 2볼넷 3득점, 박정현이 안타 2볼넷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개막 이후 무안타로 부진했던 하주석도 4안타를, 노시환도 3안타 3타점을 터뜨리는 활약을 보였다. 마운드에서는 김이환이 2.2이닝, 박주홍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고 문동욱(1.1이닝)-주현상(1.2이닝)-윤호솔(1이닝)이 무실점으로 경기 후반을 책임졌다.

한국 무대 첫승을 거둔 수베로 감독은 “첫 승을 거두게 돼 매우 기쁘다. 오늘같이 많은 점수가 나는 경기가 드문데, 하주석, 박정현 등 너무 많은 선수들이 잘해줬다. 투수들 또한 실점이 없었고, 에러도 없었던 퍼펙트한 경기였다”며 “우리 선수들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매 시리즈 위닝시리즈를 가져간다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4안타 경기를 펼친 하주석은 “수베로 감독님의 첫승 축하드린다. 팀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위치인데, 첫 2경기에서 좋지 못한 성적에 팀도 패배해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시즌 전부터 주축선수로서 무엇보다 팀 승리를 위해 뛰어달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부분을 신경 쓰며 경기에 임했다. 감독님 믿음에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 형들, 코치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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