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추신수(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이태양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추신수(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엠스플뉴스=사직]

“좋은 경험을 쌓으려고 온 게 아니라, 선수들과 한마음이 되어 이기려고 왔다.”

‘추추트레인’ 추신수가 왔다. 2주 자가격리를 마친 추신수가 부산 사직 원정 중인 SSG 랜더스 선수단에 전격 합류했다. 선수단과 첫 만남에서 추신수는 ‘이기려고 왔다’며 우승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등번호 17번을 양보한 이태양에겐 고가의 시계를 선물하며 훈훈한 분위기도 연출했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과 연봉 27억 원에 계약을 맺고 한국행을 선택한 추신수는 지난 2월 25일 귀국, 2주간의 코로나19 자가격리를 진행했다. 3월 11일 정오 격리에서 해제된 추신수는 곧장 SSG 선수단이 기다리는 부산 사직야구장으로 향했다.

사직구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경. 경기 후 추신수는 등 번호 17번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고 선수단 앞에 나섰다. 환한 미소와 함께 나타난 추신수는 먼저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여기 선후배 선수분들 모두 계신데 제가 일단은 먼저 배워야 할 것 같다. 제가 아직 부족한 만큼 먼저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라고 첫인사를 건넸다.

이어 “미국에서 여기 오기까지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마음을 결정할 수 있었던 건 이기려고 왔기 때문이다. 좋은 경험을 쌓으려고 온 게 아니라 이 팀에서 모든 선수와 한마음이 되어 이기려고 왔다”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또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와서 얘기해 주셨으면 좋겠고, 저를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선수들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선수단 앞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추신수(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선수단 앞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추신수(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상견례 말미엔 투수 이태양을 앞으로 불러내 특별한 선물을 전했다. 추신수가 준비한 선물은 고급 시계 브랜드 ‘로저드뷔’ 제품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제품명과 가격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최소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억대 제품까지 구비한 고급 브랜드다.

추신수가 이태양에게 선물을 전한 이유는 등 번호 때문이다. 이태양은 지난해 트레이드로 합류한 뒤 등 번호 17번을 사용해 왔다. 추신수가 합류한다는 소식에 먼저 등 번호 17번을 양보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이에 추신수가 선물로 고마움을 표현한 것이다.

추신수는 “저한테 17번은 굉장히 의미 있고 어렸을 때부터 제 이름 뒤에는 항상 17번이 있었다. 선수들에게 등 번호가 가지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제가 말하기 조심스러웠는데 이태양 선수가 먼저 양보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미국에서 먼저 준비해서 왔다”며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깜짝 선물을 받은 이태양도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띠며 즐거워했다.

끝으로 추신수는 “이기러 왔다. 선수들이 모두 잘 뭉치고, 서로 부족한 부분 채워가며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선수단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하고 포옹을 나눴다.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도 반갑게 인사했다. 김원형 감독은 “팀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여러분과 추신수 선수 모두 함께 잘해보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날 선수단과 처음 만난 추신수의 모습은 김원형 감독이 기대한 그대로였다. 김 감독은 이날 롯데 상대 평가전을 앞두고 “워낙 슈퍼스타이다 보니 선수들과 친근함이 어떨까 걱정도 하던데, 주위 얘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라 하더라. 계약했을 때도 ‘먼저 다가가서 융화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선수들 성향이 다 좋아서, 처음부터 친근하게 지낼 거라 생각한다”며 추신수가 빠르게 팀에 녹아들 것으로 기대했다.

첫 만남에서 추신수는 선수들에게 낮은 자세로 먼저 다가가고,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슈퍼스타라는 자의식보다는 마치 신인 같은 자세로 선수들을 대했고, 등 번호를 양보한 후배에겐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슈퍼스타는 달라도 다르다는 걸 보여준 추신수와 SSG의 첫 만남이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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