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입성하는 ‘추추트레인’ 추신수의 가치는 높은 출루율

-한화 수베로 감독도 부임 이후 줄곧 출루율 강조해

-‘타율 3할-출루율 3할 타자와 타율 0할-출루율 4할 타자’ 수베로 감독은 후자 선택

-출루 강조하는 코칭스태프, 한화 타자들의 인식도 바뀐다

출루율을 중시하는 수베로 감독(사진=한화)
출루율을 중시하는 수베로 감독(사진=한화)

[엠스플뉴스=대전]

KBO리그 10개 구단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2월 23일, 이날 야구 현장에서 최고의 화제는 추신수의 한국행 소식이었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추신수와 연봉 27억 원에 계약했다는 소식이 화제의 중심을 차지했다.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도 추신수 얘기는 빠지지 않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추신수 합류는 해당 팀은 물론 리그 전체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리그 발전과 전체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다만, 우리 팀과 할 때는 너무 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농담 같은 진담도 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추신수의 기록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그의 기록이 실력과 가치를 증명한다”고 했다. 수베로 감독의 말대로 추신수는 빅리그 통산 16년간 놀라운 기록을 쌓아 올렸다. 특히 뛰어난 출루 능력을 앞세워 가치를 인정받았다. 통산 출루율 0.377에 타석당 볼넷 12.1%를 기록했고, 신시내티 레즈 시절인 2013년엔 출루율 0.423(리그 4위)에 볼넷% 15.7%(2위)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출루는 다른 말로 하면 아웃당하지 않는 능력이다. 27번 아웃당하면 경기가 끝나는 야구에서 출루는 가장 가치 있는 능력 중 하나다. 한 베이스를 얻어내면 득점확률을 높일 수 있고, 다양한 공격 옵션이 생긴다. 그만큼 팀도 승리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간다.

수베로 감독은 한화 사령탑에 취임한 뒤 일관되게 출루율의 가치를 강조해 왔다. 당장 장타력 향상이 쉽지 않은 한화 선수단 구성에서 조금이라도 많은 득점을 얻는 방법으로 출루와 주루를 강조한 수베로 감독이다. 수베로 감독뿐만 아니라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 김남형 보조 타격코치도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득점을 생산하려면 루상에 한 번이라도 더 출루하는 게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출루를 계속 강조할 생각”이라며 “선수들에게 출루를 강조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명하면 선수들도 충분히 출루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수행할 것”이라 했다.

출루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수베로 감독은 다소 극단적인 예를 들었다. 수베로 감독은 “가령 A, B라는 두 선수에게 똑같이 100타석을 준다고 치자. A 선수는 볼넷 없이 안타 30개를 때려 타율 0.300에 출루율도 0.300이다. B 선수는 안타 없이 볼넷 40개를 얻어 타율은 0.000이지만 출루율은 0.400이다. 둘 가운데 누가 더 가치 있는 선수인가?”란 질문을 던졌다.

수베로 감독은 “나라면 타율이 0할이라도 출루율이 0.400인 선수를 택하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출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탯이 뭔가’란 물음에도 수베로 감독은 “딱 하나만 고른다면 볼넷과 삼진 비율이다. 타자는 물론 투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코칭스태프가 출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선수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보인다. 강경학은 최근 3년간 팀내에서 가장 높은 타석당 볼넷(13.3%) 비율을 기록한 선수. 출루율도 0.363으로 같은 기간 이용규(0.380)와 최재훈(0.376) 다음으로 좋았다. 그러나 낮은 타율과 부족한 장타력 때문에 다소 저평가된 경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강경학은 “전에는 인정을 못 받았다. 타율이 낮으면 약한 타자라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다”며 “(감독님이) 출루가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셔서 내가 그렇게 나쁜 타자는 아니구나 생각하게 됐고 자신감이 생겼다. 내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포커스를 맞춰서 연습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록 추신수에게 한화 유니폼을 입힐 순 없지만, 한화 선수들이 추신수처럼 출루를 잘하게 만들기 위해 수베로 감독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출루는 피지컬보다는 멘탈적인 요소가 작용한다”며 “선수들이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데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루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화는 타격 연습 때부터 다양한 상황을 설정해 놓고 과제를 수행하게 한다. 수베로 감독은 “워싱턴 코치가 2스트라이크 노볼 등 다양한 볼카운트 상황을 부여한다. 그 안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훈련한다. 실전 상황에서도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 때부터 미리 준비하는 게 목적”이라 강조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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