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SK텔레콤과 양해각서 체결로 SK 와이번스 인수 예정

-와이번스 원 클럽 맨 윤희상의 남다른 감정 “제가 ‘인천 SK’ 마지막 선발 투수였다니…”

-“제가 응원하는 프런트와 코치진, 선수들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어, 어수선할 때일수록 더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SK 와이번스 마지막 공식 경기 선발 투수로 역사에 남은 윤희상(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SK 와이번스 마지막 공식 경기 선발 투수로 역사에 남은 윤희상(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구월동]

20년 동안 인천 야구를 책임진 ‘SK 와이번스’라는 이름이 사라진다.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를 인수할 새 구단 주인이 됐다. 이 소식을 들은 SK 와이번스의 마지막 공식 경기 선발 투수 윤희상도 감상에 젖었다. ‘인천 SK’ 원 클럽 맨으로 올겨울 현역 은퇴를 결정한 윤희상은 와이번스 마지막 역사로 남게 됐다.

신세계그룹과 SK텔레콤은 1월 26일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 데 합의하고, 관련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SKT가 보유하고 있는 SK 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형식이다.

기존 SK 와이번스 구단의 틀은 대부분 그대로 유지한다. 신세계그룹은 구단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하고, 코치진을 비롯한 선수단과 프런트 역시 100% 고용 승계해 “SK 와이번스가 쌓아온 인천 야구의 헤리티지를 이어간다”라고 밝혔다.

SK 와이번스는 2000년 창단해 21년 동안 네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신흥 명문구단으로 거듭났다. 투수 윤희상은 SK 와이번스 구단 초창기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한 구단 역사의 산증인이다. 윤희상은 200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해 2020년까지 17년 동안 와이번스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윤희상의 KBO리그 통산 기록은 216경기 등판, 42승 44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 4.82, 552탈삼진이다.

- 와이번스 원 클럽 맨 윤희상, '인천 SK' 역사 마지막 선발 투수로 남다 -

윤희상이 2020년 10월 30일 열린 시즌 최종전이자 은퇴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사진=SK)
윤희상이 2020년 10월 30일 열린 시즌 최종전이자 은퇴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사진=SK)

1월 26일 엠스플뉴스와 직접 만난 윤희상은 “구단 매각 소식을 듣고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다. ‘SK 와이번스’가 사라질 리 없고 영원할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계속 뉴스가 나오고 현실이 되니까 서운한 마음이 들더라. 옛 동료들도 다들 충격을 받고 멍한 상태인 듯싶다. 10~20년 뒤 어린 팬들은 ‘SK 와이번스’라는 팀을 잘 모르지 않겠나. 아직도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세계그룹의 SK 와이번스 인수가 확정되면서 SK 와이번스 구단의 마지막 공식 경기는 2020년 10월 30일 문학 LG 트윈스전이 됐다. 공교롭게도 SK 와이번스 마지막 공식 경기에서 나온 마지막 선발 투수는 윤희상이었다. 윤희상은 그날 은퇴 경기를 치르기 위해 선발 마운드에 올라 한 타자만 상대(홍창기 상대 볼넷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내가 ‘인천 SK’ 와이번스 구단의 마지막 선발 투수였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마침 은퇴 경기에다 창단 기념 유니폼까지 입고 뛰어 더 기억에 남는다. 입단 초창기 때는 인천 연고지로 옮긴 지 얼마 안 된 시기라 관중들이 별로 없었다. 군인들과 학생들을 초청해 관중석을 메웠는데 어느덧 문학야구장을 꽉 채워주시는 ‘인천 SK’ 팬들이 가득 생겼다. 이제 ‘인천 SK’라는 단어와 역사가 자리 잡나 싶었는데 이렇게 되니 ‘도대체 왜?’라는 생각과 시원섭섭한 느낌이 든다.” 윤희상의 말이다.

비록 SK 와이번스라는 이름은 사라지지만, 윤희상은 인천 야구의 역사를 이어가는 새로운 이름의 야구단을 향한 변치 않은 응원을 부탁했다.

윤희상은 “어제 구단 관련 소식을 듣고 혼자 감성에 젖어 SNS 메시지로 올렸는데 팬들이 많은 댓글을 달아주셨더라. 팬들도 나처럼 마음이 뒤숭숭하겠다고 느꼈다. 그래도 모기업과 이름이 바뀔 뿐 내가 응원하는 프런트와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선수 동료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다. 결국, 내가 또 응원해야 하는 팀이다. 팬들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더 힘을 실어주고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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