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의 메이저리그 도전, 포스팅 불발로 무산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파워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시장 상황 극복 못했다

-바우어, 스프링어 등 대형 FA도 아직 미계약 상태…비집고 들어갈 틈 없었다

-2021시즌 뒤 재도전 가능성은 남아있다

NC 다이노스 나성범(사진=엠스플뉴스)
NC 다이노스 나성범(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 나성범(NC 다이노스)의 꿈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성범은 포스팅 마감기한인 1월 10일(한국시간) 오전 7시까지 어느 메이저리그 구단과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결국 2021시즌 원소속팀 NC 다이노스에 잔류하게 된 나성범이다.

지난 시즌 뒤 포스팅을 신청했을 때만 해도 나성범은 무난히 빅리그 진출에 성공할 것으로 보였다. 무릎 부상을 딛고 돌아와 2020시즌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고, 소속팀 NC를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파워를 앞세워 좋은 계약을 따낼 거란 기대가 컸다. 보라스 측도 “나성범에 관심 있는 팀이 많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코로나19 여파로 메이저리그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구단들이 전혀 지갑을 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시장이 예년보다 느리게 움직일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조용한 겨울은 처음이다. 김하성 포스팅을 제외하곤 스토브리그에서 선수 계약 소식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했다. 나성범 역시 구단과 접촉했다는 루머조차 없는 ‘무소식’ 상황이 연말을 넘어 연초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MVP 시즌을 보낸 멜 로하스가 메이저리그 오퍼를 받지 못하고 일본행을 택한 건 나성범에게 좋지 않은 신호였다. 일본의 특급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도 포스팅에서 만족할 만한 오퍼를 받지 못해 일본 복귀를 선택했다. 올스타 외야수 FA 조지 스프링어도 아직 계약을 맺지 못하고, 28세의 거포 외야수 카일 슈와버도 1년 계약(최대 2년)을 맺는 상황에서 나성범이 비집고 들어갈 만한 틈은 없었다.

결국 10일 오전 7시 마감 시한을 넘기면서 나성범의 포스팅은 불발됐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9일 밤 엠스플뉴스와 통화에서 “외야 보강이 필요한 디트로이트, 애리조나 정도는 관심을 보일 줄 알았는데 의외의 결과다. 최근 디트로이트가 외야수 로비 그로스먼과 계약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성범의 ML 진출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보라스 측과 얘기해보니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압박할 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아쉬움이 있는 것 같았다. 스가노의 경우 원소속팀에서 큰 규모의 장기계약을 제안해 미국 구단들에 영향을 줬지만, 나성범은 아직 FA 자격 취득 전이라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없었다”고 했다.

나성범과 스캇 보라스(사진=엠스플뉴스)
나성범과 스캇 보라스(사진=엠스플뉴스)

2021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나성범의 활약을 볼 수는 없지만, 아직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2021시즌을 마친 뒤 마지막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남아 있다.

나성범은 이번 포스팅 신청을 통해 미국에 ‘나성범이라는 선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여전히 몇몇 ML 구단이 나성범의 무릎 상태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 2020시즌 타격 성적은 좋았지만 수비와 주루에선 이전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2021시즌을 통해 건강과 스피드, 수비력을 증명한 뒤 재도전하면 이번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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