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허민 이사회 의장, 31일 공식 사과문 발표

-야구계 거센 비판에 결국 고개 숙였다…“정중히 사과, 재발 방지 약속”

-KBO 상대 법적 대응 방침도 철회 “더 이상 논란은 프로야구 발전에 도움 안 돼”

-“이사회 의장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약속, 과연 지켜질까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의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다(사진=위메프)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의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다(사진=위메프)

[엠스플뉴스]

온 야구계와 야구팬들의 집중포화에 결국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이사회 의장이 고개를 숙였다. 문제의 ‘야구놀이’ 논란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KBO 징계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도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는 12월 31일 허민 의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허 의장은 “논란이 된 과거 훈련 외 시간의 비공식적 투구와 관련해, 불편함을 겪었을 선수 및 야구 관계자분들 그리고 KBO리그의 근간인 팬분들께 늦게나마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한 구단의 이사회 의장 신분으로 대단히 부적절하고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으며, 그간 야구계를 걱정하시는 안팎의 우려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과거 논란 당시 공식적인 사과의 시기를 놓쳐, 이제서야 말씀드리는 점도 사과드린다”고 했다.

허 의장은 지난해 미국 스프링캠프와 2군 구장에서 키움 선수를 상대로 너클볼 투구연습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제보자를 찾는 과정에서 CCTV를 이용한 ‘팬 사찰’ 의혹이 불거졌고, 선수에게 ‘제보자를 캐내라’고 부당한 요구를 했다는 의혹도 샀다.

KBO 상벌위원회는 키움 구단과 단장에게 ‘엄중 경고’를, 허민 의장에게는 ‘직무 정지 2개월’ 징계를 각각 부과했다. 그러나 허 의장 측은 징계 다음 날인 29일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이에 KBO는 물론 일구회, 프로야구선수협회 등 야구인 단체까지 나서 키움과 허 의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리그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비난의 강도가 높았다.

이와 관련해 허 의장은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오신 (사)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일구회, (사)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에서 지적해 주신 점을 겸허히 수용해 선수 권익 보호에 세심하지 못했던 점을 되새기겠으며, 향후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법적 대응 방침도 거둬들였다. 허 의장은 “KBO 징계에 대해 법적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도 철회하겠다”며 “한국 프로야구의 근간인 팬분들과 선수분들이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프로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허 의장은 “직무 정지 기간 이후 구단 이사회 의장 본연의 역할만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오늘 발표된 (허홍)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주주총회에서 승인된다면 책임 경영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서울히어로즈 선수단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선수단 전체의 권익 보호 및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민하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프로야구의 근간인 팬과 야구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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