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새 대표이사로 경영전문가 허홍 영입

-엔씨소프트, NHN 출신…허민 의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구단 사장,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 계약 여부까지 전부 관여하는 허민. 야구계 “허 의장은 실질적인 히어로즈 구단주”

-2개월 직무 정지 징계받은 허민 의장, 대표이사 통해 영향력 행사할까 우려도

키움 히어로즈 허홍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사진=키움)
키움 히어로즈 허홍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사진=키움)

[엠스플뉴스]

키움 히어로즈가 2020년 마지막 날 새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엔씨소프트와 NHN 출신의 경영전문가 허홍에게 야구단 운영을 맡긴다.

키움은 12월 31일 “이사회를 통해 전 NHN서비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허홍 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이사회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2개월 직무 정지 징계를 받은 허민 의장을 대신해 박종덕 이사가 회의를 진행했다. 박 이사는 구단에서 관리팀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허홍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엔씨소프트, NHN(주), NHN서비스에서 10년간 CFO 및 CEO로 근무한 재무전문가이자 전문경영인이다. 키움은 “허홍 내정자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구단의 재정 상황을 타개하고 책임경영을 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움은 하송 전 대표가 11월 26일 사임한 뒤 한 달 가까이 대표이사 공석 상태였다. 이 때문에 새 감독 선임까지 늦어지면서 구단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새 대표이사가 취임하면 감독 선임과 코칭스태프 구성, 선수단 구성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야구계에서는 허홍 내정자 임명으로 구단에서 허민 의장의 영향력이 더 막강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키움 소식에 정통한 야구 관계자는 “허민 의장이 계속 히어로즈 사장을 임명하고 있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 계약 여부도 허 의장이 관할하고 있다. 구단에 새로 들어온 임원급 인사들까지도 허 의장 사람이 대부분이다. 원래 허 의장은 이장석 전 대표가 출소하는 2021년 중순까지 히어로즈 운영을 맡는 게 기본 역할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허 의장이 하는 걸 보면 그가 단순 대리 구단주가 아닌 실질적 구단주란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한때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말이 회자했는데 지금 야구계에선 ‘히어로즈는 누구 겁니까’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주식 한 주 없는 이사회 의장이 과연 이처럼 구단을 사유화하고, 자기 소유 기업처럼 마음대로 한다는 게 가능이나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야구계에선 허민 의장이 허홍 내정자를 통해 2개월 직무 정지 기간 동안에도 계속 구단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허민 의장은 이날 발표한 사과문에서 “오늘 발표된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주주총회에서 승인된다면 책임 경영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허홍 내정자는 주주총회 최종 승인을 거쳐,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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