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외야수 최형우, 올 시즌 타율왕 등극으로 나이 무색한 맹활약

-첫 FA 4년 내내 꾸준한 활약으로 계약 가치 증명한 최형우

-내부 FA 단속에 먼저 신경 써야 할 KIA, 1년 전 패착 반복 안 된다

-최형우 측 “KIA와 협의한 사항 전혀 없어, 다른 구단들의 제안도 듣겠다.”

최형우는 첫 FA 4년 동안 팀 중심 타선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가치를 증명했다(사진=KIA)
최형우는 첫 FA 4년 동안 팀 중심 타선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가치를 증명했다(사진=KIA)

[엠스플뉴스]

FA(자유계약선수) 외야수 최형우는 4년 전 KIA 타이거즈 이적 뒤 그 어떤 FA 선수보다도 꾸준한 활약을 선보였다. 이적 첫 해 통합 우승을 이끈 활약부터 시작해 올 시즌에도 최형우는 나이(1983년생)가 무색한 정도의 맹타로 타율왕에 올랐다.

최형우는 올 시즌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4/ 185안타/ 28홈런/ 115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끝까지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타율 0.352)과 KT WIZ 멜 로하스 주니어(타율 0.349)와 펼친 치열한 타율왕 경쟁 끝에 최형우가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2002년 프로에 입단한 1983년생 최형우는 ‘데뷔 19년 차 37세 타율왕’으로 대기만성형 스타로서 이미지를 굳혔다. KBO리그 역대 최고령 타율왕 기록을 보면 2013년 이병규(당시 LG 트윈스·39세)와 1982년 백인천(당시 MBC 청룡·39세)에 이어 최형우가 3위에 오르게 됐다.

11월 30일 열린 2020 KBO 시상식에 참석한 최형우는 “이 자리에 다시 올 거로 생각 못 했다. 마지막까지 타율왕 경쟁을 재밌게 이어갔다. 타율왕을 받으니 올 시즌 동안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아내와 아들,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항상 응원해주신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출근부터 퇴근할 때까지 할 수 있다고 긴장 늦추지 말라고 잔소리해준 KIA 동생들에게도 고맙다”라는 타율왕 수상 소감을 전했다.

최형우는 2016년 겨울 4년 100억 원 규모의 첫 FA 계약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4년 동안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올 시즌 종료 뒤에도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해 원소속팀 KIA를 포함한 다른 구단들의 관심을 받는 분위기다.

물론 최형우가 누구보다도 가장 필요한 팀이 바로 원소속팀 KIA다. 최형우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해결사 활약을 펼치며 팀 중심 타선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감을 발휘했다. 팀 후배들도 “(최)형우 형이 팀 타선에 없으면 절대 안 된다”라고 입을 모을 정도다.

-1년 전 패착 반복하면 안 될 KIA, 최형우 측 "다른 구단들의 제안도 듣겠다."-

KIA에서 없어서는 안 될 타자가 바로 최형우다(사진=KIA)
KIA에서 없어서는 안 될 타자가 바로 최형우다(사진=KIA)

KIA는 이번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을 노리는 한 팀으로 꼽힌다. 하지만, 외부 영입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건 내부 FA 잔류 과제다. 내년 시즌 국외 진출을 추진 중인 투수 양현종과 달리 최형우와는 곧바로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다. 에이징 커브 위험성이 낮다고 평가받는 최형우의 실력에 구단도 합당한 대우를 할 필요가 있다.

KIA 조계현 단장은 최근 최형우 에이전시 관계자와 만나 인사차 큰 틀에서 교감을 나눴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오간 자리는 아니었다. 협상 테이블을 제대로 차리기 전엔 어떤 자리든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구체적인 조건이 오가며 절충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의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KIA는 1년 전 겨울 내부 FA 안치홍과 김선빈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고자세를 유지하는 소극적인 협상 태도로 일관하다 큰 잡음만 남기는 협상 결과를 낳았다. 이번 최형우와의 협상 테이블에서도 그 패착을 반복해선 안 된다.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최형우는 B등급으로 FA 시장에 나왔다. B등급 선수가 이적할 경우 보상선수 제외 명단을 기존 20명에서 25명으로 확대하고, 보상 금액도 전년도 연봉의 100%로 완화한다. 향후 2~3년 동안 ‘윈 나우’를 노리는 팀이라면 최형우의 영입을 검토해볼 만한 분위기다.

최형우 측은 KIA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들의 제안도 충분히 기다리겠단 자세다. 최형우 에이전시 관계자는 “최근 KIA 구단과 협의를 이미 끝냈다는 소문이 나오는데 우리가 결정한 부분은 그 어떤 것도 없다. 최형우 선수는 12월생이라 두 번째 FA 첫해인 내년 시즌에 만 37세 나이로 뛰게 된다. 향후 최소 3년 이상은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거로 믿는다. 다른 구단들의 제안에 있어 감수해야 할 부분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과연 KIA가 팀 타선에서 없어서 안 될 존재감인 최형우를 이른 시일 내로 팀에 앉히고, 그다음 스토브리그 과제를 이어갈지 궁금해진다. 1년 전과 달라야 할 KIA의 협상 전략과 최형우를 향한 진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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