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FA 취득’ 정수빈, 올 시즌 풀타임 중견수로 준수한 활약 펼쳐

-“타격 슬럼프 극복 성과·큰 경기 강한 면모 보여줘 기쁘다.”

-“나에겐 두산이 가장 첫 번째, 90 베어스 끝까지 함께하길”

-“팀 위한 헌신이 내 매력, 앞으로도 정수빈다운 야구 보여드리겠다.”

올 시즌 풀타임 중견수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외야수 정수빈이 데뷔 첫 FA 자격을 취득해 FA 시장으로 나왔다(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풀타임 중견수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외야수 정수빈이 데뷔 첫 FA 자격을 취득해 FA 시장으로 나왔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10년여 년 전 잠실구장 중원을 거침없이 뛰어다녔던 ‘잠실 아이돌’이 어느덧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뒀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기록 이상의 가치를 보유한 FA 외야수 정수빈의 얘기다.

이렇게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FA 자격을 얻었음에도 정수빈은 여전히 ‘두산 베어스’를 향한 진한 애착을 내비쳤다. FA 시장이 나올 때 원소속팀을 향한 의례적인 립 서비스가 아니었다. 그만큼 두산을 향한 정수빈의 애정은 ‘찐’이다.

그렇다고 정수빈이 FA 시장에서 전혀 관심을 못 받을 만큼 올 시즌 큰 부진을 겪은 것도 아니다. 정수빈은 올 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146안타/ 5홈런/ 59타점/ 15도루/ 출루율 0.368로 풀타임 중견수로서 준수한 활약을 꾸준하게 펼쳤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중견수 부문 리그 4위(2.98)에 오른 정수빈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48(23타수 8안타)를 기록하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안 좋을 때가 있는데 그런 타격 슬럼프를 극복하는 능력이 이제 생긴 듯싶다. 10년 이상 프로 무대에서 뛰니까 그런 노하우가 만들어졌다. 또 큰 경기에서 강한 기록도 이어가 기쁘다. 한국시리즈 같은 무대에선 부담감보단 자신감이 더 느껴진다. 비록 팀이 이번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5위에서 시작해 3위로 올라가 한국시리즈까지 간 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정수빈의 말이다.


-허슬두의 표본 정수빈 "올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뛰며 후회 없이 야구했다."-

허슬두의 이미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가 바로 정수빈이다(사진=두산)
허슬두의 이미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가 바로 정수빈이다(사진=두산)

단순 기록을 떠나 정수빈의 또 다른 강점은 ‘강철 체력’이다. 주전 중견수로서 아프지 않고 141경기를 소화한 점은 정수빈의 건강함에 큰 점수를 줄 요소다.

정수빈은 “아무래도 어릴 때 백업 역할을 길게 맡았던 경험이 있었기에 한 경기 한 경기 뛰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크게 느낀다.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아프지 않고 계속 뛸 수 있어 좋았다. 기대했던 성적에 다소 부족했지만, 그래도 만족할 만큼 후회 없이 야구를 했다. 30대에 들어섰지만, 체력적인 문제도 전혀 안 느낀다. 20대와 비교해 주루 능력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본다”라고 자신했다.

두산은 올겨울 내부 FA 7명(투수 이용찬·유희관, 내야수 김재호·허경민·최주환·오재일, 외야수 정수빈)과 협상 테이블을 차려야 한다. 현실적으로 내부 FA 7명 모두를 잡기가 어렵기에 두산은 선택과 집중에 나서야 한다.

결국, 두산 구단은 팀 내 야수 중간층인 허경민과 정수빈을 최우선 순위로 바라보며 FA 협상에 임할 전망이다. 특히 정수빈은 팀 전력 구성상 외야 세대교체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 정수빈도 첫사랑과 같은 두산을 1순위로 생각 중이다.

정수빈은 “지금까지 형들이 FA를 하는 것만 보다가 내가 막상 FA 자격을 얻으니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가족 같은 팀인 두산에서 10년 넘게 뛰며 정도 많이 들었다. 무엇보다 두산이라는 팀이 있었기에 지금의 정수빈도 있다. FA 선수로서 좋은 대우를 받고 싶은 마음은 프로 선수로서 당연한 거다. 그래도 나에겐 두산이라는 팀이 가장 첫 번째”라고 힘줘 말했다.

-'90 베어스' 유지 소망하는 정수빈 "끝까지 함께하길"-

두산 팬들이 가장 아끼는 90 베어스 트리오인 박건우(사진 왼쪽부터)·허경민·정수빈이 끝까지 함께하자는 바람을 이룰 수 있을까(사진=두산)
두산 팬들이 가장 아끼는 90 베어스 트리오인 박건우(사진 왼쪽부터)·허경민·정수빈이 끝까지 함께하자는 바람을 이룰 수 있을까(사진=두산)

두산 팬들이 가장 아끼는 ‘90 베어스(1990년생 두산 입단 동기 정수빈·허경민·박건우)’가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은 정수빈도 마찬가지였다. 정수빈은 “그동안 우리 ‘90 베어스’ 트리오를 향해 두산 팬들이 보내주시는 사랑도 크게 느꼈다. 솔직히 우리 ‘90 베어스’ 친구들이 끝까지 함께하길 바라는 건 나도 똑같은 마음”이라며 웃음 지었다.

정수빈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스탯’ 그 이상의 가치를 보유한 선수다. 베어스 팀 색깔인 ‘허슬두’에 누구보다도 가장 잘 어울리는 이가 정수빈이다. 정수빈의 트레이드마크인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오는 다이빙 캐치 호수비와 상대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와 주루 등은 단순히 안타 하나 이상의 가치를 팀에 선물한다.

정수빈은 “솔직히 내가 겉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선수는 아니다. 그래도 두산이라는 강팀에서 팀 승리를 위해 묵묵하게 열심히 뛰어다니려고 노력했다. 겉으로 잘 보이지 않아도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느낄 수 있는 매력과 헌신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정수빈이 잔류를 택하든 이적을 택하든 앞서 언급한 팀 승리를 위한 보이지 않는 헌신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정수빈은 “나름대로 팀에 헌신하고자 한 만큼 그 가치를 알아주시면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고 넘어지며 팀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 정수빈 하면 떠오르는 정수빈다운 야구를 계속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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