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친스키와 양의지 배터리(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루친스키와 양의지 배터리(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1차전에선 선발투수로, 4차전에선 마무리 투수로. 사흘 휴식 뒤 구원 등판을 불사한 NC 다이노스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가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루친스키가 선발승과 세이브로 NC의 한국시리즈 2승을 모두 책임지며 특급 에이스의 존재감을 발휘해 보였다.

루친스키는 11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팀이 2대 0으로 앞선 7회말 1사 1루에서 구원 등판, 2.2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를 지켜냈다.

루친스키는 앞선 1차전에서 5.1이닝 1자책 호투로 선발승을 거뒀다. 경기 일정상 5일 휴식 뒤 5차전 선발등판이 예상됐지만, 2차전과 3차전을 모두 패하면서 궁지에 몰린 NC는 이날 루친스키를 출전 대기 명단에 포함시켰다. 여차하면 마운드에 올리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이동욱 감독은 이날 경기전 인터뷰에서 “(4차전 선발로) 루친스키를 빠르게 쓸까도 생각했는데, 일단 정상적으로 가려고 한다. 오늘 루친스키는 대기 상태다. 내일 휴식일이 있기 때문에, 일단 준비를 시켜둔 상태”라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루친스키는 2점 차 아슬아슬한 리드, 1루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오재일 타석에 마운드에 올랐다. KBO리그 진출 이후 지난 2년간 60경기를 모두 선발로만 등판한 루친스키다. 그러나 루친스키의 구위는 불펜에서나 선발에서나 전혀 변함이 없었다. 오재일 상대로 2구 연속 148km/h 빠른 볼로 파울을 끌어낸 뒤, 3구째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어 박세혁을 3구 만에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 없이 7회를 마쳤다.

8회말엔 조수행과 허경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빠른 볼로 카운트를 잡은 뒤 커브를 낮게 떨어뜨려 헛스윙을 유도했다. 2사후 정수빈의 2루 쪽 땅볼에 박민우의 1루 송구가 빗나가면서(실책) 변수가 되는가 했지만, 최주환을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삼진 3개로 8회를 마감했다.

9회초 지석훈의 적시 2루타로 3대 0을 만든 NC는 9회말에도 루친스키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재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호세 페르난데스를 1루 땅볼로 잡은 루친스키는 이날 3타수 3안타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한 김재호를 2구 만에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3대 0 NC 승리. NC가 2패 뒤에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2승 2패 균형을 맞췄다.

이날 루친스키는 자신이 왜 특급 에이스인지 증명해 보였다. 1차전 등판 뒤 나흘 만의 등판. 그것도 한국 무대에서 첫 구원등판이지만 위력적인 구위로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호흡을 맞춘 포수 양의지도 “오늘 너무 완벽했다. 얼마 안 쉬고 나왔는데 구위가 괜찮았고 중요한 7, 8, 9회를 막아줬다. 루친스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엄지를 세웠다.

이동욱 감독은 “원래 루친스키는 30구 정도를 던지게 할 생각이었다. 박민우의 에러로 투구수가 조금 올라갔다”며 “마지막에 교체하려고 마운드에 방문했는데, 본인이 마지막을 끝내고 싶다고 해서 맡기고 내려왔다”고 전했다.

루친스키는 최고 150km/h 속구를 비롯해 커터, 투심,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39구를 던졌다. 하루 쉬고 열리는 5차전 선발 등판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 이 감독도 “루친스키는 다음 등판은 선발로 나온다”고 예고했다. NC는 5차전에 구창모를 올릴 예정이다. 루친스키의 등판은 6차전이 유력하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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