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 투수 이영하가 2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 투수 이영하가 2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흐름에서 유리한 고지로 오를 기회를 놓쳤다. 팀 타선의 기나긴 침묵 속에 두산은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동률을 허용했다. 무득점의 아쉬움과 더불어 불펜 운영에 있어서도 아쉬움을 남긴 하루였다.

두산은 11월 21일 고척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0대 3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기록한 두산은 23일 열리는 5차전에서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을 선발 마운드에 올린다. 이에 맞서는 NC는 구창모로 맞불을 놓는다.

이날 두산은 5회까지 0대 0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다. 선발 투수 김민규가 6회 초 1사 뒤 이명기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고, 두산 벤치는 곧바로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영하는 나성범을 2루수 땅볼로 잡았지만, 후속 타자 양의지와 4구째 승부 끝에 우전 적시타를 맞고 이날 첫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폭투로 2사 3루 위기까지 맞은 상황에서 이영하는 강진성에게도 좌중간 적시타를 맞고 고갤 숙였다.

끌려가기 시작한 두산은 8회 초 박치국(1이닝 1볼넷 무실점)과 9회 초 이승진(0.2이닝 2피안타 1실점)을 올렸다. 한국시리즈 3경기 연속 등판을 이어갔던 필승조 투수들이 지는 상황에서도 등판했지만, 이승진이 9회 초 지석훈에게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을 내줬다.

결국, 3안타 3볼넷 무득점 빈타에 허덕인 팀 타선의 침묵과 함께 두산은 0대 3 완패를 당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이영하의 등판 시점이었다. 힘이 빠진 김민규의 강판 시점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최근 불안한 투구 흐름을 보였던 이영하의 등판은 결국 경기 흐름을 넘긴 결정적인 패착이 됐다.

경기 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가 가장 좋은 카드는 아니었다. (김)민규가 5회부터 힘이 빠져 던지기가 힘들다고 얘기했다. 그때 바로 (김)강률이를 붙이려고 했는데 이닝이 아직 많이 남아 영하를 조금 짧게 붙여보려 했는데 결과가 그렇게 됐다. 영하가 (양)의지하고 너무 쉽게 승부한 게 아쉬웠다”라며 아쉬웠던 경기 상황을 복기했다.

끌려가는 상황에서 필승조인 박치국와 이승진을 소모한 점도 결과론적으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두산은 5차전과 6차전에서 외국인 듀오 플렉센과 라울 알칸타라를 내세운다. 끌려갔던 4차전보단 5, 6차전에 필승조의 힘을 집중하는 선택지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2점 차라 포기할 수 없었다. 앞쪽에 나갈 투수들을 다 쓴 상황에서 치국이와 승진이가 막아주면 3점 차 안에서 원 찬스를 잡을 수 있기에 두 투수를 내보냈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5차전에 알칸타라가 아닌 플렉센을 먼저 내보낸다. 플렉센은 2차전 등판 뒤 4일 휴식을 보내고 5차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시즌 막판 많은 이닝 소화로 지쳤던 알칸타라는

6일 휴식 뒤 6차전 등판에 나서게 됐다. 휴식 일수가 달라진 ‘알-플’ 듀오의 투구 결과와 필승조 투수들의 구위 유지 여부가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