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블레이크 스넬을 교체하는 케빈 캐시 감독(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블레이크 스넬을 교체하는 케빈 캐시 감독(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대전]

“월드시리즈 경기 생각이 자꾸 머리에 떠오르더라고요.”

10월 28일 광주 경기에서 KT 위즈는 한 점 차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8이닝을 3실점으로 잘 막고 9회초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지만,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아쉽게 패했다. 그나마 2위 경쟁팀 LG도 한화에 패하면서 승차를 그대로 유지한 게 불행 중 다행.

2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전날 쿠에바스 교체 시점과 관련해 같은 날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을 떠올렸다고 했다. 이 경기에서 탬파베이 레이스 케빈 캐시 감독은 5회까지 1피안타 9탈삼진으로 역투한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을 6회 1사에서 교체했다. 철저히 기록에 기반한 판단이었지만, 구원투수 닉 앤더슨의 난조로 2점을 내주면서 결과는 실패. 탬파베이는 다저스에 우승을 내줬다.

이 감독은 6회 쿠에바스가 연속안타와 희생플라이로 3점을 내주는 과정에서도 교체 없이 계속 밀어붙였다.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빠른 교체도 고려할 만했지만, 이 감독은 쿠에바스의 이닝 소화 능력을 믿었다. 쿠에바스가 7, 8회를 실점 없이 잘 막으면서 이 기용은 성공을 거뒀다.

이 감독은 “눈으로 봐도 계속 공이 좋아지는 게 보이는데 바꿀 수가 없었다”고 했다. “1회 실투 빼면 공이 좋았다. 갈수록 구위가 좋아서 불펜투수들보다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쿠에바스를 빼자니 그렇게 지면 억울할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케빈 캐시 감독에게 쏟아진 엄청난 비난이 생각났다는 이 감독이다.

쿠에바스와 달리 이날 선발투수 소형준은 빠른 교체를 생각하고 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는 갈수록 공이 좋아지는데, 형준이는 긴 이닝을 던지면 구위가 떨어지는 게 보인다. 일찍 바꿀 수도 있을 것 같다. 여유가 있어도 오히려 중간을 써서 빨리 끝내고 싶다”고 했다.

이 감독은 “투수교체는 최대한 확률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욕을 먹든 안 먹든 간에 나는 우리 선수들을 다 알고 마음가짐과 멘탈도 안다. 밖에서 보는 사람들이 저만큼 알지는 못하지 않나. 그런 것을 고려해서 투입 시기를 정하려고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날과 30일 한화 상대 2연전은 KT의 정규시즌 순위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결과에 따라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도, 반대로 와일드카드부터 시작하게 될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아직 자력으로 우리 순위를 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승리조가 어제 경기까지 다 2연투가 됐지만, 오늘 경기까지는 필요하면 쓰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마주쳤는데 ‘나도 등판할 수 있다’고 하기에 웃으면서 ‘됐다, 마음만 받겠다’고 했다”며 “말이라도 고맙더라. 만약 오늘 경기에서 이기고 내일 경기에서 필요한 상황이 된다면 (불펜 기용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가능하면 잘해서 정상적으로 이기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KT는 조용호(좌)-황재균(3)-멜 로하스(우)-강백호(1)-유한준(지)-장성우(포)-배정대(중)-박승욱(2)-심우준(유)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 소형준은 이날 경기에서 3점대 평균자책과 국내 투수 최다승(13승)에 도전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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