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8일 LG전 승리로 한 시즌 팀 최다 패 타이 위기 탈출

-고춧가루 부대 역할에 옥석 가리기 과제까지, 최원호 감독대행의 고충

-자리 잡은 불펜 필승조와 여전히 물음표가 달린 야수진

-젊은 선수들의 연착륙과 외국인 전력 통해 5강권 싸움, 한화가 소망하는 2021년 그림

한화는 10월 28일 LG를 상대로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렸다. 연장 11회 끝 승리 뒤 기뻐하는 한화 선수단(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한화는 10월 28일 2위 싸움을 펼치던 LG를 상대로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렸다. 연장 11회 끝 승리 뒤 기뻐하는 한화 선수단(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잠실]

10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 간의 맞대결은 양 팀 간 총력전이 펼쳐진 경기였다. 가을야구 순위 싸움을 이어가는 LG는 그렇다 해도 이미 최하위 자리를 확정한 한화도 승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한화는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렸다. 이날 5회 전까지 0대 6으로 뒤지고 있던 흐름에서 한화는 팀 타선의 집중타를 통해 6대 6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후반부에선 불펜 투수들의 릴레이 역투가 이어졌다. 그리고 연장까지 돌입한 11회 초 베테랑 송광민의 결승 적시타로 짜릿한 7대 6 역전승을 완성했다.

젊은 선수들을 시험하는 옥석 가리기에 나선 동시에 고춧가루 부대 역할까지 수행해 과정과 결과를 모두 잡은 한화의 하루였다. 잔여 2경기가 남은 한화는 시즌 45승 3무 94패로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패(97패·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 2002년 롯데 자이언츠) 타이기록 수립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남부럽지 않은 한화 필승조, 내년 시즌 철벽 불펜 구축 예고-

올 시즌 한화 마운드에서 돋보이는 윤대경(왼쪽)과 강재민(오른쪽)은 최고 히트 상품이다. 필승조에 자리 잡은 두 투수의 내년 시즌 활약상도 기대된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올 시즌 한화 마운드에서 돋보이는 윤대경(왼쪽)과 강재민(오른쪽)은 최고 히트 상품이다. 필승조에 자리 잡은 두 투수의 내년 시즌 활약상도 기대된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한화는 공교롭게도 정규시즌 마지막 주 가을야구 상위권 다툼을 하는 팀들과 연달아 만나게 됐다. 10월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0대 3 패)과 28일 잠실 LG전(7대 6 승), 그리고 29일과 30일엔 대전에서 KT WIZ와의 홈 마지막 시리즈를 치른다. 상대가 순위 경쟁 팀들인데다 한화도 상위권 팀들과 맞대결 승리로 2021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필요가 있다.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도 잔여 경기에서 단순히 지는 경기 운영이 아니라 가동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마운드 총력전을 펼치겠단 뜻을 밝혔다. 최 대행은 “감독대행으로서 내가 지금 할 일은 다양한 선수들을 폭넓게 활용해 다음 감독님께 평가 지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고 지는 경기를 하진 않겠다. 투수 교체 등에선 선수 부상을 최소화하는 방향 아래 총력전을 펼치겠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 대행은 28일 경기에서 선발 김이환이 부진하다 3이닝 만에 내리고 불펜진을 가동하는 강수를 뒀다. 이후 한화는 무려 9명의 불펜 투수를 활용하며 끈질긴 연장 승부 끝에 역전승을 가져왔다. 최 대행의 말대로 투구수 30구 이내로 투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마운드 총력전을 펼친 셈이다. 오히려 승리가 더 급했던 LG 벤치와 비교해 더 총력전다운 총력전을 했단 평가도 쏟아진다.

젊은 선수들도 상위권 팀들과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은 분위기다. 특히 최 대행이 올 시즌 구축한 한화 젊은 필승조들의 활약상이 대단하다. 강재민(49G 2패 1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 2.64)과 윤대경(54G 5승 7홀드 평균자책 1.61), 그리고 김진영(57G 3승 3패 8홀드 평균자책 3.42)이 상위권 팀들과 견줘도 손색없는 투구를 펼쳤다.

기존 불펜진인 마무리 정우람과 박상원, 그리고 안영명 등과 시너지 효과를 보여준다면 내년 시즌 한화 마운드의 견고함은 꽤 높은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시즌 막판 젊은 야수진 쇼케이스, 최원호 대행 "차기 사령탑 위한 시험대"-

최원호 감독대행을 중심으로 한화 벤치는 내년 시즌 준비 과정에 도움을 주고자 시즌 막판 젊은 선수들의 활용폭을 넓히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최원호 감독대행을 중심으로 한화 벤치는 내년 시즌 준비 과정에 도움을 주고자 시즌 막판 젊은 선수들의 활용폭을 넓히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앞선 최원호 대행의 말처럼 차기 사령탑을 위한 실전 평가 지표를 남기는 것도 한화에 중요한 남은 과제다. 특히 물음표가 많이 달린 야수진이 그렇다. 최 대행도 시즌 막판 선수 기용과 관련해 많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실험이 필요한 젊은 야수들과 중견급 야수들의 기용 방향성을 잡아야 했던 까닭이다.

최 대행은 “한 경기 한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팀 상황을 고려하면 젊은 야수들을 먼저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젊은 야수들이 선발 라인업에 나오지 않는다면 경기 후반부에 활용하기가 굉장히 애매한 상황이 잦다. 그렇다고 중견급 혹은 베테랑 선수들의 타격감이 좋은데 라인업에서 빼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우선 젊은 선수들을 먼저 선발 자리에 기용하고 경기 중반부터 중견급 혹은 베테랑 선수들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최근 자주 키스톤 콤비로 선발 출전하는 유격수 조한민과 2루수 이도윤이 최 대행이 말하는 젊은 선수들의 평가 지표 작성을 위한 한 사례다. 외야수 자리에선 김민하와 임종찬, 그리고 장운호와 최인호 등이 시험대에 올랐다. 3루수 노시환과 1루수 브랜든 반즈, 그리고 지명타자 자리에 송광민과 이성열을 활용해 실험과 승리 사이에서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도 경기에 최선을 다하기 위한 방편이다.

최 대행은 감독대행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해 시즌 뒷정리를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있다. 차기 사령탑이 시행착오를 최대한 덜 겪도록 옥석 가리기와 재료 정리를 하는 동시에 선수단엔 내년 시즌 자신감을 불어넣고자 고춧가루 부대 역할까지 톡톡히 이끌고 있다.

한화 정민철 단장은 내년 시즌 한화 사령탑과 팀에 대해 현재 팀 전력을 냉철히 분석하고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지 고심하겠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한화는 내년 시즌도 팀 뼈대와 기틀 잡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레전드’ 김태균의 은퇴가 야수진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이 1군에 자리 잡는 동시에 강력한 외국인 전력으로 5강권 팀 전력을 만드는 게 2021년 한화가 소망하는 만찬 그림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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