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2020시즌 몇 안 되는 호재, 내야수 김호재(사진=삼성)
삼성의 2020시즌 몇 안 되는 호재, 내야수 김호재(사진=삼성)

[엠스플뉴스=대전]

삼성 라이온즈는 현재 리그에서 유일하게 순위가 확정된 팀이다. 남은 경기에서 전부 이기든 지든 8위라는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젊은 선수들을 골고루 테스트하며 당장 승리보다는 내년 시즌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이긴 날보다 진 날이, 좋은 일보다 악재가 많았던 시즌이지만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드는 호재도 있다. 내야수 김호재의 재발견도 그중 하나다. 입단 7년 차 김호재가 1군 데뷔 3년 만인 올 시즌 준수한 선구안과 타석에서의 좋은 접근법을 무기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호재의 장점은 타석에서 보여주는 끈질긴 모습이다. 많은 공을 던지게 하며 투수를 힘들게 만든다. 10월 17일까지 기준 타석당 투구 수 4.54개로 100타석 이상 타자 중에 리그 1위(2위 NC 권희동 4.52개). 헛스윙 비율이 낮고(9.3%) 2스트라이크 이후 커트율이 높아 투수 입장에서 상대하기 까다롭다.

시즌 성적도 타율 2할대 후반에서 3할 사이를 오가며 꾸준히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17일까지 기준 타율 0.299에 출루율 0.393으로 타율과 출루율의 차이가 거의 0.100에 가깝다. 삼성이 올 시즌 1군에 선보인 여러 20대 내야수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이다.

특정 선수에 대한 칭찬을 삼가는 허삼영 감독도 김호재에 대해선 좋은 평가를 내렸다. 허 감독은 1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김호재의 지금의 기록은 시즌 초 백업이나 경기 후반 큰 점수 차에 나와서 낸 기록이다. 타이트한 경기에 출전해서 낸 최근 성적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면서도 “좋은 능력을 발견했다”고 했다.

이번 오프시즌을 잘 보내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거란 기대도 있다. 허 감독이 생각하는 발전 방향은 스피드보다는 파워 쪽이다. 허 감독은 “김호재가 좋은 능력을 지속하려면 체력과 스피드, 근력을 보완해야 한다”며 “야수치고는 주력이 늦은 편이다. 스피드가 갑자기 빨라질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타격이나 디펜스가 견실하고, 기술이 좋은 선수”라며 “스피드보다 파워에 중점을 둔 마무리 훈련 계획을 세워뒀다. 계획만큼 따라와 준다면, 내년 시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워 향상이 올겨울 김호재의 과제가 될 거란 설명이다.

17일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김호재는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타석에선 2회초 첫 타석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팀의 선취득점을 만들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볼넷을 골라 나간 뒤 도루까지 성공했다. 1군 데뷔 3년 만의 첫 도루.

수비에서도 3회 2사 2, 3루 위기에서 김민하의 강습 타구를 침착하게 잡아내 아웃으로 만드는 멋진 플레이를 펼쳤다. 5회엔 정진호의 3루 쪽 까다로운 파울플라이를 더그아웃 난간 앞에서 잡아내는 호수비도 했다. 김호재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4대 2로 한화를 꺾고 더블헤더를 1승 1무승부로 마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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