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KBO 입찰 비리' A 팀장, 입찰방해죄로 징역 1년2개월 선고

-혐의 부인하다 법정 구속. 'KBO 범죄', 최규순 전 심판에 이어 A 팀장까지 실형

-"최근 스포츠계 비리에 단호한 법원 분위기 반영"

-심판 금품수수, 입찰 비리 은폐-축소에 혈안이던 이들은 여전히 야구계 남아

KBO는 KBO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위한 첫 정책으로 2017년 3월 9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야구협회(CBAA) 사무국에서 CBAA 및 헝달연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 체결 당시 악수를 나누는 CBAA 레이쥔 회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부터), KBO 구본능 전 총재, 그리고 양해영 사무총장(사진=KBO)
KBO는 KBO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위한 첫 정책으로 2017년 3월 9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야구협회(CBAA) 사무국에서 CBAA 및 헝달연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 체결 당시 악수를 나누는 CBAA 레이쥔 회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부터), KBO 구본능 전 총재, 그리고 양해영 사무총장(사진=KBO)

[엠스플뉴스]

2017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야심 차게 진행했던 '야구 한류' 중국 진출 사업이 법의 심판을 받았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이 사업을 진행했던 A 전 KBO 기획팀장이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엠스플뉴스는 2017년 KBO가 진행한 '야구 한류' 중국 진출 사업이 입찰 비리로 얼룩졌다는 내용의 탐사보도를 3회에 걸쳐 다뤘다. 입찰 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페럼’이란 회사가 A 전 기획팀장의 가족 기업이자 본인 회사임을 밝혀냈다.

엠스플뉴스 보도 후 문화체육관광부는 A 전 팀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A 전 팀장의 비리 의혹을 축소-은폐한다는 의심을 받던 KBO도 문체부 고발 후, A 전 팀장을 고발했다.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던 A 전 팀장은 결국 3년 후 법정 구속됐다.

[엠스플 탐사보도] ‘야구 한류’ 망친 KBO 입찰 비리 의혹

http://www.mbcsportsplus.com/news/?mode=view&cate=1&b_idx=99936820.000

[엠스플 탐사보도] 총체적 입찰 비리, KBO 팀장 ‘모의 PT’까지 했다

http://www.mbcsportsplus.com/news/?mode=view&cate=1&b_idx=99936108.000

[엠스플 탐사보도] KBO, 입찰 비리 알고도 꼬리만 잘랐다

http://www.mbcsportsplus.com/news/?mode=view&cate=1&b_idx=99935418.000

- KBO '중국에서 야구 한류 이끌겠다' 선언, 실제론 KBO 팀장이 입찰 비리 진두지휘 -

KBO 회관(사진=엠스플뉴스)
KBO 회관(사진=엠스플뉴스)

KBO는 2015년부터 ‘KBO 브랜드 세계화’를 목표로 중국 진출을 시도했다. 지도자 교류와 심판 파견, 야구장 건설 기술 등 한국야구의 노하우를 중국에 전수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양국 리그 소속팀 및 국가대표팀 경기 개최, KBO 영상 콘텐츠의 중국 내 보급, KBO 브랜드 관련 상업 활동 등이 사업 계획에 포함됐다.

원활한 중국 진출을 위해 KBO는 2016년 중국 시장 사업을 담당할 대행사를 선정했다. KBO는 이 사업의 실무를 A 기획팀장에게 맡겼다.

KBO가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를 통해 낸 ‘중국 시장 개척 마케팅 및 홍보사업’과 ‘중국 시장 진출 실행계획 수립 및 시범 운영 사업’ 입찰에서 낙찰자는 '페럼'이었다. 취재 결과 이 회사는 A 팀장의 가족 회사(실제론 본인 회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기 두 건의 입찰 낙찰가를 합하면 8억 3,000만 원이 넘었다. 문체부 지원금이 8억 원 이상이나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을,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KBO 기획팀장 회사가 따낸 것이었다. 문제는 2011년 5월 18일 설립된 페럼이 이전까진 야구나 중국 시장 진출과는 무관한 회사였다는 데 있었다.

엠스플뉴스 보도 후, 문체부는 KBO 입찰 비리를 조사했다. 문체부의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뿐만 아니라 2015년에도 A 전 팀장과 연관된 입찰 비리가 있었다. 2015년 KBO가 진행한 ‘프로야구 저변 확대를 위한 한류 마케팅 활성화(2억 2,300만 원)’와 ‘중국시장 개척을 위한 연구(4,100만 원)’ 두 사업 모두 페럼이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이러한 입찰 비리가 가능했던 이유로 'KBO 내부 조력자들의 도움'을 꼽았다.

문체부는 감사 보고서에서 “A 팀장은 제반 입찰 업무 수행과 평가위원 선정 과정에 (자신이 직접) 참여함과 동시에 A 팀장 자신을 평가위원 5인에 포함시키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당시 취재 결과 A 팀장이 세운 평가위원들은 현직 구단 관계자와 동료 KBO 직원들이었다.

- 법정 심판 받은 KBO 입찰 비리, A 전 팀장 징역 1년 2개월 선고 받고 법정 구속 -

문체부 'KBO 입찰 비리 보고서' 일부 내용(사진=엠스플뉴스)
2017년 당시 문체부 'KBO 입찰 비리 보고서' 일부 내용(사진=엠스플뉴스)

2017년 당시 문체부와 KBO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에 입찰 비리와 관련한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를 의뢰받은 서울중앙지검은 KBO 입찰 비리 건을 형사2부에 배당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오랜 수사 끝에 KBO 입찰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던 A 전 팀장은 지난해 10월 24일 입찰방해죄로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았다. A 전 팀장은 혐의를 부임하며 항소했다. 2020년 8월 13일 2심 재판부는 A 전 팀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기각과 함께 A 전 팀장은 법정 구속됐다.

법조계 인사들은 "입찰방해죄로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 되는 일은 흔하지 않다"며 "최근 스포츠계 비리에 단호한 사법부 분위기와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의 위상이 이번 판결에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는 의견을 내놨다.

A 전 팀장은 법정 구속돼 실형을 살게 됐지만, A 전 팀장의 비리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받는 이들은 아직 야구계에 남아 있다. 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는데 총력전을 펼쳤던 이들 역시 여전히 야구계 핵심에 남아 있다.

특히나 문체부가 감사보고서에서 'KBO가 입찰 비리를 인지하고서도 조사를 보류하고, 중국 진출 사업 담당자로 A 팀장이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는 지적을 했을 당시 KBO 사무총장이던 양해영 씨는 현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 사건이 터졌을 때 KBO 고위 관계자는 야구계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최규순 사건에 이어 특정언론사가 또 모함을 했다"며 "모두 무죄로 판명날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최 전 심판은 법정 구속된 뒤 실형을 살다 출소했고, A 전 팀장도 그 뒤를 밟고 있다.

김근한, 박동희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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