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무리 정우람(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한화 마무리 정우람(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일단 이정후-박병호를 막고, 만약 9회초에 점수가 나면 9회에도 정우람을 올릴 생각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1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 전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대첩’을 펼쳤다. 4시간 58분 동안 진행된 혈투에 한화도 키움도 각각 10명씩의 투수를 투입해 총 20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눈에 띈 건 한화의 8, 9회 마운드 운영이다. 5대 5 동점을 이룬 8회말 2사 1, 3루 이정후 타석에서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은 김종수를 내리고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우람은 이정후 상대로 볼넷을 내줬지만, 박병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위기를 넘긴 한화는 9회말 정우람 대신 김진영을 기용했다. 정우람은 0.1이닝만 던지고 이날 투구를 마쳤다. 이후 한화는 김진영이 9회 1이닝, 윤대경이 10회와 11회 2이닝을 막은 뒤 7대 5로 앞선 12회말 임준섭-김진욱의 이닝 쪼개기로 승리를 굳혔다.

13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최원호 감독대행은 전날 연장 혈투에 대해 “힘든 경기였다. 끝나고 나니 기운이 다 빠지더라”면서도 “기분이라도 이긴 팀이 조금 낫지 않겠다. 힘든 경기도 승패에 따라서 조금 더 업되고 다운되는 차이는 있을 것”이라 했다.

8회와 9회 투수 기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 대행은 “김종수가 원래 좌타자 쪽에 강점이 있는 선수인데, 에디슨 러셀과 승부하는 걸 보니 다음 이정후 타석이 부담스럽겠단 느낌을 받았다”며 “어차피 정우람이 준비하고 있었고, 이정후-박병호가 나오는 상황이 제일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우람을 기용했다”고 했다.

최 대행은 “정우람이 그 상황을 막은 뒤 9회초에 점수가 나면 또 올라오기로 했었다. 만약 점수가 안나면 빼고 다른 선수를 넣으려 했다”며 “정우람 선수가 잘 막아줘서 8회를 잘 넘길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한편 전날 기용한 불펜투수 9명은 이날 경기에서도 상황에 따라 불펜에 대기한다. 최 대행은 “오늘 경기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또 어제 투구수가 오늘 무조건 등판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오늘 나오는 투수도 있을 거고, 오늘 안 나오는 선수는 내일 경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은 사이드암 한현희에 맞춰 변화를 줬다. 이용규(좌익수)-노수광(중견수)-하주석(유격수)-김태균(1루수)-강경학(2루수)-브랜든 반즈(우익수)-임종찬(지명타자)-최재훈(포수)-정기훈(3루수)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다.

최 대행은 “좌타자를 몇 명 더 넣었고, 언더핸드에 약한 노시환은 뺐다. 반즈도 언더핸드에 약해 타순을 하나 내렸고, 정은원도 언더에 약하고 작년 한현희 상대성적이 좋지 않아 오늘 휴식을 줬다”고 설명했다. 최 대행은 “한현희가 좌타자 상대로 스트라이크 비율이 낮고, 4사구 비율이 높다. 좌타자를 부담스러워한다고 봤다”며 이날 라인업을 설명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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