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잠실 경기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린 허경민(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7일 잠실 경기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린 허경민(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잠실]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우승 후보로 통한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고, 마운드가 무너진 상황이지만 결국엔 어떻게든 승리를 가져간다. 악전고투 속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는 두산의 경기력엔 숫자로는 설명하기 힘든 강팀의 ‘포스’가 있다.

두산이 왜 강팀인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록은 ‘희생플라이’다. 두산은 무사 혹은 1사 주자 3루 상황에서 외야 뜬공으로 만들어내는 득점이 유독 많은 팀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5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시즌 중 2017년을 제외한 4시즌 팀 희생플라이 1위를 기록했다.

2015시즌엔 팀 희생플라이 60개로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신기록을 달성했고, 이듬해인 2016년 68개를 기록해 한 시즌 만에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2017년엔 희생플라이 47개로 잠시 쉬어갔지만, 2018시즌 63개를 기록하며 1위를 탈환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엔 무려 83개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또 한 번 역대 신기록을 경신했다.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도 두산의 차지였다.

올 시즌에도 두산의 희생 뜬공 본능은 그대로다. 8월 6일 경기까지 두산은 76경기 동안 희생플라이 40개로 압도적 리그 1위다. 2위 키움(33개)과 큰 격차로 1위를 달렸다. 특히 주자 3루 상황에서 아웃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인 비율이 52.3%로 리그 1위였고, 무사 혹은 1사 주자 3루 상황에서 타점도 161점으로 리그 최다를 기록했다.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데는 도가 튼 두산 타자들이다.

7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두산은 총 4득점 가운데 2점을 희생 뜬공으로 얻어냈다. 6회말 공격에서 3타자 연속안타로 1점을 먼저 얻은 가운데 무사 2, 3루 추가득점 찬스. 여기서 최주환이 2-0에서 박세웅의 빠른 볼을 받아쳐 중견수 쪽으로 뜬공을 날려 보냈다. 3루 주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홈을 밟아 점수는 2대 0.

계속된 1사 3루에서도 허경민이 또 우익수 쪽 뜬공을 날려 3루 주자 오재원이 득점에 성공했다. 백투백 희생플라이로 2득점. 아웃 2개를 잡고도 남은 주자를 모두 들여보낸 롯데 박세웅은 허탈한 듯 헛웃음을 지었다. 넓은 외야를 십분 활용한 생산적인 아웃으로 득점을 만들어낸 두산의 공격이 빛난 장면이다.

두산과는 대조적으로 롯데는 주자 3루 상황에서 외야 뜬공에도 점수를 얻지 못했다. 2회초 무사 1, 3루 상황. 여기서 안치홍이 우익수 박건우 쪽으로 향하는 뜬공을 날렸다. 충분히 3루 주자가 들어올 수 있는 타구로 보였다.

하지만 박건우가 공을 잡자마자 빠르게 홈으로 던졌고, 약간 높은 송구는 노바운드로 포수 박세혁의 미트에 꽂혔다. 3루 주자 한동희는 여유 있게 태그아웃. 롯데의 선취득점 기회를 무산시킨 호수비였다. 롯데로선 8대 4로 대역전승을 거뒀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오래도록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될 뻔했다.

이날 경기에서 희생 뜬공 2개를 추가한 두산은 77경기에서 총 42개의 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78.5개를 기록할 페이스다. 2018시즌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팀 희생플라이 1위가 보인다.

참고로 KBO리그 역대 한 시즌 팀 희생플라이 1위부터 4위까지가 전부 두산 베어스 차지다. 주축 선수가 빠지고, 마운드가 흔들려도 두산이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힘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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