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고우석이 극적인 세이브를 기록한 뒤 유강남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고우석이 극적인 세이브를 기록한 뒤 유강남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시선은 이미 가을을 향해 있다. 시즌 초반 불의의 무릎 부상으로 장기간 재활에 매진했던 고우석은 세이브 기록 욕심을 버렸다. 지난해 짧았던 가을의 아쉬운 추억을 다가오는 가을엔 반드시 만회하겠단 고우석의 각오다.

고우석은 올 시즌 10경기에 등판해 3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 9.00을 기록했다. 5월 초 개막 첫 주간이 지난 뒤 곧바로 왼쪽 무릎 연골 손상으로 수술을 받은 고우석은 2개월이 지난 7월 11일에서야 1군 복귀전을 치렀다.

1군 복귀 뒤에도 고우석의 투구는 사실 불안했다. 고우석은 8월 6일 기준으로 1군 복귀 뒤 8경기 가운데 5경기에서 실점을 내줬다. 하지만,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보여준 고우석의 공은 앞선 우려를 씻게 했다. 이날 고우석은 팀이 6대 4로 앞선 9회 말 등판해 3타자 연속 삼진으로 깔끔한 세이브를 달성했다. 이날 고우석의 속구 최고 구속도 153km/h까지 나왔다.

LG 류중일 감독은 아무래도 세이브 상황에서 나가는 마음가짐이 달랐을 거다. 속구 구속이 153km/h까지 나왔으니까 말 그대로 ‘대포알’이었다. 슬라이더와 커브 변화구도 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잘 들어갔다. 보는 나도 기분이 정말 좋을 정도였다.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라면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빗맞는 안타가 나올 수 있는 맞춰 잡는 투수 유형은 위험하다라며 고우석의 구위 회복에 미소 지었다.

벌써 가을야구를 그리는 고우석 "PS에서 최상의 컨디션 만들겠다."

고우석은 8월 5일 광주 KIA전에서 올 시즌 가장 좋은 구위의 공을 던졌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고우석은 8월 5일 광주 KIA전에서 올 시즌 가장 좋은 구위의 공을 던졌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고우석은 타이트한 세이브 상황에서 올라가는 상황에서 집중력이 더 발휘된다고 털어놨다. 고우석은 아무래도 세이브가 아닌 상황과 세이브 요건인 상황이 똑같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개인적으로 점수 차가 크면 오히려 더 어렵더라. 점수 차가 크면 약간 긴장이 풀려 마음을 다잡는 게 쉽지 않다. 올 시즌엔 변화구 제구가 괜찮아 속구 제구가 흔들리면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으려고 한다. 그게 잘 통하는 듯싶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무릎 재활 과정에서 체중을 감량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와 비교해 고우석은 6~7kg을 감량했다. 고우석은 “체중을 크게 감량하겠다고 의도한 건 아니다. 여기서 더 살이 찌면 안 된단 생각으로 관리에 들어갔다.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더 가볍게 던지는 느낌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며 미소 지었다.

고우석은 지난해 입단한 정우영, 그리고 올 시즌 신인 이민호와 김윤식 등 뛰어난 구위를 지닌 후배들의 등장에 자극을 받았다. 고우석은 “내가 신인일 때 선배들이 ‘너 같은 후배는 3~4년마다 한 명씩 들어온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이제 1년마다 좋은 후배 투수들이 계속 나오더라(웃음). 나도 그런 후배들의 활약을 보며 더 열심히 하게 된다”라고 힘줘 말했다.

고우석은 전반기 공백이 있었던 만큼 세이브 개수에 대한 욕심보단 가을야구를 향한 열망을 먼저 내비쳤다.

블론세이브을 최소화해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러다 보면 남은 시즌 기록은 따라온다고 본다. 솔직히 시즌 초반부터 긴 부상 공백 때문에 세이브 개수 욕심은 크게 없다. 현재로선 가을야구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그저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운드에서 던지고 싶은 마음뿐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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