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에이전시들, 도 넘는 선수 악플에 강경 대처 발표

-“가족 건드리고 ‘너도 죽어라’ 충격 악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연예 뉴스 댓글은 폐지했는데 스포츠 뉴스 댓글은 왜 유지합니까?”

-“도 넘는 댓글은 선처 없이 법적 대응, 온라인 팬 문화 자정 효과 기대”

선수와 가족을 향한 악플 문화에 스포츠 선수들이 심적 고통을 받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선수와 가족을 향한 악플 문화에 스포츠 선수들이 심적 고통을 받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스포츠 선수들을 향한 도가 넘는 악플에 에이전시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무분별한 악성 댓글과 모욕, 명예훼손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던 스포츠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악플과의 전쟁’ 선언이다.

박병호, 김현수, 양의지, 안치홍 등이 속한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8월 3일 앞으로 소속 선수들에 대한 댓글, 다이렉트 메시지, 커뮤니티 게시물 등을 통한 모욕, 허위사실 유포, 신용훼손, 명예 훼손, 업무 방해 등에 대해 법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특히 선수의 가족에 대한 인신공격 및 명예 훼손 등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오지환, 채은성, 채태인 등이 속한 에이전시 (주)플레이아데스도 4일 성명문을 내고 소속 선수들은 물론 그의 가족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과 다이렉트 메시지 등을 통한 도를 넘는 비방에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엠스플뉴스가 ‘악플과의 전쟁’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두 에이전시의 얘길 직접 들어봤다.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이예랑 에이전트 “가족을 건드리는 건 가장 비열한 악플”

오래 전부터 악플에 시달리는 선수들도 이제 적극적인 대처에 나설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오랫동안 악플에 시달린 선수들도 이제 적극적인 대처에 나설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선수들을 향한 악플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처를 발표했습니다. 계기가 궁금합니다.

최근에 갑자기 나온 얘긴 아닙니다. 예전부터 꾸준히 악플 얘길 많이 보고 듣고 있었어요. 특히 개인 SNS로 가족을 건드리는 악플들은 수위를 넘었다고 봅니다. 악플 법적 대처 발표 뒤 팬들이 따로 보내주신 자료들도 봤는데 정말 심각한 수준이더라고요.

어느 정도 수준이었습니까.

물론 프로선수로서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족을 건드리는 건 정말 비열한 악플입니다. 가족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길 저주하는 동시에 선수가 부진한 날엔 ‘너도 죽어라’라는 악플을 서슴지 않고 씁니다. 이런 내용을 개인 SNS로 끊임없이 보내는 거예요.

선수들도 심적인 고통이 심각했겠습니다.

직접적으로 그런 악플을 보고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선수들이 있었고요. 그런 수준인지 몰랐는데 주위에서 악플 내용을 보내줘서 알게 된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법적 대처에 생각이 없었던 선수들조차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내용을 보니까 결심을 하게 되더군요.

포털 사이트 스포츠 뉴스 댓글 작성을 금지해야 한단 지적까지 나옵니다.

사실 저희가 얘기하는 법적 대응 대상은 일반적인 스포츠팬들을 지칭하는 게 아닙니다. 선수의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팬들이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포털 사이트 댓글 얘긴 조심스러운 부분이고요. 우선은 도가 지나친 악플들을 살펴보고 있어요. 아마 ‘왜 저렇게 대응하지’라고 생각하시는 일반 스포츠팬들도 악플 수위를 직접 본다면 ‘이건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올 겁니다.

악플에 대한 강력한 대처로 스포츠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성숙한 응원 문화가 자리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가 악플 대처를 발표하고 나서 선수 아버지 한 분이 ‘용기를 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힘내세요’라고 연락이 오셨습니다. 선수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를 더 느끼게 됐죠. 현재 계속 악플 사례를 모으고 있는데 선처는 없을 겁니다. 스포츠 선수들도 ‘사람’이잖아요. 이번 일을 계기로 온라인 팬 문화에 자정 능력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플레이아데스에이전시 정한범 에이전트 “악플은 오지환 선수만이 아닌 모든 스포츠 선수의 문제”

오지환 선수를 향한 도를 넘는 악플이 쏟아진 가운데 소속 에이전시에선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사진=엠스플뉴스)
오지환 선수를 향한 도를 넘는 악플이 쏟아진 가운데 소속 에이전시에선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사진=엠스플뉴스)

최근 오지환 선수와 가족들을 향한 악플에 대한 강경한 대처를 발표했습니다.

오지환 선수 가족 측에서 먼저 악플에 대한 문제를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실 저희는 오지환 선수에만 이런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아요. 결국, 모든 스포츠 선수가 악플로 고통을 겪는 상태고 대처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가족을 향한 악담 등 악플 수준이 그만큼 심각한 상태입니다.

선수들이 하는 플레이에 대한 정확한 비판은 얼마든지 수긍하겠습니다. 그런데 말씀드리기도 거북한 도를 넘는 악플은 정말 아니잖아요. 남의 자식까지 건드리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고 봅니다.

포털 사이트 스포츠 뉴스 댓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예 뉴스 댓글 작성은 금지됐습니다. 그런데 왜 스포츠 뉴스 댓글 작성은 그대로 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사실 저희는 선수들이 이런 악플을 아예 보지도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참을 수 없을 만큼 도를 넘는 악플이 계속 나오니까 이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선처 없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겠습니다.

소속 선수에게 달리는 댓글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경고와 삭제 요청을 우선 하되 정말 도를 지나치는 악플은 선처 없이 법적 절차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선수들이 심적인 동요 없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계속 돕겠습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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