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8월 시작하자마자 4연패 수렁 빠졌다

-전반기 순항 원동력인 팀 선발진부터 흔들리기 시작

-지쳐가는 주전 야수진, 팀 타선에도 새로운 활력소 필요

-퓨처스팀 준비한 예비 자원들 활용도 높일 필요 있어

KIA 에이스 양현종도 6회를 못다 채우고 내려오며 팀의 4연패를 막지 못했다(사진=KIA)
KIA 에이스 양현종도 6회를 못다 채우고 내려오며 팀의 4연패를 막지 못했다(사진=KIA)

[엠스플뉴스=광주]

KIA 타이거즈는 고난의 8월을 맞이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위권 경쟁에 나서는 듯했지만, 8월 시작과 함께 4연패에 빠지며 공동 5위까지 내려갔다.

전반기 동안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기에 KIA를 향한 바깥의 기대치는 그만큼 올라갔다. 후반기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전반기 때 보여준 선수 기용 패턴에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준비 중인 예비 자원들의 활용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단 뜻이다.

장점인 선발 마운드부터 흔들린 KIA의 8월 4연패

8월 들어 4연패에 빠진 윌리엄스 감독은 반등 해결책을 찾고자 고민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8월 들어 4연패에 빠진 윌리엄스 감독은 반등 해결책을 찾고자 고민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KIA의 8월 4연패 과정을 되돌아보면 전반기 동안 강점이었던 팀 선발진이 흔들렸다. 에런 브룩스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선발 투수가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실패했다. 경기 초반 실점으로 밀리는 경기 양상이 되자 KIA 타선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여기서 굳건했던 불펜진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전-문’으로 불리는 필승조에서 문경찬은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뒤에도 시즌 초반 좋았던 흐름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문경찬은 8월 5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KIA가 4대 5로 뒤지고 있던 9회 등판해 오지환에게 뼈아픈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필승조의 핵심인 박준표의 이탈이 가장 뼈아프다. 좌타자와 우타자를 가리지 않는 사이드암 투수 박준표는 7회와 8회 사이 시점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 팀의 리드를 지켜왔다. 박준표는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떨어지는 덤벨을 잡으려다 손가락 인대를 다쳐 8월 4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KIA 관계자는 박준표의 경우 손가락을 심하게 다친 건 아니지만, 통증을 느끼는 상태다.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필승조 재편도 결국 필요하다. KIA 매트 윌리엄스 감독은 “전반기에 가능성을 보여준 정해영이 6회에서 8회 사이 필승조 역할을 상황에 따라 맡을 수 있다. 공격적인 피칭을 높게 평가한다”라며 정해영의 필승조 승격을 시사했다. 정해영은 5일 경기에서 그나마 무실점 투구(1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2볼넷 무실점)를 펼친 불펜이었다.

야수진에서도 고민 지점이 있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흔들리고 있다. 박찬호는 최근 출전한 10경기에서 타율 0.138/ 4안타/ 3타점/ 12삼진/ 3볼넷에 그쳤다. 박찬호는 올 시즌 KIA가 소화한 72경기에서 모두 그라운드 위에 섰다. 그만큼 체력적인 소모가 심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박찬호의 경우 최근 타석에서 마음이 급해 보인다. 어제 수비 도중 충돌도 있었고 오늘 하루 휴식을 부여하고자 한다. 경기 뒤에도 박찬호와 긴 대화를 나눴다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5일 경기 선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규성이 박찬호 대신 선발 출전했다. 김규성의 경우 수비는 나름대로 안정적이었지만, 타석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야수진에서도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한 분위기다.

박흥식 퓨처스팀 감독 "좋은 예비 자원 충분히 준비, 후반기 1군에 큰 도움 될 것"

박흥식 퓨처스팀 감독은 어려움에 빠진 1군을 도와줄 예비 자원들이 잘 준비됐다고 강조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박흥식 퓨처스팀 감독은 어려움에 빠진 1군을 도와줄 예비 자원들이 잘 준비됐다고 강조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결국, KIA 퓨처스팀에서 준비 중인 예비 자원이 1군에 올라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KIA 박흥식 퓨처스팀 감독은 1군에 2군 선수들의 일일, 주간, 월간 단위로 상세한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1군에서 누가 다치거나 부진할 때 그 자리를 바로 채워줄 수 있도록 퓨처스팀 코치진이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몇 년 뒤를 내다보고 키우는 선수도 있지만, 당장 1군에 도움 될 수 있는 선수들도 분명히 준비돼 있다라고 전했다.

박 감독이 현재 마운드에서 활약을 기대할 만한 자원으로 꼽는 투수는 남재현과 박진태, 그리고 차명진이다. 박 감독은 “특히 남재현의 구위가 최근 가장 돋보였다. 1군에서 충분히 자기 몫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감독의 말대로 남재현은 5일 1군 엔트리에 등록돼 깜짝 활약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최근 KIA 국내 선발진 모두 흐름이 좋지 않았다. 어쩌면 새로운 얼굴을 선발진에서 활용하는 것도 분위기 전환의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야수진에선 내야수 류지혁의 햄스트링 부상 회복이 급선무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류지혁의 복귀야말로 KIA 야수진 운영에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다. 박 감독은 류지혁의 경우 퓨처스 실전 경기 투입이 가능한 상태다. 수도권 비 예보로 이번 주 수원 원정시리즈엔 데리고 오진 않았다. 1~2주 정도 실전 경기를 뛰어도 문제가 없다면 8월 안으로 1군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윤호와 장영석 등 시즌 초반 1군 출전 기회를 받은 뒤 함평 2군에서 담금질을 하는 자원들도 반등을 노릴 수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퓨처스팀으로 내려가는 선수들에게 ‘왜 1군에서 너를 말소하고 퓨처스팀에서 무엇을 보강하면 다시 1군으로 부르겠다’라는 설명을 한 명씩 다 해주는 스타일이다. 그런 점이 퓨처스팀 선수들에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박 감독은 올 시즌 1군에서 뛰다가 퓨처스팀으로 내려온 선수들의 표정이 마냥 어둡지가 않다. 윌리엄스 감독의 주문대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자 더 눈에 불을 켜고 노력 중이다. 후반기 때 이들의 활약상을 기대할 만하다라고 강조했다.

KIA는 전반기 전력 이상의 성과가 나왔단 평가를 받는다. 후반기 특히 8월은 KIA에 고난의 시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8월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향방도 걸려 있다. 퓨처스팀을 향한 ‘S.O.S’도 고난의 시기를 넘길 방법 가운데 하나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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