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베테랑 포수 이성우, 선발 출전마다 알짜배기 활약

-시즌 타율 3할 고지까지 등극, "수비가 먼저, 공격 지표 신경 안 쓴다."

-"타석에서 결과에 쫓기지 않으니까 심적으로 부담감을 안 느낀다."

-"아직 기록이 없는 3루타 하나가 소망, 끝까지 열심히 달리겠다."

LG 베테랑 포수 이성우(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LG 베테랑 포수 이성우(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잠실]

1981년생 LG 트윈스 포수 이성우는 올 시즌에도 놀라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당장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에 이성우는 백업 포수로서 안정적인 수비와 더불어 시즌 타율 ‘3할’에 오르는 알짜배기 공격력까지 선보인다.

7월 30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도 이성우는 친정팀을 울렸다. 이성우는 이날 멀티히트 경기와 더불어 5회 초 0의 균형을 깨는 결승 1타점 2루타로 맹활약했다. 선발 투수 임찬규(5.2이닝 1실점)와의 호흡도 돋보였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출전하는 백업 포수 역할이지만, 이성우는 자신이 나가는 경기마다 존재감을 과시 중이다.

LG 류중일 감독도 이성우의 활약상에 활짝 미소 짓는다. 류 감독은 “이성우가 일주일에 한 경기 정도 선발 출전하는데 나갈 때마다 잘 치고 포수 리드도 좋다. 투수에게 힘을 주는 메시지를 잘 전달한다. 투수마다 각자 편안하게 느끼는 포수가 있기에 특정 투수와 맞춰 선발로 들어가는 것도 있다”라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성우는 올 시즌 7월 31일 기준으로 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 12안타/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5월 2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나온 데뷔 첫 만루 홈런과 6월 11일 잠실 SK전에서 나온 결승 홈런은 이성우의 야구 황혼기를 더 빛내주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성우는 ‘시즌 타율 3할’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성우는 “개인적으로 타격 수치는 신경 쓰지 않는다. 포수로서 포일과 도루 저지에서 아직 경쟁력을 있단 걸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그저 후배들과 함께 미련을 남기지 않고 야구할 뿐이다.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단 생각으로 뛴다”라며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그간 타격에서 돋보인 선수가 아니었지만, 이성우는 뒤늦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재미에 눈을 떴다.

예전엔 한 타석에 결과를 보여줘야 살아남으니까 쫓기는 마음이 컸다. 심적으로 야구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타석에서 쫓기는 게 많이 없어졌다. 경기에서 후회 없이 미련 없이 휘두르자는 하자는 생각이다. 결과에 대한 심적인 부담감이 없어지며 타석에서도 좋은 결과 나오는 듯싶다. 내가 타율 3할이나 10홈런을 기록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니까 더 그렇다. 이성우의 말이다.

그렇다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가볍게 건네지도 않는다. 이성우는 “1군에 올라오는 젊은 2군 선수들을 보면 내가 예전에 경험했던 아쉬운 부분이 눈에 보인다. 그렇다고 내가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야구해’라는 말을 쉽게 해줄 수 없다. 그런 부분은 말만 들어선 알 수 없다. 직접 경험해봐야 느끼는 부분이 있다”라고 바라봤다.

이성우의 마지막 소망은 3루타 "끝까지 달려보겠다."

이성우는 올 시즌 만루 홈런과 결승 홈런 등 놀라운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사진=LG)
이성우는 올 시즌 만루 홈런과 결승 홈런 등 놀라운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사진=LG)

이성우는 올 시즌 주로 임찬규와 호흡을 맞췄다. 임찬규는 올 시즌 13경기에 등판해 7승 3패 평균자책 3.57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정 투수에 맞추는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까 임찬규와 켈리 등판 때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임찬규의 경우 최근 좋은 결과가 연이어 나와 자신감을 얻은 점이 크다. 스프링캠프와 연습 경기 때 안 좋았지만,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정규시즌을 잘 소화하는 사례도 봤다. 찬규한테도 개막 전 ‘아직 시즌이 시작도 안 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금 실망할 필요도 없고 잘 준비하면 좋은 기회가 올 거다’라고 말해줬다.” 이성우의 말이다.

이성우는 남은 야구 인생에서 하나 남은 버킷 리스트로 3루타를 꼽아 눈길을 모았다. 이성우는 “1군 기록에서 유일하게 3루타가 없다. 걸음이 느려 3루타를 기록하기 힘든데 하나 정도는 치고 야구를 그만 두고 싶다(웃음). 평생 야구하면서 3루타를 기록한 적이 없는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보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성우는 수비 실력이 떨어지지 않는 한 포수 마스크를 손에서 놓지 않고자 한다. 불혹이 넘는 나이에도 포수 마스크를 쓴 이성우의 열정에 팬들의 감동도 배로 늘어난다.

만약 포수 수비가 안 된다면 그만두겠단 생각이다. 내년에 더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늘과 내일, 그리고 올 시즌만 생각하고 있다. 내년까지 해야겠단 생각도 안 하고 있다. 사람이 살다보면 그렇게 마음을 먹었어도 후회하고 미련도 남는다. 한 타석이든 1이닝 수비든 그런 미련을 남기지 않기기 위해 모든 걸 불태우겠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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