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슈퍼루키 이민호, 1위 NC 다이노스 상대로 6.2이닝 2자책 호투

-최고 147km/h 위력적 속구, 국내 선발 중에 가장 빠른 슬라이더

-평균 6이닝 소화…NC전도 1회 3실점 뒤 7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텨

-윌켈차 무너진 LG, 이민호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내가 LG의 에이스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내가 LG의 에이스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

5선발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에이스였다. LG 트윈스 슈퍼루키 이민호가 리그 1위 팀 NC 다이노스 상대로도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두산, KT에 이어 NC까지 강타선을 차례로 이겨내며 에이스 시험대를 통과한 이민호다.

이민호는 7월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전에 선발등판, 6.2이닝 동안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내려갔다. 비록 경기는 6대 6 무승부로 끝났지만, 자신이 왜 차세대 에이스인지 증명한 이민호의 피칭만큼은 빛났다.

에이스의 첫 번째 조건은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다. 이민호는 속구 평균 145.1km/h로 리그 국내 선발투수 중에 가장 빠른 포심 패스트볼 구속을 자랑한다. 이날도 최고 147km/h의 힘 있는 속구를 앞세워 시원시원한 피칭을 선보였다. 평소 속구 구사율(49.4%)보다 훨씬 구사율을 높여(62.9%) 힘으로 윽박지르는 투구를 했다.

여기에 최고 143km/h에 달하는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했다. 이민호의 슬라이더 평균구속은 138.8km/h로 리그 국내 선발투수 중에 1위다. 전체 선발투수 중에서도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 LG 타일러 윌슨 다음으로 빠른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이민호다. 슬라이더 구종가치도 6.3으로 국내 선발 중에 NC 구창모(9.1)에 이은 2위.

긴 이닝을 책임지는 능력도 에이스의 조건 중 하나다. 이민호는 이날 포함 6차례 선발등판에서 한 번도 5회 이전에 내려가지 않았다. NC 강타선을 만난 이 날은 초반이 다소 불안했다. 1회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위기를 맞았고 실책이 겹쳐 3점을 내줬다. 반면 LG 타선은 1회말 무사 1, 2루와 2사 만루 기회를 소득 없이 날렸다. 평범한 19살 신인 투수라면 멘탈이 붕괴할 만한 시나리오 전개였다.

그러나 이민호는 무너지지 않았다. 언제 흔들렸느냐는 듯 2회부터 안정을 찾아, 7회 2사까지 단 1점의 추가점도 내주지 않고 버텼다. 오히려 먼저 무너진 건 NC 외국인 선발 마이크 라이트였다. 라이트는 17타자 중의 12타자 상대로 초구 볼을 던지는 제구 난조 속에 2.1이닝 만에 내려가 시즌 첫 조기강판을 당했다. 이날 경기까지 이민호의 평균 투구이닝은 6.00이닝, 평균투구수는 105.33구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이민호(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마운드를 내려가는 이민호(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에이스는 타선 지원을 못 받아도, 수비와 불펜 도움을 받지 못해도 울지 않는다. 이민호의 첫 5차례 선발등판에서 경기당 득점지원은 2.12점. 롯데 댄 스트레일리(2.41점)보다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NC전에선 웬일로 타선이 6점을 뽑아내나 했더니, 이번엔 불펜이 불을 질렀다. 8회 올라온 김대현이 애런 알테어와 김성욱에 홈런을 맞고 6대 6 동점을 허용한 것. 지난해까지 윌슨을 따라다녔던 불운이 올해는 이민호에게 옮겨붙은 모양새다.

에이스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약팀, 강팀 가리지 않고 잘 막아내야 에이스다. 이민호의 데뷔 첫 선발등판 상대는 삼성(5.1이닝 무실점)이었다. 이후 두 번째 등판에서 삼성(7이닝 2실점), 세 번째 등판에서는 SK(7이닝 1실점)를 상대했다. 삼성은 팀 OPS 7위(0.742), SK는 팀 OPS 9위(0.678)로 강타선과는 거리가 먼 팀이다.

대진운이 좋았던 것일까. 그러나 이민호는 리그 최고 화력을 자랑하는 두산 상대로도 5이닝 2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두 차례 구원등판까지 합하면 두산전 3경기 9이닝 3실점(2자책)이다. 이어 홈런 1위 멜 로하스가 있는 KT 위즈 상대로도 5이닝 1실점, 팀 홈런 1위 NC 상대로도 6.2이닝 2자책으로 버텼다.

12일 현재 이민호의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는 1.70승으로 LG 팀 내 1위다. 선발등판 WAR만 따로 집계해도 1.58승으로 1위. 리그 전체로 따져도 전체 10위, 국내 선발 4위에 해당하는 놀라운 성적이다. 19살 에이스 이민호의 호투는 ‘윌켈차’ 트리오의 딴 세상 피칭으로 선발진이 무너진 가운데서도 LG가 4강권을 유지하는 힘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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