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머신 황재균(사진=KT)
KT 위즈의 머신 황재균(사진=KT)

[엠스플뉴스]

앞으로 KT 위즈와 상대하는 투수는 이를 꽉 물고 마운드에 오르는 게 좋겠다. KT의 ‘머신’ 황재균이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을 딛고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안 그래도 쉬어갈 곳 없던 KT 타선이 황재균의 반등과 함께 더 강해지고 단단해졌다.

황재균은 7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3루수 겸 2번타자로 선발출전, 멀티히트 포함 1득점 1타점 활약을 펼쳤다. 황재균의 활약으로 KT는 키움 특급 마무리 조상우를 무너뜨리고 3대 2 역전승을 챙겼다.

이날 황재균의 기록은 2안타지만, 실제로는 3안타 경기나 마찬가지였다. 1회 첫 타석에서 아쉽게 안타를 도둑맞았기 때문이다. 1회초 에릭 요키시 상대로 날린 우전 안타성 타구가 1루심의 오심과 1루주자 배정대의 판단착오로 ‘우익수 앞 땅볼’로 둔갑했다. 비디오판독 결과 ‘우익수 플라이’ 판정은 번복됐지만, 1루 주자가 2루 포스아웃으로 처리돼 황재균의 안타는 인정되지 않았다.

첫 타석 이후 잠잠하던 황재균의 방망이는 1대 2로 뒤진 8회말 다시 터졌다. 선두타자로 나온 황재균은 바뀐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갔다. 그리고 2아웃 이후 유한준의 내야 땅볼 때 나온 김하성의 악송구 실책으로 홈까지 밟았다. 2대 2 동점.

9회말엔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2사 2루에 상대 투수는 조상우. 2낫싱 불리한 카운트에서 볼 하나를 골라낸 황재균은 4구째 150km/h 속구를 정확하게 받아쳐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 안타를 만들었다. 강백호가 홈을 밟아 그대로 경기 종료. 60.8%였던 KT 승리확률은 황재균의 안타 한 방에 100%가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황재균의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6월 23일 NC전 기준 타율 0.256에 장타율 0.372로 바닥을 쳤고, 6월 3일 두산전 2호 홈런 이후 13경기 연속 홈런 가뭄에 신음했다.

그러나 25일 NC와 더블헤더에서 2경기 3안타를 때려내며 발동을 걸었고, 27일 한화전 시즌 3호 홈런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렸다. 7월엔 1일 LG전 3안타, 2일 LG전 멀티히트, 3일 키움 전에서도 3안타 같은 2안타 경기로 최근 5경기 중에 4경기에서 멀티히트를 날렸다. 시즌 성적은 어느새 타율 0.294에 장타율 0.466으로 커리어 수준에 근접했다.

황재균의 회복세에 이강철 감독도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 감독은 “황재균이 살아나니까 감독으로서 움직이기 편하다. 장타력도 있고, 공·수·주에서 여러 가지를 다 할 수 있는 선수다. 운영이 편해졌다”고 했다. 이어 “타석에서 조금 자신이 없는 모습이었는데, 최근 자신감이 생겼고 수비도 더 안정됐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지금같이 해줬으면 좋겠다”면서도 “황재균에게 기대하는 게 많다. 중심타선에 들어갈 정도로 잘 쳐준다면, 우리 팀이 훨씬 강해질 거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황재균은 이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도움에 감사를 전했다. 황재균은 3일 경기 후 “평소 코치님들께서 잘 지도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타격감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컨디션이 살짝 떨어졌을 때도 나를 계속 믿어주신 감독님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팬 여러분도 나도 현장에서 함성 소리를 듣지 못해 많이 아쉽다. 입장하시는 날까지 컨디션 유지해서 팬분들 앞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중심타선 OPS 리그 1위(0.978)로 막강한 파괴력을 자랑하는 KT 타선. 반면 1~2번의 OPS는 0.753(7위)으로 다소 아쉬웠다. 그러나 88억 머신 황재균이 살아나면서, KT는 상대 투수가 쉬어갈 곳 없는 강력한 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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