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용찬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두산 이용찬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수원]

변화구에 웃었다가 변화구에 울었다. 두산 베어스 이용찬이 초반 위기 이후 변화구 위주로 패턴을 바꿔 잠시 안정을 찾았다가, 변화구 피홈런 2개로 고갤 숙였다.

이용찬은 6월 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 선발등판, 5이닝 동안 9피안타(2피홈런) 4실점을 기록했다. 많은 안타와 홈런을 맞고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올 시즌 부진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7개째 홈런을 허용하며 NC 김영규와 리그 최다 피홈런 공동 1위가 됐다.

1회 시작부터 불안했다. 1회말 1아웃을 잡은 뒤 5타자 연속안타로 2점을 내줬다. 배정대에 빠른 볼 우전안타-조용호에 2구 포크볼로 2루타-멜 로하스에 초구 빠른 볼로 안타-박경수에 3구째 속구 좌전안타-장성우의 초구 좌전안타까지 대부분의 안타가 빠른 카운트에 속구 타이밍에 나왔다. 그나마 1사 만루에서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끝낸 게 이용찬 입장에선 다행이었다.

2회부터는 패턴을 바꿔 대응했다. 평소보다 스피드가 떨어진 속구 구사를 줄이고 커브와 포크볼 위주로 방향을 틀었다. 결과는 2회와 3회 연속 삼자범퇴. 2회엔 내야땅볼 2개와 외야뜬공 하나로, 3회엔 외야뜬공 2개와 삼진 하나로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구사율을 높인 변화구가 4회 이후 발목을 잡았다. 4회말 1사후 황재균 타석. 2-1에서 던진 바깥쪽 낮은 커브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용찬의 시즌 6번째 피홈런.

5회말 2사 후에도 또 홈런을 맞았다. 로하스 상대 풀카운트에서 던진 몸쪽 낮은 커브가 좌익수 뒤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시즌 7호 피홈런. 이 홈런으로 점수는 0대 4로 벌어졌다. 5회까지 96구를 던진 이용찬은 6회부터 문대원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타선이 소형준 상대로 꽁꽁 묶이면서 팀은 2대 7로 패배, 이용찬의 시즌 성적은 1승 3패가 됐다.

이날 이용찬은 평소보다 전체적으로 속구 구속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시즌 첫 등판 때 평균 143.7km/h였던 스피드가 직전 SK전 때는 140.7km/h까지 떨어졌고, 이날은 대부분의 속구가 130km/h 후반대에 그쳤다. 여기에 주무기 포크볼도 최고구속이 127km/h로 시즌 평균(128.8km/h)만큼도 나오지 않았다. 한창 타격감이 좋은 KT 타선을 제압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속구 힘이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자 변화구 위주로 패턴을 바꿨지만 잠시뿐, 결과적으로는 많은 변화구 구사가 결정적인 홈런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이용찬의 7개 피홈런은 전부 변화구를 던지다 맞은 홈런이다. 포크볼 피홈런이 4개, 커브 피홈런이 3개다. 지난해엔 15피홈런 중에 포크볼이 3피홈런, 커브가 1피홈런이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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