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캡틴 최 정의 2020시즌 출발은 힘겨운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SK 와이번스와 캡틴 최 정의 2020시즌 출발이 힘겹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문학]

SK 와이번스 ‘캡틴’ 최 정의 침묵은 길어도 너무 길었다. 5월 24일까지만 해도 최 정의 올 시즌 타율은 0.125로 바닥을 향했다. 최 정의 침묵 속에 팀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주장 완장의 무게감은 더 크게 느껴졌다.

오랜 기간 부진에도 SK 염경엽 감독은 “그래도 최 정은 꼭 살아나야 할 중심 타자”라며 굳건한 믿음을 내비쳤다. 선발 라인업 제외도 두 차례뿐이었다. 다행히 주중 두산 베어스 원정 시리즈부터 최 정의 타격감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최 정은 26일 2안타, 27일 4볼넷, 28일 2안타 3타점 경기를 펼쳤다. 염 감독은 4볼넷을 얻은 최 정을 향해 “나쁜 공에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다”라며 기뻐했다.

29일 문학 한화 이글스전에선 솔로 홈런 하나를 포함한 멀티히트로 팀의 8대 6 승리에 힘을 보탰다. 1회 말 한화 선발 투수 김민우를 상대로 날린 중요한 선제포였다. 무엇보다 5월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17경기 만에 나온 반가운 시즌 2호 홈런이었다.

최 정의 개인 통산 홈런 기록도 새로운 위치로 올라섰다. 최 정은 개인 통산 337홈런을 기록하며 NC 다이노스 이호준 코치와 KBO리그 통산 홈런 부문 공동 4위에 올랐다. 그다음 목표는 한화 이글스 장종훈 코치(340홈런)와 MBC SPORTS+ 양준혁 해설위원(351홈런)이다. 역대 개인 통산 홈런 1위인 KBO 이승엽 홍보대사(467홈런) 기록은 멀찍이 떨어져 있다.

최 정 "주장으로서 '멘탈 관리' 쉽지 않더라."

유니폼에 적힌 캡틴의 무게감이 정말 무겁게 느껴지는 최 정이다(사진=SK)
유니폼에 적힌 캡틴의 무게감이 정말 무겁게 느껴지는 최 정이다(사진=SK)

SK는 5월 29일 승리가 올 시즌 첫 연승일 정도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SK는 시즌 5승 16패로 최하위 자리에서 쭉 머무르는 상황이다. 올 시즌 주장을 새롭게 맡은 최 정의 마음도 그만큼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긴 부진도 주장 완장의 부담감에서 왔다.

29일 경기 뒤 만난 최 정은 “그동안 개인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해마다 슬럼프를 겪는 시기가 있었지만, 올 시즌엔 팀 성적도 너무 좋지 않아 더 헤맸다. 그래도 코치님들과 팀 동료들이 결과에 상관없이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줘 고마웠다. 개인 통산 홈런 기록은 크게 신경 안 쓴다. 안 다치고 오랫동안 야구하다 보면 기록을 따라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주중 시리즈부터 개인 타격감이 살아난 점은 고무적이다. 최 정은 “크게 변화를 준 건 없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꾸준히 내 루틴을 지켜왔다. 이번 주부터 투수들의 투구 타이밍에 적응한 느낌이다. 아직 타격감이 올라온 건지 모르겠지만,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의 동반 부진이 최 정의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했다. 최 정은 그 어느 시즌보다 부담감이 크게 느껴진다. ‘멘탈 관리’가 쉽지 않다. 나 혼자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다. 또 내가 못하고 있는데 팀까지 부진하니까 이중고로 다가온다. 이렇게 힘들 줄은 예상 못 했다. 주장으로서 신경 쓰이는 게 정말 많다라며 짧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도 주변의 도움으로 점차 정신을 다잡고 있다는 게 최 정의 말이다. 최 정은 “베테랑 (김)강민이 형이랑 코치님들이 긍정적인 조언을 자주 해주신다. 훈련장에선 최대한 신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 라커룸이랑 복도까지 화려한 조명 아래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고 훈련에 임한다. 최대한 좋은 기분으로 그라운드에 나가려고 노력 중이다. 앞으로 나와 팀 모두 다시 올라갈 거로 믿는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