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코로나19 관련 중단 없이 무사히 훈련 소화
-삼성 외국인 선수 2주 자가 격리 기간도 별 탈 없이 종료
-개막 연기로 주전 야수 회복 및 반등 준비 기간 생겼다
-라팍 홈경기 편성도 가능한 상황, 대구와 삼성에 봄이 다가온다

삼성 허삼영 감독(사진 왼쪽)이 스프링캠프 종료 뒤 처음 만난 삼성 외국인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삼성)
삼성 허삼영 감독(사진 왼쪽)이 스프링캠프 종료 뒤 처음 만난 삼성 외국인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삼성)

[엠스플뉴스]

대구와 삼성 라이온즈에도 봄이 다가온다. 대구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는 가운데 삼성 선수단도 단 한 차례의 훈련 중단도 없이 철저한 경계를 이어가고 있다. 개막 연기도 전화위복이 됐다. 기존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에 필요한 시간과 백업 선수들이 보여주는 반전 활약에 건강한 팀 내 경쟁 구도가 이어진다. 외국인 선수들도 2주 자가 격리 뒤 무사히 팀 훈련에 합류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대구 지역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숫자는 확연히 감소세다. 4월 5일 7명-4월 6일 13명-4월 7일 13명-4월 8일 9명으로 어느덧 하루에 한 자리 숫자가 나올 정도까지 추가 확진자가 줄었다. 삼성 선수단도 스프링캠프 귀국 뒤 구단의 빈틈없는 방역 속에 정상 훈련 일정을 소화해왔다.

"정말 지루한 시간이었다." 자가 격리 무사히 마친 삼성 외국인 선수들

삼성 외국인 투수 라이블리가 팀 훈련 합류 전 코로나19 관련 발열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삼성)
삼성 외국인 투수 라이블리가 팀 훈련 합류 전 코로나19 관련 발열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삼성)

삼성 선수단 모두 외출 동선을 최소화하고 개인위생 방침을 철저히 따랐다. 삼성 구단도 프런트 재택근무 및 라이온즈파크 수시 소독, 그리고 취재진을 포함한 경기장 외부인 출입 제한을 통해 단 하나의 변수까지 만들지 않고자 노력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실제 대구로 돌아왔을 때 사태의 심각성이 확연히 더 느껴졌다. 선수들에게 집에서 외출을 아예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강하게 주문했다. 선수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잘 인지하고 지시에 잘 따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3월 말 귀국 뒤 2주 자가 격리를 이행한 외국인 선수들도 모두 4월 8일 라이온즈파크에서 팀 동료들과 재회했다. 삼성은 스프링캠프 이후 처음으로 완전체를 이루며 훈련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는 라이온즈파크에 다시 돌아와 기분이 좋다. 2주 자가 격리 동안 푹 쉬었지만, 정말 지루한 시간이었다. 동료들이 반갑게 맞이해줘 좋았다. 천천히 다시 몸을 만들며 롱 토스 때부터 훈련 강도를 높이겠다라고 전했다.

라이온즈파크를 처음 방문한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도 자가 격리 기간 운동뿐만 아니라 멘탈을 위해 명상을 자주 하고 책도 많이 읽었다. 그리고 구단에서 실내용 자전거 등 운동 기구를 지원해줘 몸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오랜만에 숙소 밖으로 나와 기분이 좋다. 최대한 여기서 할 수 있는 운동은 모두 다 해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5월 초로 시즌 개막이 연기되며 외국인 투수들이 다시 투구수를 끌어 올리며 실전 감각을 되찾을 기간을 벌었다. 또 이학주와 김헌곤, 그리고 이원석 등 잔부상이 있는 주전 야수진의 재활 및 회복 기간도 여유 있게 생겼다. 이들이 개막에 맞춰 급하게 페이스를 끌어 올릴 필요가 없어졌다. 나름대로 치유의 시간이 생긴 셈이다.

누구에겐 치유의 시간, 누구에겐 반등의 시간을 벌었다

삼성 외야수 박해민은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타격 자세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사진=삼성)
삼성 외야수 박해민은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타격 자세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사진=삼성)

스프링캠프 때 제구 불안함이 지워진 좌완 투수 노성호의 투구도 고무적이다. 노성호는 최근 청백전에서 2경기 연속 볼넷이 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노성호는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아프지 않고 강하게 던질 수 있는 게 좋다. 정현욱 투수코치님이 가운데만 보고 강하게 던지라고 주문하셨다.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던지기보다는 코치님이 주문하신 대로 가운데만 보고 던지니까 내용이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좌투 수비 전향을 연습 중인 외야수 김동엽과 타격 자세를 완전히 뜯어고친 외야수 박해민에게도 제대로 된 반등을 준비할 시간이 주어졌다. 김동엽은 왼쪽 팔로 던지니까 부담이 훨씬 덜하다. 라팍 환경에 맞춰 더 연습해야 할 부분은 남았다. 미국에 있을 때 좌투 수비를 연습한 적이 있기에 큰 우려는 없다라고 힘줘 말했다.

스프링캠프부터 김용달 타격코치와 타격 자세 전면 수정에 나선 박해민은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타격 자세로 경기에 임한다. 캠프 초반엔 김용달 코치님이 알려 주신 그대로의 타격 자세를 연습했다. 하지만, 지금은 코치님과 의사소통을 통해 내게 맞는 편안한 점은 유지하려고 한다. 코치님이 가르쳐 주시는 부분을 응용해 수정하는 중이다. 겉으로 봐선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안 보일 수도 있다. 아직 완성도가 높지 않지만, 반복 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라고 밝혔다.

치열했던 국내 4·5선발 경쟁 구도도 최채흥과 원태인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최채흥은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쭉 팀 내 국내 투수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 속구 구속 증가에 초점을 맞춘 원태인도 최근 청백전 등판에서 속구 최고 구속 147km/h를 찍으며 순항 중이다.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는 백업 선수들의 유쾌한 반란도 준비됐다. 신인 내야수 김지찬과 ‘2년 차’ 양우현이 최근 청백전에서 멀티 포지션 능력과 호타준족의 능력을 뽐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부상에서 돌아올 박계범까지 가세한다면 내야진의 ‘뎁스’가 한층 더 풍족해진다. 삼성 관계자는 계속 이어지는 청백전 속에서 긴장감이 풀어질 법하지만, 생존을 향한 백업 야수들의 의욕은 더 타오르고 있다. 시즌 준비가 길어지며 오히려 건강한 팀 내 경쟁 구도가 더 잘 형성됐다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공포 벗어난 대구, 삼성 홈경기 편성도 문제 NO

대구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임에 따라 교류전과 정규시즌 개막 초반 대구 홈경기 편성엔 문제가 없을 거로 예상된다(사진=삼성)
대구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임에 따라 교류전과 정규시즌 개막 초반 대구 홈경기 편성엔 문제가 없을 거로 예상된다(사진=삼성)

가장 큰 걱정 가운데 하나였던 대구 홈경기 진행 여부도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임에 따라 잘 해결될 분위기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4월 21일부터 진행할 교류전 일정에 대구 홈경기를 포함할 예정이다. KBO 관계자는 “롯데·NC 등 대구와 가까이 위치한 남부 연고 구단들이 라팍 원정 교류전을 치를 듯싶다”라고 밝혔다.

3월 논의했던 시즌 개막 뒤 삼성 원정경기 일정 집중 배치도 대구 코로나19 상황 호전에 따라 없었던 일로 될 가능성이 커졌다. 비록 무관중 개막이 유력하지만, 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홈경기가 열리는 순간은 곧 대구와 삼성에 진짜 봄이 다가왔단 뜻과도 같다. 대구 라이온즈파크 마운드 위에 삼성 선발 투수가 올라간 뒤 구심이 ‘플레이 볼’을 외치는 그 순간이 얼른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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