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정우영·고우석에 이은 특급 투수 배출 준비 중

-“올 시즌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한 새 투수들의 활약 기대한다”

-“시간이 갈수록 컨디션과 투구가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늘어난 개인 시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시즌 성패 달라질 수 있다”

LG 트윈스 투수 김윤식(사진 왼쪽), 이상규(사진=LG)
LG 트윈스 투수 김윤식(사진 왼쪽), 이상규(사진=LG)

[엠스플뉴스]

지난해 LG 트윈스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를 대거 배출했다. 1997년 이병규(현 LG 코치) 이후 22년 만에 신인왕(정우영)이 탄생했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고우석)가 등장했다.

프로 4년 차 우완투수 김대현은 LG 불펜의 한 축을 담당하며 LG가 3년 만에 가을야구로 복귀하는 데 힘을 보탰다.

LG는 2020년에도 야구계의 눈을 사로잡을 투수 배출을 준비 중이다.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넘보는 좌완 신인 김윤식, 시간이 지날수록 류중일 감독을 흡족하게 하는 이상규가 대표적이다. 2년 차 좌완 이상영, 지금보다 1년 후가 기대되는 우완 이민호 등도 정우영, 고우석의 뒤를 잇는 스타 후보다.

LG ‘안방마님’ 유강남은 공을 받아보면 안다신인인 (이)민호와 (김)윤식이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지난해 (정)우영이와 (고)우석이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감이 넘친다. 자기 공에 확신이 있다. 신인은 아니지만 (이)상규의 활약도 기대된다.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린 만큼 볼이 아주 좋다고 했다.

LG, ‘무서운 신인’ 김윤식과 ‘파이어볼러’ 이상규에게 눈이 간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3월 31일 긴급 실행위원회에서 4월 7일로 예정한 구단 간 연습경기를 2주 뒤인 21일로 연기했다. 초·중·고 개학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실행위원회는 정규시즌 개막일 연기도 논의했다. 4월 20일 이후에서 4월 말 또는 5월 초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했다. 21일 연습경기를 시작하면 그로부터 2주 뒤 시즌 개막이 가능하다는 게 야구계의 공통된 예상이다.

시즌 개막이 또 한 번 연기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4월 1일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김현수는 연습경기와 시즌 개막이 뒤로 밀리면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게 쉽진 않다. 그러나 우리만 이런 상황에 놓인 게 아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비상이다. 지금은 시즌 개막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프로선수들인 만큼 이 기간을 잘 준비하길 바란다고 했다.

야구계는 계속되는 시즌 연기가 LG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본다. 1, 2차 스프링캠프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한 선수들에게 추가 시간이 주어진 까닭이다.

2020년 프로 데뷔를 앞둔 김윤식은 직히 캠프에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천 LG챔피언스파크 청백전에서도 만족스러운 투구 내용이 아니었다. 하지만, 몸 상태를 끌어올릴 시간이 생기면서 점차 나아지는 게 느껴진다. 조금씩 머릿속으로 그린 투구가 나온다. 개막 연기로 프로 데뷔가 늦어졌지만 아쉬움이 크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김윤식은 호주 시드니와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진 1, 2차 스프링캠프를 모두 소화했다. 3월 17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 청백전부턴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김윤식은 3경기에 등판해 5이닝 5안타 2삼진 2볼넷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h까지 끌어올렸다.

류중일 감독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김윤식이 잘 던지고 있다지금 구위는 왼손 투수 중 가장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김윤식은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다. 당장은 임찬규, 송은범을 4, 5선발로 생각 중이다. 이 선수들이 부진하면 김윤식이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늘어난 시즌 준비 기간은 6년 차 이상규에게도 호재로 작용 중이다. 2015년 LG에 입단한 이상규는 퓨처스리그(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지난해엔 2군에서 14경기(6선발) 2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2019년 8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선 프로 데뷔 첫 1군 마운드에도 올랐다.

지난해까지 1군 출전이 1경기였던 이상규가 LG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상규는 청백전 6경기 9와 3분의 2이닝 동안 2실점(1자책)만 내줬다. 3월 26일 청백전에선 150km/h의 빠른 공을 던졌다.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30일 청백전에선 최고 구속 147km/h를 기록했다.

유강남은 지난해 제주도와 오키나와에서 상규와 운동을 함께 했다. 상규는 운동량에선 따라올 선수가 없을 만큼 열심히 한다. 최근엔 컨디션이 올라온 게 눈에 보인다. 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선수로 보기 어려울 만큼 공이 좋다. 시즌 개막 후에도 현재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불펜 ‘살찌운’ LG, 빡빡한 일정이 두렵지 않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나타낸 LG 주전 포수 유강남(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나타낸 LG 주전 포수 유강남(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LG 트윈스는 1~3선발이 막강하다.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2019시즌 14승 7패 평균자책점 2.92), 켈리(14승 12패 2.55), ‘토종 에이스’ 차우찬(13승 8패 4.12)이 건재하다. 아직 4, 5선발을 확정하진 못 했지만 3년 만에 선발 복귀를 예고한 송은범, 임찬규가 2020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송은범, 임찬규가 부진할 경우엔 김대현, 정우영, 김윤식 등이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지난 시즌 필승조로 활약한 김대현, 정우영은 스프링캠프에서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김대현은 지난해 10월 오른쪽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정우영 역시 어깨 통증을 느껴 3월 7일 귀국 후부터 실전에 나서고 있다.

야구계가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된 개막이 LG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김윤식, 이상규 등과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베테랑 우완 여건욱, 신인 이민호 등도 컨디션을 끌어올려 시즌에 돌입할 수 있다.

김현수는 시즌을 더 완벽하게 준비할 시간이 주어졌다. 이럴 때일수록 콘셉트를 하나 잡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키우는 거다. 나는 겨울부터 러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프로선수인 만큼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다만 이 시간을 잘 활용하면 시즌 성패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5월 시즌이 개막되면 월요일 경기와 더블 헤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야구계의 공통된 예상이다. 마운드에 설 투수가 늘어나고 있는 LG에 기회일 수 있다.

유강남은 올 시즌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투수가 늘었다면서 그러나 시즌에 돌입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덧붙여 지난해 잘한 선수들도 올 시즌 맹활약을 보장하지 못하는 게 야구다. 마운드에 섰을 때 100%의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2020년 시즌 개막을 앞둔 LG의 마운드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LG가 정우영, 고우석에 버금가는 투수를 배출하며 2년 연속 가을야구로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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