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건강한 몸으로 1차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는 차우찬(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오랜만에 건강한 몸으로 1차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는 차우찬(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호주 시드니]

LG 트윈스 좌완 에이스 차우찬의 2020시즌 준비가 순조롭다. LG 합류 첫해인 2017시즌 이후 처음으로 부상 없이 건강하게 1차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중이다. 벌써 불펜피칭 60구 이상을 던질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2월 16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진행된 LG 스프링캠프. 이날 LG는 외국인 에이스 듀오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와 함께 3선발 차우찬, 5선발 후보 송은범이 함께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이 가운데 주목할 건 차우찬이다. 이날 차우찬은 불펜에서 총 61개의 공을 던졌다. 패스트볼 위주로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 변화구도 점검하며 실전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벌써 캠프가 중반에 접어든 만큼, 선발투수가 60구 이상 공을 던진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윌슨, 켈리도 이날 비슷한 개수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다른 투수가 아닌 차우찬이라면 의미가 다르다. 부상 없이 다른 투수들과 같은 속도로 몸을 만들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차우찬은 LG 합류 이후 2017시즌을 제외하고 매년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8시즌에는 캠프를 앞두고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하지 못했다.

2차 캠프에서도 실전 등판을 생략한 차우찬은 시범경기 막바지에야 처음 경기에 등판했고, 개막 후에도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뛰었다. 그해 차우찬은 평균자책 6.09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19시즌에도 전년도에 받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의 여파로 페이스를 천천히 끌어올렸다. 1차 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건너뛴 뒤 2차 일본 오키나와 캠프 첫날에서야 첫 불펜 피칭을 했다.

차우찬이 LG에 와서 가장 건강했던 해는 2017년이다. 그해 차우찬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발탁돼 LG 캠프 대신 대표팀 캠프에 참여했다.

대표팀 일정상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했다. 13일 대표팀 첫 공식 훈련에서 바로 불펜피칭 70구를 던졌다.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돌아온 차우찬은 그해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75.2이닝 평균자책 3.43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전력을 다한 차우찬의 피칭(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전력을 다한 차우찬의 피칭(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올해 호주 캠프에선 지난 2017년만큼이나 페이스가 좋다. 지난 2년간 1차 캠프에서 못 했던 불펜 피칭을 올해는 정상적으로 소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FA 계약 마지막 해인 올 시즌,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성적을 낼 거란 기대감이 커진다.

이날 차우찬의 피칭을 지켜본 최일언 투수코치는 차우찬의 지금 상태가 좋아 보인다고 했다. 최 코치는 “우리 팀은 4, 5선발이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며 “그래서 오히려 확실하다고 여겨지는 원-투-쓰리 펀치가 제 몫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4, 5선발은 어차피 뒤쪽에 있으니까 그 앞에 있는 1, 2, 3선발이 작년만큼 역할을 해줘야만 뭔가 해볼 힘이 생긴다”는 최 코치의 설명이다. 윌슨-켈리의 뒤를 받치는 차우찬의 역할이 막중한 이유다. 일단 지금까지는 예감이 좋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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