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로 한화 이글스 합류한 투수 장시환

-태안초, 태안중, 북일고 출신…프로 데뷔 14년 만에 연고지 팀 합류

-등 번호는 28번, 유니폼 받고 공식 사진 촬영까지

-“선발 자리 확정됐다 생각안 해…후배들과 경쟁 통해 발전하고 싶다”

장시환 선수, 주문하신 유니폼 나왔습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장시환 선수, 주문하신 유니폼 나왔습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이제 진짜 한화 선수처럼 보이네요.

한화 이글스 관계자의 말 그대로였다. 주황색 한화 얼트 유니폼이 멋지게 잘 어울렸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몸에 걸치고 나온 것처럼 자연스럽게 한화 유니폼과 하나가 된 장시환은 “이제는 팀을 옮기면 안 된다. 끝까지 여기서 뛰어야 한다”며 싱긋 웃었다.

장시환은 지난해 11월 21일 포수 김현우와 함께 롯데에서 한화로 이적했다. 장시환을 얻기 위해 한화는 포수 유망주 지성준과 내야수 기대주 김주현을 롯데에 보냈다. 이 트레이드로 장시환은 2007년 프로 입단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연고지 팀 한화에서 뛰게 됐다.

기자가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찾은 1월 18일, 장시환은 아침 일찍 부산에서 출발해 정오께 대전에 닿았다.

“부동산 계약을 하고 왔어요.” 장시환은 홈구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집을 얻었다. “대전에서 사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태안초, 태안중, 북일고까지 한화 연고지에서 자라긴 했지만 대전에서 살아본 적은 없었어요.”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해 히어로즈와 KT 위즈,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이제는 한화까지. 프로 입단 뒤 벌써 세 번째로 팀을 옮기게 된 장시환이다. “매번 설레는 마음입니다.” 장시환이 말했다. “선수 생활에서 다양한 팀을 경험해본 게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봐요. 물론 한화에 왔으니 앞으론 팀을 옮기는 일은 없어야겠지만요.”

“선발 자리 확정 아냐…후배들과 경쟁해서 이겨야죠”

공식 사진을 촬영하는 장시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공식 사진을 촬영하는 장시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새 보금자리를 구한 장시환은 곧이어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옆 한밭체육관을 찾았다. 체육관에 다다르니 분주하게 움직이는 한화 운영팀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코트 위엔 이글스 로고가 새겨진 캐리어와 새 유니폼, 스파이크, 각종 용품이 선수별로 질서정연하게 정렬돼 있었다. 내일부터 시작될 2020 선수단 용품 지급을 위한 준비다. “용품을 받은 선수들은 KBO 공식 사진 촬영까지 하고 돌아간다”고 한화 관계자가 전했다.

장시환은 이날 대전을 찾은 김에 하루 일찍 유니폼과 용품을 지급받았다. “유니폼이 총 4종류”라는 설명에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메이저리그 스타일로 디자인한 한화 유니폼은 홈 기본(상·하의 흰색), 원정 기본(상·하의 회색), 홈 얼트(상의 주황), 원정 얼트(상의 검정)까지 총 4종류를 번갈아 가며 입는다.

장시환은 상의 자락이 거의 무릎에 닿을 정도로 길게 디자인한 유니폼을 입었다. “원래 이런 스타일로 입거든요.” 등 번호는 지난해와 동일한 28번을 마킹했다.

유니폼을 받은 뒤엔 공식 사진 촬영이 이어졌다. 검은색 모자에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카메라 앞에 앉았다. 구단 전속 사진작가의 렌즈 앞에서 옅은 미소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올 시즌 KBO 홈페이지와 가이드북, 각종 공식 자료에 들어갈 사진이다. 장시환을 지켜본 한화 관계자는 흐뭇한 미소와 함께 “이제는 진짜 한화 선수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장시환은 스프링캠프 전까지 부산에서 개인 훈련을 할 예정이다. 넥센(현 키움) 시절부터 지켜온 웨이트 트레이닝 루틴대로 진행하며 착실히 몸을 만들 참이다. “애리조나 캠프는 익숙합니다. 넥센 시절, KT 시절에 항상 애리조나에서 캠프를 하곤 했어요.” 장시환의 말이다.

장시환은 선발투수 자리가 확정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후배 투수들과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후배들이 잘해서 저를 위협하고, 저 역시 자극받아서 더 잘하면 그만큼 팀이 강해지는 거잖아요. 장시환은 경쟁 속에서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는 의욕도 보였다.

“언젠가는 꼭 대전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장시환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생각보다 빨리 그 기회가 찾아왔네요.” 오랜 시간 돌고 돌아 연고지 팀으로 돌아온 장시환은 한화에서 새로운 시작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중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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