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투수 드류 가뇽 영입
-전형적인 ‘AAAA’ 투수인 가뇽, 투심 패스트볼·체인지업 투 피치 강점
-일본행에 관심이 많았던 가뇽, KIA의 인내와 정성이 마음 돌렸다
-내년 외국인 구성 마무리한 KIA, 내부 FA 잔류에만 집중 계획

KIA가 내년 시즌 새 외국인 투수로 메츠 출신 드류 가뇽을 영입했다(사진=gettyimages)
KIA가 내년 시즌 새 외국인 투수로 메츠 출신 드류 가뇽을 영입했다(사진=gettyimages)

[엠스플뉴스]

KIA 타이거즈가 오랫동안 지켜본 외국인 투수 드류 가뇽(Drew Gagnon)을 드디어 품었다. 지난해부터 KIA의 영입 후보 리스트에 있었던 가뇽은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의 제안에도 결국 KBO리그 입성을 택했다. 타이밍에 알맞게 가뇽의 마음을 돌린 KIA의 인내와 협상력이 빛난 작품이다.

KIA는 12월 10일 외국인 투수 드류 가뇽을 계약금 20만 달러와 연봉 65만 달러 등 총액 85만 달러(옵션 별도)에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투심·체인지업 투 피치 강점, 속구 제구와 서드 피치 연마 관건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가뇽은 1990년생 우완 정통파 투수로 신장 193cm·체중 97kg의 체격을 지녔다. 2011년 밀워키 브루어스의 3라운드 전체 100번째 지명으로 프로 무대를 밟은 가뇽은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2018년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가뇽은 2018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5경기(12이닝) 등판 2승 1패 평균자책 5.25 8탈삼진 5볼넷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18경기(23.2이닝)에 모두 구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 8.36 17탈삼진 7볼넷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가뇽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선 통하지 않았지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선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전형적인 ‘AAAA’급 투수의 기량을 보여줬다. 올 시즌 트리플A 무대에서 가뇽은 15경기(88.2이닝)에 선발 등판해 6승 5패 평균자책 2.33 72탈삼진 17볼넷 WHIP 1.07로 호성적을 거뒀다. 한국 무대 진출 직전 해 트리플A 성적이 훌륭했단 점은 한국 무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가뇽은 마이너리그 통산 9시즌 동안 223경기(선발 163경기)에 등판해 44승 50패 평균자책 4.54 826탈삼진 353볼넷을 기록했다.

가뇽은 최고 구속 155km/h의 투심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체인지업과 커터·커브 등을 섞어 던지는 땅볼 유도형 투수다. 큰 신장과 부드러운 투구 폼에서 나오는 빠른 공의 구위가 좋고, 체인지업의 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상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투 피치 투수로서 서드 피치 연마와 더불어 결정구인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구사하기 위한 투심 패스트볼의 초반 카운트 제구력이 성공의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NPB 구단들과 가뇽 쟁탈전 이긴 KIA의 인내와 협상력

가뇽은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투 피치 패턴을 주로 사용하는 투수다(사진=gettyimages)
가뇽은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투 피치 패턴을 주로 사용하는 투수다(사진=gettyimages)

KIA는 지난해부터 가뇽을 영입 후보 리스트에 올리고 꾸준한 관찰을 이어왔다. 올 시즌 종료 뒤에도 KIA 스카우트 파트의 시선은 가뇽을 향했다. 사실 가뇽은 올 시즌 종료 뒤 꾸준히 일본프로야구(NPB) 무대 진출을 가장 먼저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21일 메츠의 양도지명(Designated for Assignment) 처리 뒤에도 가뇽은 일본 팀과 협상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KIA는 가뇽 측에 꾸준히 영입 의사를 전달하며 포기하지 않고 영입 타이밍을 기다렸다. 가뇽을 노리는 팀은 KIA뿐만 아니라 다른 KBO리그 구단들과 NPB 구단들도 포함됐었다. 결과적으로 가뇽을 향한 NPB 구단들의 제안이 총액 100만 달러를 조금 넘었지만, 보장 금액 조건은 그리 좋지 않았다. KIA 스카우트팀은 닛폰햄 파이터스를 포함한 몇몇 NPB 구단의 제안과 비교해 보장 금액을 높이는 동시에 KBO리그행에 확신을 느끼지 않았던 가뇽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KIA 매트 윌리엄스 감독이 가뇽에 연락해 KBO리그행을 설득한 통화도 주효했다.

결국, 가뇽은 KIA의 끈질긴 설득 끝에 마음을 되돌렸다. 낯선 KBO리그 무대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KIA 조계현 단장은 가뇽 영입 뒤 우리는 처음부터 가뇽 영입 가능성을 계속 확인하고 있었다. 가뇽이 일본 무대 진출에 관심이 많아 보여 포기한 상태였는데 일본 팀과 협상이 안 풀리자 우리가 재빨리 움직여 계약에 성공했다라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KIA는 새 외국인 투수 에런 브룩스와 가뇽 영입과 함께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와의 재계약으로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모두 마무리했다. 특히 새 얼굴 두 명은 이름값과 내실을 모두 잡은 영입이란 야구계의 평가가 쏟아진다. 이제 KIA는 비시즌 남은 굵직한 과제인 내부 FA(자유계약선수) 내야수 안치홍과 김선빈 잔류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조 단장은 두 내부 FA 선수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 물밑에선 에이전트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으니까 좋은 결과가 나올 거로 믿는다고 전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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