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 감독과 세이브왕 하재훈(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손혁 감독과 세이브왕 하재훈(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코엑스]

“하도 시상대에 자주 올라가서, 햄스트링이 올라올 뻔 했어요.”

11월 25일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9 KBO 시상식. TV로 생중계된 이날 시상식에서 브라운관에 가장 자주 모습을 비춘 사람은 투수 3관왕 조시 린드블럼도, 타자 3관왕 양의지도 아니었다. 손혁 키움 히어로즈 신임 감독이 총 7차례나 꽃다발을 들고 시상대에 올라 중계방송 ‘최다출연자’가 됐다.

이날 시상식은 키움 선수들의 집안 잔치 같았다. 퓨처스리그 개인상부터 키움 선수들이 휩쓸었다. 남부리그 다승왕으로 현재 상무 소속인 김정인이 상을 받았고, 북부리그 타율왕과 타점상은 고양 히어로즈 김은성이 수상했다. 북부리그 홈런상도 고양 소속 허정협이 받았다.

이어진 투수 부문 개인상에선 역대 한시즌 최다홀드의 주인공인 김상수가 시상대에 섰고, 타자 부문에선 박병호(홈런상), 제리 샌즈(타점상), 김하성(득점상)까지 키움 선수들이 잇달아 상을 받았다. 여기에 SK 하재훈도 세이브왕 수상 소감에서 자신의 투수 전향을 도와준 손 감독의 이름을 언급했다.

키움 선수들의 잇단 수상에 손 감독도 자리에 앉을 새가 없었다. 이날 손 감독은 10개 구단 사령탑 중에 유일하게 시상식에 참석했다. 손 감독은 “(감독이 된 뒤) 처음 하는 시상식이고, 많은 선수가 상을 받으러 왔기 때문에 함께 축하해 주면 좋을 것 같아서 참석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이 끝난 뒤 손 감독은 “하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해서, 햄스트링이 올 뻔 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개인상 수상자가 많다는 건 그만큼 키움에 좋은 선수가 많다는 의미다. 1군은 물론 퓨처스리그도 선수 구성이 좋고 팀 전력이 강하단 얘기. 초보 사령탑인 손 감독에겐 행운이자, 한편으로는 부담일 수도 있는 조건이다.

이에 대해 손 감독은 “부담이지만 좋은 부담이라 생각한다. 부담이라 계속 생각해봐야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내년을 잘 준비해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키움 선수들은 수상 소감 때마다 전임 장정석 감독은 물론 손 감독의 이름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고양 히어로즈 선수는 물론 상무야구단 소속 선수들도 손 감독에게 거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손 감독은 “언급해준 선수들을 기억해 뒀다가 내년에 잘 활용하겠다”고 농담을 섞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손 감독은 최근 선수들과 많은 대화와 스킨십을 나누며 선수단을 파악해 가는 중이다. 손 감독은 “요즘 박병호를 포함해 선수들과 개인적으로 면담하는 중이다. 차근차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소속팀 SK 선수들에 대해서도 "며칠 전 단체로 놀러간 투수들과 영상통화를 했는데, 참 즐거웠다. 아프지 말고 내년에 다들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시상대에 자주 오르는 게 손 감독의 목표다. 손 감독은 “내년에도 (우리 선수가)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상은 계속 받아도 좋은 것”이라며 더 나은 내년 시즌을 기약했다. 키움 선수들도 하나같이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놓으며, 내년 우승 도전을 다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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