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국인 듀오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 재계약 협상 진행 중

-차명석 단장 “거의 다 끝나간다” 자신감...페게로는 류중일 감독이 결정

-순조로운 외국인 구성과 달리 내부 FA 오지환은 난항 예고

-원만한 협상 바라는 LG, 계약만큼이나 중요한 계약 과정

LG 외국인 에이스 윌슨과 켈리, 2020시즌에도 볼 수 있을까(사진=LG)
LG 외국인 에이스 윌슨과 켈리, 2020시즌에도 볼 수 있을까(사진=LG)

[엠스플뉴스]

LG 트윈스 외국인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의 재계약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내부 FA(자유계약선수) 오지환과 협상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엠스플뉴스 취재에 따르면 LG는 최근 윌슨, 켈리와 재계약 협상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차명석 단장도 거의 다 끝나간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윌슨은 2년차 시즌에도 에이스다운 투구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85이닝을 던졌고 14승 7패 평균자책 2.92로 특급 성적을 올렸다. 키움 상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8이닝 무실점 역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안정감이 돋보이는 윌슨의 피칭에 미국과 일본 구단들도 관심을 나타냈다. 정규시즌 중 여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와 일본 스카우트가 꾸준히 경기장을 찾아 윌슨을 관찰했다. 이에 시즌 뒤 미국으로 ‘역수출’되는 게 아니냐는 예상도 나왔지만,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윌슨은 2020시즌에도 LG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윌슨은 한국 생활과 소속팀 LG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선수다. 시즌 중 한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선 난 항상 아시아에서 야구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야구하는 게 정말 좋다. 서울은 환상적인 도시고, 주거 환경과 대중교통도 최고다. 한국 음식도 다 좋아한다. 무엇보다 한국 팬들과 만나는 경험이 환상적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켈리 역시 KBO리그 데뷔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9경기에서 180.1이닝 동안 14승 12패 평균자책 2.55로 사실상 1선발 역할을 했다. 조기강판 경기가 두 차례밖에 없을 만큼 꾸준히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포스트시즌 두 차례 등판에서도 전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당연히 LG는 재계약을 원하고, 켈리 역시 팀 잔류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차 단장은 “우리 팀이 워낙 잘해주지 않나”란 말로 외국인 투수들과 탄탄한 결속을 자신했다.

반면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의 재계약 전망은 불투명하다. 페게로는 한번 배트에 맞으면 타구가 양재천까지 날아갈 만큼 괴력을 자랑하지만, 좌투수에 약점이 뚜렷하고 1루 수비는 ‘할 줄 아는’ 수준이라 활용도가 떨어진다. 차 단장은 “(류중일) 감독님의 결정사항”이라 했다.

“오지환은 우리와 해야...계속 조율중이고 맞춰갈 것”

차명석 단장과 오지환(사진=엠스플뉴스)
차명석 단장과 오지환(사진=엠스플뉴스)

순조롭게 진행 중인 외국인 선수 구성과 달리, 내부 FA 오지환과 계약은 다소 난관이 예상된다. 차명석 단장은 오지환의 에이전트와 총 세 차례 만나 서로 입장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기간은 물론 총액에서도 견해차가 적지 않았다.

결코 ‘섭섭지 않은’ 조건을 제시했단 게 구단 쪽 생각이다. “설령 관심 있는 구단이 있더라도 데려가지 못할 것”이란 자신감도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에이전트 쪽에선 구단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긴 계약기간을 요구했다. 에이전트 개인 SNS를 통해 ‘여론전’도 시도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선 LG와 오지환이 결국엔 합의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한 구단 관계자는 “LG 현재 선수 구성에서 유격수 오지환을 대체할 만한 선수는 없다”고 했다. 차 단장도 (오지환은) 우리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지환 입장에서도 LG에 남는 게 최선이다. LG 외에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유격수 자리가 약점인 SK는 오지환 영입엔 관심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도 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를 영입했고 2루수로는 신본기를, 3루수는 한동희와 국내 선수들을 기용할 계획이다. 물론 시장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현재로선 LG와 단독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LG는 오지환과 계약 자체보단 협상 과정과 그 이후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선수에게 과도한 비난이 쏟아지는 바람에, 자칫 선수가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크다. 선수가 좋은 이미지를 유지한 채 박수를 받으며 계약하고, 프랜차이즈 스타로 오래 활약하는 게 이상적인 그림이다.

차 단장은 “계약할 때까지 언급을 자제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곤혹스럽단 반응을 보였다. 차 단장은 계속 조율중이고 잘 맞춰갈 것이다. 에이전트와는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며 오지환과 ‘원만한’ 협상을 기대했다.

한편 진해수, 송은범 등 다른 내부 FA와도 이미 여러 차례 만났고 협상이 진행 중이다. LG는 우선 내부 FA 계약부터 끝낸 뒤, 필요하면 외부 FA에도 눈을 돌릴 계획이다. 지난겨울에도 12월까지 이뤄진 FA 계약은 4건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계약은 1월 20일 이후에 쏟아져 나왔다. 올 겨울에도 장기전이 예고된 FA가 적지 않아, 결실을 보기까진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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