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투수 김광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대승적인 결단 내려준 SK “팀 공헌도와 애정, 팬들의 자부심 고려”
-김광현 “선발과 불펜 관계없이 나를 가장 필요하는 팀으로!”
-“(류)현진이 형과 함께 마운드에 서는 건 상상만으로 설렌다.”

SK 투수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사진=SK)
SK 투수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사진=SK)

[엠스플뉴스]

드디어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SK 와이번스 투수 김광현이 구단으로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허락을 받았다. SK 출신 첫 메이저리그 선수 탄생을 위한 구단의 대승적인 결단과 김광현의 적극적인 도전 의지가 만든 반전의 그림이다.

SK는 11월 22일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SK는 미국 진출을 허락하게 된 이유로 김광현 선수가 2007년 입단 뒤 13시즌 동안 네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높은 팀 공헌도와 ‘원 클럽 맨’으로서 그간 보여준 팀을 향한 강한 애정, 그리고 SK 출신 첫 메이저리거 배출에 대한 팬들의 자부심 등을 들었다.

SK는 WBSC 프리미어12 대회 뒤 김광현과 두 차례의 면담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한 선수의 의사를 확인했다. 이후 SK는 여러 차례의 구단 내부 회의를 통해 KBO리그 첫 사례라는 부담, 팀 경기력 저하 우려 등 많은 부분을 고민했다.

SK는 야구계 인사들과 구단 내부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 그리고 SK 팬들의 바람 등 여러 경로로 파악한 뒤 김광현의 미국 진출 허락을 결정했다. 전력 유출에도 불구하고 김광현 이적을 허락한 SK 염경엽 감독의 대승적인 결단이 빛났다. 무엇보다 SK 최창원 구단주의 적극적인 찬성 의사도 큰 힘을 발휘했다.

“SK 팬들 덕분에 미국에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가장 이슈를 몰고 다닌 선수가 바로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미국 진출과 관련해 대회 도중 자신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사진=엠스플뉴스)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가장 이슈를 몰고 다닌 선수가 바로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미국 진출과 관련해 대회 도중 자신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사진=엠스플뉴스)

가장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 이는 바로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프리미어12 대표팀 합류 뒤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한 수많은 이슈를 생산했다. 예선 캐나다전 등판을 전후로 자신을 향해 쏠리는 관심에 김광현은 적지 않게 당황했다.

당시 김광현은 엠스플뉴스에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아직 미국 진출 의지를 놓지 않았고, 큰 무대로 가고 싶단 꿈이 변하지 않았단 점이다. 무엇보다 팬들이 나의 꿈을 이렇게 응원해주시는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선수 개인의 꿈을 이렇게까지 응원해주신 게 정말 감동적이었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도전해보고 싶단 내 꿈이 더 확고해졌다. 대회가 끝난 뒤 (국외 진출과 관련해) 명확하게 협의하려고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광현은 프리미어12 대회 종료 뒤 11월 19일 구단과 만나 미국 진출 의지를 확고하게 전달했다. 3일의 시간이 지나고 구단의 허락이 확정되자 김광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김광현은 이제 결정이 나와 후련한데 13년 동안 뛴 팀과 헤어질 생각을 하니까 또 시원섭섭한 느낌이다. 나 하나 때문에 최근 이쪽으로 이슈가 너무 많이 쏠렸다. 대표팀을 포함해 옆에서 고생했던 분들께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다. 무엇보다 팀 전력 문제도 있었을 텐데 심사숙고 끝에 결단을 내려주신 사장님과 단장님, 그리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광현이 이번 미국 진출을 두고 강한 마음을 먹은 건 오로지 팬들의 응원 덕분이었다. 대부분 SK 팬은 팀 전력 약화와 관계없이 오로지 김광현의 꿈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광현은 개인적인 꿈인데 이를 응원 해주신 SK 팬들의 얘기에 크게 감동했다.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 팬들이 나를 (미국으로) 보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들의 응원과 성원에 보답해야 한다. 새로운 무대에서 ‘SK’라는 이름표를 걸고 공을 힘껏 던지겠다. 무조건 잘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순 없지만, 그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던지겠단 약속만큼은 드리겠다. 좋은 결과 더불어 한국에서 웃으며 팬들과 재회하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류현진과 함께 ML 마운드에 서는 날을 꿈꾸다

김광현(왼쪽)은 류현진(오른쪽)과 함께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설 날을 꿈꾼다(사진=엠스플뉴스)
김광현(왼쪽)은 류현진(오른쪽)과 함께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설 날을 꿈꾼다(사진=엠스플뉴스)

SK는 곧바로 김광현의 포스팅 이적 의사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통보하도록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할 예정이다. 향후 포스팅 절차는 한·미 선수계약 협정에 따라 진행된다. 김광현은 포스팅 이적 신청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공시 날짜를 기준으로 이후 30일 동안 전체 메이저리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김광현은 아직 포스팅 이적 발표만 나온 거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최종 계약한 건 아니니까 자세한 얘기는 조심스럽다. 무엇보다 계약을 빨리해야 하지 않겠나. 나의 가치를 가장 잘 인정해주는 구단과 12월 안으로 최대한 빨리 계약하고 싶다. 계약 건은 현지 에이전트에게 다 맡긴 뒤 나는 우선 휴식을 취하겠다. 중요한 일이 생기면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둔 김광현이 어떤 보직을 맡을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정작 김광현은 어떤 보직이든 팀이 자신을 가장 필요로 하고, 자주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설 수만 있다면 상관없단 자세다. 김광현의 포스팅 이적 허용이 발표된 뒤 한 현지 매체 기자는 김광현에 가장 관심 있는 팀으로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캔자스 시티 로열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LA 다저스 등을 꼽았다.

나를 가장 원하는 팀과 계약해 경기에 자주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자동으로 잘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지 않겠나. 주위에서 선발로 갈지 불펜으로 갈지 관심이 많더라. 솔직히 나는 그런 건 상관없다. 메이저리그 계약엔 선발 혹은 불펜 보직을 명시하는 게 없는 거로 안다. 물론 선발이 좋겠지만, 캠프 때부터 열심히 경쟁해 팀이 원하는 역할을 잘 소화하고 싶다. 어떤 역할이라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자주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김광현의 말이다.

올 시즌 종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한 투수 류현진과의 메이저리그 무대 동반 출격 혹은 맞대결도 기대되는 요소다. 류현진을 미국 진출을 앞둔 김광현에게 “내가 특별하게 조언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 최고의 투수니까 (김)광현이가 미국에 오면 잘 해낼 거로 믿는다. 몸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다”라며 동반 활약을 기대했다.

김광현도 류현진과 함께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그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김광현은 (류)현진이 형과 메이저리그 무대에 함께 서는 건 상상만 해도 설렌다. 같이 마운드에 올라가 맞붙는 장면이 나오면 정말 큰 영광일 거다. 얼른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웃음 지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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