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로 딕슨 마차도 영입 임박

-최상급 수비력 갖춘 유격수…롯데 유격수 수비 약점 해결

-타격에서도 최근 상승세…2019시즌 17홈런 기록

-유격수 보강으로 무너진 센터라인 재건 첫 단추 채웠다

롯데가 유격수 강화를 위해 영입한 딕슨 마차도(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롯데가 유격수 강화를 위해 영입한 딕슨 마차도(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마차도’가 KBO리그에 온다. 아쉽게도 메이저리그 올스타 유격수 매니 마차도가 오는 건 아니다. 한국 무대를 밟게 될 주인공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유격수 유망주 출신 딕슨 마차도(Dixon Machado)다. 무너진 센터라인을 다시 일으켜 세울 방안을 찾던 롯데 자이언츠가 2020시즌 새 외국인 타자로 마차도를 선택했다.

복수의 국내외 소식통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마차도와 입단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도 “마차도가 유력한 후보가 맞다”고 인정했다. 팀의 가장 큰 약점인 센터라인 보강의 첫 단추를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닌, 외국인 선수를 통해 채운 롯데다.

‘환상적 수비수’ 마차도, 롯데 내야 업그레이드 기대

마차도는 루키 시절부터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았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차도는 루키 시절부터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았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격수는 2019시즌 롯데의 가장 심각한 약점 가운데 하나였다. 포수에 가려 덜 주목받았을 뿐,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리그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했다.

신본기를 비롯해 온갖 선수를 돌아가며 기용해 봤지만, 이 가운데 리그 평균 수준의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다 외국인 2루수 카를로스 아수아헤의 중도 퇴출로 주전 2루수가 사라지면서, 내야 센터라인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롯데 투수들이 뒤집어썼다. 2019시즌 롯데 팀 평균자책은 4.87로 리그 꼴찌. 그러나 수비무관 평균 자책(FIP)는 4.39로 리그 7위를 기록했다. 수비만 어느 정도 받쳐줬다면 투수진이 좀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단 얘기다. 유격수와 포수를 보강하면, 자연히 투수진 성적까지 업그레이드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점에서 환상적인 수비력을 자랑하는 마차도 영입은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1992년생인 마차도는 내년 시즌 28살이 되는 젊은 선수다. 2008년 16살 나이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국제 계약을 맺고 프로에 입문한 이래, 늘 수비 하나 만큼은 최고란 평가를 받았다.

마차도의 유격수 수비는 흠잡을 데가 없다. 2015년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BP)는 마치도를 디트로이트 팀내 유망주 9위로 선정하며 위치 선정, 어깨, 핸들링, 레인지, 안정성 면에서 평균 이상 유격수란 평가를 내렸다. 베이스볼 아메리카(BA)도 같은 해 마차도를 디트로이트 팜내 최고 내야 수비수, 최고의 어깨로 선정했다.

마차도는 역동적이고 화려한 하이라이트 장면을 자주 만들어낸다. 타구 판단이 빠르고 수비 센스와 신체 컨트롤 능력, 부드러운 핸들링을 갖춰 어려운 타구도 쉽게 잡아낸다. 여기에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로 ‘앉아 쏴’ 장면도 종종 연출한다.

최근 체구가 커지면서 수비범위가 약간 줄긴 했지만, 여전히 최상급 수비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마차도 영입으로 올 시즌 웃음거리였던 롯데의 내야 수비가 리그 꼴찌에서 단숨에 최상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2019시즌 17홈런, 타격에서도 마차도 ‘이름값’ 할까

마차도는 2019시즌 17홈런을 때려내며 타격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차도는 2019시즌 17홈런을 때려내며 타격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관건은 타격이다. 프로 입문 초기부터 마차도에겐 ‘타격만 된다면’이란 전제조건이 항상 따라다녔다. 2008년 국제계약 당시 마차도의 몸무게는 58kg. 운동선수보다는 발레리노 같은 몸이다 보니 파워가 부족했다. 컨택트 능력이나 핸드-아이 코디네이션 능력은 준수했지만, 힘이 부족해 좋은 타구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후 꾸준한 웨이트를 통해 최근엔 몸무게를 86kg까지 늘렸고, 타구에도 꽤 힘이 붙었다. 일리노이 시카고 컵스 트리플 A 팀에서 활약한 2019시즌엔 17홈런과 장타율 0.480으로 개인 커리어 하이 성적을 올렸다. 올해 트리플 A에서 사용한 ‘탱탱볼’ 효과를 감안해도, 괄목할 만한 성적 향상이다.

이전까지 마차도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4년 싱글 A와 더블 A에서 기록한 6개였다. “20대 후반에 일부 선수가 공격에서 예상 외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마차도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과거 BP 스카우팅 리포트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마차도가 올해 스윙폼을 바꾸면서 타격에서 일취월장했다. 하체 사용이나 타구에 힘을 싣는 면에서 분명 좋아진 점이 있었다성민규 롯데 단장이 올해까지 컵스 조직에 몸담았던 만큼, 한 시즌 동안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어느정도 확신을 갖고 영입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롯데는 마차도 영입을 위해 치밀한 준비를 거쳤다. 전∙현 소속팀 동료와 코칭스태프, 트리플 A팀 매니저를 상대로 인성과 훈련 태도, 평판을 조회했다. 올 시즌 타격 성적이 플루크가 아니란 확신도 있었다. 롯데 관계자는 “계약이 확정된 뒤 3개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계약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연락이 왔다. 올 시즌 활약을 보고 영입할 계획이었는데, 놓쳐서 아쉽다는 반응이었다”고 했다.

사실 롯데가 마차도에게 기대하는 건 제리 샌즈나 호세 미겔 페르난데스급 타격이 아니다. 2019시즌 KBO리그 유격수 평균 타격 성적은 타율 0.263에 OPS 0.694였다. 키움 김하성을 제외하면, 유격수로 타격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린 선수는 없었다. 오지환, 김재호, 김선빈 등 리그 정상급 유격수들도 간신히 OPS 0.700을 넘길 정도로 바뀐 공인구 영향이 컸다.

롯데 주전 유격수 신본기의 OPS는 0.602였다. 유격수 수비 부담이 잦은 부상과 타격 능력 저하로 이어졌단 게 롯데의 자체 진단이다. 이에 롯데는 마차도를 유격수로 기용하고 신본기를 2루로 돌려 내야 수비와 공격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마차도가 리그 최상위급 수비와 함께, 리그 유격수 평균 수준의 타격만 해줘도 롯데로선 큰 폭의 전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름처럼 ‘마차도급’ 타격 성적까지 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포수 지성준 영입에 이어 마차도 영입까지, 센터라인 업그레이드 ‘빅 픽쳐’를 완성한 롯데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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