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투수로 애런 브룩스 영입
-‘땅볼 유도형’ 투수 브룩스, 제2의 브리검 활약 기대
-여러 팀 경쟁 붙은 브룩스, 인연 있는 윌리엄스 감독과 손잡았다
-이제 장신 파워 피처 물색과 터커 재계약에 집중

브룩스는 땅볼 유도형 투수로 제2의 브리검이 되길 기대받는다(사진=gettyimages)
브룩스는 땅볼 유도형 투수로 제2의 브리검이 되길 기대받는다(사진=gettyimages)

[엠스플뉴스]

KIA 타이거즈가 매트 윌리엄스 감독 부임 뒤 스토브 리그 새 판짜기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 첫걸음은 새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Aaron Lee Brooks) 영입이다. KIA는 ‘감독 찬스’를 활용해 브룩스를 두고 펼친 다른 팀들과의 경쟁에서 이겼다. 구단의 기대대로 브룩스가 ‘제2의 브리검’이 될 수 있을까.

KIA는 11월 14일 외국인 투수 브룩스와 계약금 20만 달러·연봉 47만 9,000달러 등 총액 67만 9,000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90년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애런 브룩스는 우투·우타 정통파 투수로 신장 194cm·체중 105kg의 체격을 보유했다. 브룩스는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 동안 통산 47경기에 등판해 9승 13패 평균자책 6.49를 기록했다. 브룩스의 마이너리그 기록은 8시즌 동안 통산 170경기 등판 61승 47패 평균자책 4.46이다.

올 시즌 브룩스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8경기에 등판해 6승 8패 평균자책 5.65를 기록했다. 브룩스는 구속 140km/h 후반대의 투심성 속구를 중심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그리고 커브를 섞어 던진다. 또 안정된 제구력과 완급 조절을 통한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단 평가다.

KIA 관계자는 브룩스는 그동안 관심 있게 지켜본 투수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으로 활약한 선수라며 지난해부터 올 시즌 초까지 윌리엄스 감독과 오클랜드에서 함께 뛰었는데 영입 과정에서 윌리엄스 감독의 추천이 있었다고 전했다.

브룩스가 ‘제2의 브리검’이 되길 바라는 KIA

KIA 새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왼쪽)는 KIA 윌리엄스 감독(오른쪽)과 오클랜드 시절 함께한 경험이 있다. 그 인연이 KIA 입단에 큰 영향을 끼쳤다(사진=gettyimages)
KIA 새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왼쪽)는 KIA 윌리엄스 감독(오른쪽)과 오클랜드 시절 함께한 경험이 있다. 그 인연이 KIA 입단에 큰 영향을 끼쳤다(사진=gettyimages)

브룩스는 내년 시즌 KBO리그에 올 수 있는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 가장 ‘빅 네임’이라고 볼 수 있다. 브룩스는 바로 올 시즌에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투수였다. 브룩스는 올 시즌 29경기 등판 가운데 선발 등판만 18차례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서만 110이닝을 소화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브룩스는 ‘선발형 투수’였다. 마이너리그 통산 170경기 등판 가운데 선발 등판만 무려 153경기였다. 선발 전환으로 시즌 중반 갑작스러운 체력 저하나 부상 우려가 있는 불펜형 투수들보단 확실한 안정감이 느껴질 전망이다.

삼진과 볼넷 비율도 뛰어나다. 브룩스는 마이너리그 통산 696탈삼진과 163볼넷을 기록했다. 수준이 더 높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선 123탈삼진과 53볼넷의 기록을 남겼다. 브룩스는 삼진을 잡는 확실한 능력도 보유했기에 위기 상황에서 더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KIA 구단 내부적으론 브룩스가 ‘제2의 브리검’이 되길 원하는 분위기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최근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달성으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브리검의 올 시즌 땅볼/뜬공 비율은 1.27로 리그 전체 10위에 올랐다. 브룩스도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과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브리검과 같은 땅볼 유도형 투수로서 활약하길 기대받는다. 브룩스 자신도 구단에 나는 콘택트 유형의 피처다. 맞혀 잡는 투구를 좋아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브룩스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KBO리그 구단들은 브룩스 영입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 가운데 한 구단은 이적료를 최대한 깎은 뒤 브룩스 영입 성사 직전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브룩스를 강하게 원했던 KIA가 막판 ‘감독 찬스’를 썼다. 윌리엄스 감독 오클랜드 코치 재임 시절 브룩스가 함께 뛴 인연이 영입 성사에 영향을 미쳤다. 브룩스는 여러 팀의 제안을 두고 고심한 끝에 윌리엄스 감독이 있는 KIA를 택했다.

‘감독 찬스’ 쓴 KIA, 복수 경쟁 붙은 브룩스 영입 성공

윌리엄스 감독(왼쪽)과 마크 위드마이어(오른쪽) 수석코치. 영어로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KIA 구단 환경이 브룩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가능성이 크다(사진=엠스플뉴스)
윌리엄스 감독(왼쪽)과 마크 위드마이어(오른쪽) 수석코치. 영어로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KIA 구단 환경이 브룩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가능성이 크다(사진=엠스플뉴스)

윌리엄스 감독은 엠스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선수 영입을 향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감독을 포함해 수석코치와 투수코치, 그리고 불펜코치까지 다 영어로 소통할 줄 알기에 외국인 선수의 적응을 더욱 더 쉽게 도울 수 있단 뜻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일단 외국인 선수들은 KBO리그에 올 때 주로 ‘어떻게 경기에 임할까’를 먼저 생각하겠지만, 사실 가족 문제와 함께 한국 문화나 한국 야구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우리 팀엔 나뿐만 아니라 벤치 코치와 투수 코치 등 많은 이가 영어로 소통할 줄 안다. 다른 팀보단 더 수월하게 한국 야구에 적응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점을 선수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브룩스도 낯선 한국 땅을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잘 아는 감독이 있고, 팀 내 소통이 원활할 KIA의 환경에 매력을 느꼈단 후문이다. 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관계자는 외국인 상한제 100만 달러 제도로 이적료와 연봉에서 팀마다 현격히 큰 차이는 없다. 브룩스도 100만 달러에서 계약금과 연봉을 뺀 금액 대부분이 다 이적료일 거다. 결국, 여러 팀의 제안을 받은 선수는 팀 환경적인 요소에 매력을 느껴야 한다. 윌리엄스 감독의 존재가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게 이번 브룩스의 영입 사례라고 내다봤다.

브룩스 영입을 마무리한 KIA는 이제 또 다른 새 외국인 투수 물색과 외야수 프레스턴 터커와의 재계약에 집중할 계획이다. KIA는 외국인 선수 전원 계약을 최대한 윌리엄스 감독 출국 전까지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외국인 전원 계약 완료까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투수 한 명은 장신의 파워 피처로 최대한 구해보겠단 게 구단의 복안이다. 터커와도 금액적인 부분에서 격차를 조금 더 줄일 시간이 더 필요하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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