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대표팀 투수 김광현, 캐나다전 완벽투로 슈퍼 라운드 진출 일조
-국외 진출 가능성 열린 김광현 보러 ML 14개 구단 고척돔 집결
-김광현 “내 꿈 향한 팬들의 응원, 정말 감동적이었다.”
-김광현, 프리미어12 대회 마무리 뒤 국외 진출 방향 협의 전망

프리미어12 대표팀 투수 김광현(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프리미어12 대표팀 투수 김광현(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11월 8일 고척돔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1만 2,380명의 야구팬들의 응원으로 뜨거웠다. 그 응원 열기에 힘입어 프리미어12 대표팀이 쿠바를 꺾고 예선 1위로 슈퍼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대표팀의 슈퍼 라운드 진출 성과도 성과지만, 이번 대회 예선에서 바깥의 이목이 집중된 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대표팀 에이스 좌완 투수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7일 이번 예선에서 까다로운 상대였던 캐나다와의 2차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은 이날 등판에서 6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김광현은 총 77구 가운데 56개의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는 안정감을 보여줬다. 최고 구속 151km/h 속구(28개)와 더불어 최고 구속 140km/h 고속 슬라이더(28개), 그리고 체인지업(12개)과 커브(9개)를 섞어 캐나다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이렇게 김광현에 이목이 쏠린 이유는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이슈가 있었던 까닭이다. 김광현은 올 시즌 31경기(190.1이닝)에 등판해 17승 6패 평균자책 2.51 180탈삼진의 호성적으로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FA 자격 재취득까지 2년이 더 남았지만, 시즌 내내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진은 김광현의 등판마다 찾아와 적극적으로 관찰했다. SK 사정에 밝은 야구 관계자는 야구계에선 김광현의 FA 계약 당시 SK 그룹 고위 관계자가 ‘우승하면 메이저리그에 보내주겠다’고 구두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김광현 공 보자!’ ML 14개 구단이 집결한 고척돔

김광현의 캐나다전 등판을 보고자 14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진이 집결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광현의 캐나다전 등판을 보고자 14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진이 집결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김광현은 올 시즌에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힘껏 공을 던졌다. 하지만, 팀이 시즌 막판 정규시즌 1위 자리를 놓친 뒤 플레이오프 시리즈 탈락으로 최종 순위 3위까지 추락했다. 내년 시즌 반등을 노려야 하는 SK는 프리미어12 대회 뒤 김광현과 국외 진출과 관련해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여전히 국외 진출 가능성이 열린 김광현의 공을 보고자 무려 14개 이상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진이 11월 7일 고척돔에 모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텍사스 레인저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뉴욕 메츠, LA 다저스, 시애틀 매리너스, 미네소타 트윈스, 마이애미 말린스 등 수많은 스카우트진이 김광현의 역투를 지켜봤다. 김광현의 투구가 끝나자 곧바로 짐을 싸고 돌아간 구단 스카우트들도 있었다.

이날 김광현의 투구를 직접 지켜본 한 메이저리그 A 구단 스카우트는 평소 등판과 다르게 결정적인 순간 커브를 구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변화구 구사가 전반적으로 훌륭했다. 최고 구속이 151km/h 정도 나왔는데 만약 불펜으로 등판한다면 최고 155~6km/h까지 나올 거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구단 스카우트도 한국에서 마지막 쇼 케이스를 ‘임팩트’ 있게 마친 듯싶다. 팀 자체적으로 좌완 투수 FA 영입 대상들 가운데 김광현이 두 번째 순위다. SK 구단의 결단에 따라 우리 구단에서 곧바로 움직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한 내셔널리그 C 구단 스카우트는 올겨울이 김광현 선수와 메이저리그 구단이 서로를 원하는 시점으로 딱 맞는 시기다. 내년 겨울로 넘어간다면 선수의 나이가 더 걸림돌이 될 거다. 물론 SK 구단의 결단에 달린 문제다. 명확한 결정이 나올 때까진 프리미어 대회에서 김광현을 마지막까지 관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현 “내 꿈을 향한 팬들의 응원, 정말 감동적이었다.”

김광현은 국외 진출과 관련한 입장을 대회 마무리 뒤 명확하게 밝힐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광현은 국외 진출과 관련한 입장을 대회 마무리 뒤 명확하게 밝힐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사실 김광현의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구단이 허락이 전제해야 가능한 국외 진출인 데다 프리미어12 대회가 진행 중이라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대표팀의 슈퍼 라운드 1위 진출이 확정된 8일 쿠바전 뒤 김광현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취재진과 만난 김광현은 나의 국외 진출은 SK 구단에서 허락해주는 게 먼저다. 대표팀 등판 전에 갑자기 이런 이슈가 나와 당황하긴 했다. 물론 프리미어12 대회 마무리를 잘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무래도 대표팀이 중요한 예선 경기를 치르고 있기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웠다며 고갤 끄덕였다.

이어 김광현이 강조한 건 자신의 ‘꿈’이었다. 김광현은 자신의 꿈을 지지하는 팬들의 엄청난 응원에 큰 감동을 받았다. 김광현은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아직 그 의지를 놓지 않았고, 큰 무대로 가고 싶단 꿈이 변하지 않았단 점이다. 주변에서도 그렇고 기자 분들과 팬 분들이 나의 꿈을 이렇게 응원해주시는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특히 팬 분들이 선수 개인의 꿈을 이렇게까지 응원해주신 게 정말 감동적이었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도전해보고 싶단 내 꿈이 더 확고해졌다. 대회가 끝난 뒤 (국외 진출과 관련해) 명확하게 협의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캐나다전 등판을 앞두고 국외 진출 관련 이슈로 마음이 심란했다. 그래도 그 심리적인 어려움을 극복한 김광현은 무실점 완벽투로 대표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캐나다전 수훈 선수 기자회견 때 국외 진출 관련 입장을 밝힐까 고민했던 김광현은 예선 마지막 경기인 쿠바전을 하루 앞둔 대표팀 분위기와 SK 팬들의 마음을 고려해 말을 아꼈다.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은 김광현의 국외 진출 여부를 빨리 확정한 뒤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 전에 계약을 마무리해야 선수 측에 보다 유리한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거로 전망한다. 생각보다 김광현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많은 야구팬이 자신의 일처럼 응원하는 김광현의 꿈이 올겨울 현실로 이뤄질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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